"박원순은 소셜 디자이너" 필리핀 언론 집중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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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은 소셜 디자이너" 필리핀 언론 집중조명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7.10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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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아시아의 노벨상 막사이사이상 수상한 박 시장
필리핀 언론도 비교적 상세히 소개
"인권변호사 출신의 차기 대권주자" 평가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전 0시20분쯤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주요 외신들도 이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CNN 등 서구 언론은 물론 동남아시아 언론들 역시 이를 비중있게 다뤘다. 

필리핀의 주요 언론인 래플러는 박 시장이 대학 시절 학생운동으로 구속돼 서울대에서 제명된 후 사법시험에 합격,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떨친 시절을 언급하는 등 박 시장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소개했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박 시장은 지난 2006년 아시아의 노벨상이라고도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막사이사이상은 자유를 위해 헌신한 필리핀의 전 대통령 라몬 막사이사이를 기리기 위해 1957년 4월 제정된 국제적 상이다.

래플러는 "그는 학생 운동으로 구속된 후 그가 감옥에서 보낸 시간을 자신의 삶의 목표를 세울 수 있는 행복하고 생산적인 기간으로 묘사했다"며 "이후 그는 시민활동가·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영향력있는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를 출범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보도했다. 

또 "자원봉사와 사회봉사를 장려하는 자선단체인 '아름다운 재단'을 2000년 설립해 한국에서 가장 큰 비영리단체 중 하나로 성장시켰고, 영국의 옥스팜을 본 떠 만든 자선 가게 체인인 '아름다운 가게'를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시민활동가이자 인권변호사 출신인 박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자리매김한 부분도 자세히 소개됐다. 

이 언론사는 "박 시장이 2011년 무소속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처음 뛰어들었을 당시 정치 초보자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당시의 집권 보수당의 대표적인 여성 의원인 나경원 의원을 꺾고 시장에 당선됐다"며 "이후 3선에 성공했고, 2018년 6월에는 50% 이상의 지지를 얻으며 압승했다"고 설명했다.

래플러는 "박 시장은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는 등 문재인 대통령과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뒤를 이을 대권주자로 꾸준히 언급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근면하고 현실적인 성격으로 유명한 박 시장은 양성 평등을 보장하는 더 깨끗한 도시를 만들고, 남북간 평화를 가져오겠다고 약속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박 시장이 스스로를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로 소개한 점도 언급했다. 

래플러는 "박 시장은 공식 트위터에 '요즘은 국민을 최우선으로 하는 서울을 만드는 것을 꿈꾼다'며 자신을 '소셜 디자이너'라 칭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박 시장 재직 이래 서울시 공무원 몇 명이 자살한 것을 언급하며 '일 중독적인 상사로도 유명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방송사인 ABS-CBN 역시 "박 시장은 코로나19 위기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한 부분에 대해 많은 찬사를 받아왔다"며 "지난 5월 여론조사 당시에도 60.5%의 지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들 역시 긴급 뉴스로 박 시장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교도통신은 "한국을 대표하는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창립에 참여해 부패 정치인 낙선 운동을 펼쳐 '행동파 변호사'로 불렸던 박 시장은 옛 일본군 종군위안부 문제를 두고 일관되게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고 설명했다.

NHK 역시 "박 시장이 2017년 위안부 문제를 상징하는 소녀상을 좌석에 설치한 노선버스에 승차하는 '정치적 퍼포먼스'를 벌인 바 있다"며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됐다"고 보도했다. 

서구 외신들도 박 시장의 사망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 두 번째로 영향력있는 공직자이자, 잠재적인 대통령 후보였던 박 시장이 숨졌다"며 "코로나19 확산 당시에도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며 코로나19와 싸우는 데 있어 한국에서 가장 공격적인 지도자였다"고 평가했다. 

CNN은 "2011년 정치 초보가 거대 여당을 상대로 압승했을 당시 대중의 열광을 불러일으켰다"며 "예상치 못한 그의 두각은 한국인들이 전통 정치에 싫증이 났다는 신호였다"고 설명했다. 

또 "2011년부터 서울시장을 지낸 박 시장은 오는 2022년 대선에서 진보주의자들의 희망으로 여겨졌다"며 "그는 서울의 3선 시장으로 활약하면서 '개혁의 상징'이 됐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워싱턴 싱크탱크인 퀸시연구소 동아시아프로그램의 제시카 리 선임연구원은 "박 시장이 2022년 대선후보로 출마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의 서거는 국민들에게 충격일 뿐 아니라 문 대통령의 유화 외교정책에도 장기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시장이 지난 2006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막사이사이상의 공공 봉사 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상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06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막사이사이상의 공공 봉사 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상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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