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소문 에디션?' LG 롤러블폰, 내년에는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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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소문 에디션?' LG 롤러블폰, 내년에는 볼 수 있을까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7.09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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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롤러블폰 개발 중, 코드명 'B프로젝트'
옛 상소문처럼 펼쳐져, 네티즌들 '상소문 폰' 별칭 부여
한국·미국·유럽 등 특허청에 롤러블 관련 특허 출원
폴더블·롤러블, 특성 달라 기술 구현도 차이
中 BOE와 협업, 실리적 포석으로 보여
네덜란드 IT매체 렛츠고디지털이 예상한 LG전자의 롤러블폰. 사진=렛츠고디지털
네덜란드 IT매체 렛츠고디지털이 예상한 LG전자의 롤러블폰. 사진=렛츠고디지털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롤러블' 스마트폰은 돌돌 말린 화면의 양 끝을 잡아당겨 길게 펼칠 수 있다는 폼팩터다. 이런 모양 때문에 네티즌들은 예전 임금에게 올리는 글인 상소문에서 영감을 얻어 '상소문 폰', '상소문 에디션'이라는 재치있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이 롤러블 폼팩터는 현재 시판 중인 폴더블 스마트폰의 다음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CEO2020에서 '롤러블 TV'를 선보였던 LG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으로도 거론된다. 업계는 LG의 롤러블폰을 내년에 만날 수 있을것으로 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세계 최초의 롤러블폰을 개발 중이며, 이달 중으로 시제품을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 개발 프로젝트 코드명은 권봉석 LG전자 사장의 이름에서 착안한 'B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권봉석 사장은 이전에도 여러차례 롤러블폰 출시를 '예고'했다. MC·HE 사업본부장이었던 지난해에는 "롤러블 TV를 선보인 만큼 기술적으로 폴더블·롤러블이 준비돼 있다"고 밝혔었다. 권 사장은 올해 CES2020에선 "제품군에 롤러블 TV를 갖고 있는 회사가 왜 폴더블을 안 하겠나"라고 말했다.

권봉석 사장의 말과 별개로 LG전자가 롤러블 폼팩터를 준비하고 있는 정황도 여러차례 포착됐다.

지난 2018년에는 미국 특허청(USPTO)에 롤러블폰 관련 기술 특허 출원을 냈다. 지난해 11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2월 LG전자가 스마트폰을 양쪽으로 잡아 당겨 화면을 확장시키는 방식 ‘익스팬더블 폰(Expandable Phone)' 특허를 출원했다. 본체 내부에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있어 손잡이를 당길 때마다 펴지는 모양새다.

이에 앞서 WIPO는 롤러블폰이 아닌 '스마트 스타일러스 펜'이라는 이름의 LG전자 특허를 공개하기도 했다. 볼펜 같은 기구에 디스플레이를 말아 넣고 필요할때 펼쳐보는 방식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유럽지적재산권기구(EUIPO)에, 지난달에는 국내 특허청에 모바일 롤러블 디스플레이로 추정되는 '롤비전(RollVision)' 특허를 출원한 것이 확인됐다. LG전자는 현재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롤러블폰에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확인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LG전자가 WIPO를 통해 지난해 특허 출원한 '익스펜더블 폰' 개념도. 화면 양쪽을 잡아당기는 모양새 때문에 '상소문폰'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사진=렛츠고디지털 제공
LG전자가 WIPO를 통해 지난해 특허 출원한 '익스펜더블 폰' 개념도. 화면 양쪽을 잡아당기는 모양새 때문에 '상소문폰'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사진=렛츠고디지털 제공

◆ 폴더블·롤러블, 난이도 구분 어려워

폴더블과 롤러블 디스플레이의 기술적 난이도 차이는 단언하기 어렵다. 같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긴 하지만 '접는' 형태와 '돌돌 마는' 형태로 모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폴더블의 경우 접히는 부분에 고강도의 스트레스가 집중된다. 힌지 부분의 곡률를 최소화 해야하며, 먼지 같은 이물질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빈틈 없이 만드는 것이 어렵다. 이 부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가 가장 앞서나간다는 평이다.

반면 롤러블은 디스플레이 전체가 말리다보니 스트레스가 집중되지 않고 넓게 펼쳐져 분산된다. 폴더블은 힌지를 중심으로 회전하기에 접합부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디스플레이와 같다. 하지만 롤러블은 최대한 미세하게 많이 접어야하기 때문에 반도체 소자, 배터리 등 모든 부품이 유연해야한다.

이런 가운데 LG전자는 최근 폴더블폰에서 접는 부분에 주름 지는 문제를 해결할 '매끄러운 화면 구현' 기술 개발 특허를 낸 것이 WIPO를 통해 확인됐다. 접기·펴기를 반복해도 디스플레이가 항상 평평한 형태를 유지하고 주름 현장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LG전자가 CES2020에서 선보인 롤러블TV. 말려있던 화면이 위에서 아래로 펼쳐지는 형태다.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가 CES2020에서 선보인 롤러블TV. 말려있던 화면이 위에서 아래로 펼쳐지는 형태다. 사진=LG전자 제공

◆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와 협업, 이유는?

이와 함께 LG전자가 '폴더블폰'을 개발하면서 LG디스플레이가 아닌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 BOE와 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업체들보다 다소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BOE와 손잡은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는 최근 LG전자가 새로운 폼팩터를 상용화시키면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옴과 동시에 수년째 이어져 온 스마트폰 사업부문 적자 개선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는 과정에는 내열성이 높은 '커버윈도우'를 패널 최상단에 덧씌우는 공정이 있다. 커버윈도우의 소재로는 폴리이미드 기반의 투명 필름(CPI, Coloreless PolymIde)과 초박형 강화유리(UTG, Ultra Thin Glass)가 있다.

CPI의 경우 플라스틱 소재기 때문에 유리 소재인 UTG보다 약간 거친 느낌이 든다. 대신 가격이 덜 나간다.

그런데 UTG 공급망이 제대로 갖춰진 곳이 현재 삼성과 애플 정도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플립Z'가 독일 쇼트사의 UTG를 사용한 폴더블폰이다. 애플은 코닝이라는 업체에 2억5000만 달러(약 2970억 원)를 투자해 폴더블 아이폰을 개발 중이다.

때문에 LG전자가 CPI 기반의 BOE를 선택한 것은 실리적인 이유와 함께 커버윈도우 공급 상황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BOE는 현재 기술력이 무섭게 발전하는 회사이긴하지만 최근 수율에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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