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위기, 건설업은?] ② 분주해진 업계...포스트 코로나 '신사업 확장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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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위기, 건설업은?] ② 분주해진 업계...포스트 코로나 '신사업 확장 기회로'
  • 손희문 기자
  • 승인 2020.07.0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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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역대급 경제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이미 ▲제로금리 ▲불안해진 유가 ▲국가 간 교류 봉쇄 등은 감수해야야할 국가의 몫이 됐다. 준비도 못한채 예상밖의 장애물들이 산업생태계를 가로막고 있는 와중에 올해 상반기는 저물었다. 한 해 네 번의 성적표를 받아드는 산업계. 이 가운데 대한민국 불황 타개의 첨병이었던 건설사들은 올해 어떤 성적표를 받았고, 또 받아들 것인가. 불황 타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건설업계의 향후 성적표(실적)와 건설산업 동향을 조망해봤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손희문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는 2분기부터 해외 수주가 한층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 역시 정부 규제 등으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형건설사들은 다가 올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주택사업 등에서 나름의 전략을 구체화해가는 중이다. 한편 해외 분야에서는 신사업에 포석을 깔고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국내 주택사업, 아직까진 버틸만 하지만...향후 전망은 '흐림'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건설사들의 국내 주택사업은 미분양 물량이 낮은 수준이고, 저금리 상황에 분양가 상한제와 전매제한 등의 규제도 8월 이후부터로 아직까진 사업환경이 우호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4년 7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지난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3만3894가구로, 이는 전월 대비 7.5%,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무려 2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2015년 10월(3만2221가구)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수도권 미분양은 총 3016가구로 전월 대비 20.3% 줄었다. 지방은 3만878가구로 전월 대비 6% 감소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정부의 정비사업 규제 등으로 인해 주택 인허가 물량이 감소하는 추세”라면서 “공급 위축 우려로 미분양 주택 해소율이 높은 만큼, 장기적으로 주택시장 수급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입주물량은 내년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 해 4만 3006가구, 올해 4만 2012가구로 4만 가구대의 입주가 이뤄졌다. 하지만 2021년에는 2만 1739가구로 입주물량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경기도 입주물량 또한 매년 10만 가구에서 최고 16만 가구 수준을 기록해왔지만 2021년부터는 10만 가구 아래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에서 공급 물량의 향후 감소세가 뚜렷해지며 건설사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부동산 리서치업계 한 전문가는 “코로나로 인한 경기변동, 분상제 시행에 따라 조합원들의 이익 감소에 따른 수주 물량 감소가 건설사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재건축 사업지의 안전진단 강화 등으로 사업 속도가 둔화되면 시간차가 벌어지며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신도시 개발로 진행중인 택지개발사업 현장.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신도시 개발로 진행중인 택지개발사업 현장. 사진=연합뉴스

삼성물산은 “올 상반기 반포 지역에서 2개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며 수주가능 사업장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질 좋은 수주를 통해 안정적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위한 기반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택공급 실적에 있어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1위 달성이 유력하다. 올해 총 3만4744세대를 공급할 예정이고, 현재까지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부산 범일동 부지를 3067억에 매입하는 등 지속적으로 택지 매입 계획이 있고, 기존 수주 사업이 많아 앞으로도 주택사업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주택시장의 경우 자이 브랜드에 대한 높은 고객 신뢰로 분양시장에서는 선전을 하고 있다. 주택시장 위축에 대해서도 브랜드 강화와 상품 경쟁력으로 타사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향후 주택사업에서는 단순도급 사업보다는 디벨로퍼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도시정비사업으로 내달 노량진 4구역, 대전 대동4-5구역 등을 준비중이고 이외 하반기 사업계획 내부 협의중에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건설업계, 포스트 코로나...'신사업 확장 기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해외 건설시장은 여전히 침체분위기가 가시지 않았지만, 대형 건설사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해외 개발사업 집중 ▲시장 다변화 전략 ▲공략지역 확대 등을 주된 기조로 내걸었다.

삼성물산은 올해 해외에서 대규모 수주를 따내며 실적을 이끌어 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아랍에미리트 수전력청이 발주한 푸자이라 F3 복합발전 프로젝트를 일본 마루베니 상사와 공동수주했다. 아부다비 북동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푸자이라 지역에 최대 2400㎽(메가와트) 규모의 복합발전 플랜트 시설을 건설하는 공사다. 수주 금액은 약 1조 1500억원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올해만 총 36억 6622만 달러(약 4조 3088억원) 규모의 해외 수주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억 6326만 달러(약 1조 5498억원)과 비교하면 약 190% 증가한 금액이다.

향후 전략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동남아와 중동 등 주력시장에서 수주를 확대해 나가면서 인접국가로 시장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빌딩이나 도로, 철도, 복합화력 등 기존 주력상품은 물론 LNG탱크, 태양광 등의 상품에서도 성과를 이끌어내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5대 건설사. 사진제공=각사
2019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5대 건설사. 사진제공=각사

현대건설도 올해 큰 규모의 해외 수주를 따내며 선전을 보였다.

대표적인 신규 수주는 ▲카라트 루사일 플라자 타워 PLOT4(약 6130억원 규모) 공사 ▲루사일 플라자 타워 PLOT3(약 6093억원) 건축 공사 ▲싱가포르 스포츠청이 발주한 ‘풍골 스포츠센터’ 등이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 수주를 7조원 가량 달성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 하반기 해외의 경우 이라크 발전소 및 철도사업, 카타르 LNG 프로젝트 등을 기대하고 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추이에 따라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GS건설은 지난 4월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이 발주한 약 5500억원 규모의 철도종합시험선로 ITTC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플랜트부문에서는 사우디 '쿠라이스 플랜트 복원 사업' 등이 포함됐고,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 주 지역에 300㎽급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개발 사업에도 진출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수익성 위주의 선별적 수주 전략을 견지해오고 있다”며 “건설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해외현장 셧다운 이슈가 발생하고 있지만 당사는 해외사업 대부분이 마무리단계여서 직접적인 피해는 경쟁사에 비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도 추진중”이라며 “지난해 해외태양광 투자사업과 올초 해외모듈러 사 인수 등이 있다. 향후 구체적인 수주 및 사업은 추후 사업화가 이뤄지는 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올해 경영계획을 발표하며 국내 건설사 가운데선 처음으로 향후 3개년간 수주 및 매출 목표도 발표한 바 있다. 당초 제시한 올해 수주목표는 12조8000억원이었다.

대우건설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LNG 액화 플랜트 공사인 탕구 익스펜션 페이스2 공사 계약을 맺으며 신남방시장 개척에 나섰다. 공사 규모로는 다소 적을지도 모르는 5000만 달러(약 616억 규모)지만 동남아시아 지역의 신시장 개척을 추진해 온 대우건설은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LNG 액화 플랜트 분야로 해외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시장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이 참여한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개발 현장. 사진=연합뉴스
대우건설이 참여한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개발 현장. 사진=연합뉴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지난 2월에는 국내 금융기관들과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내 복합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개발 합의서를 체결하는 등 베트남 개발사업 등에서 지속적인 수익성과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이라크 등에서는 공사 계약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사업 개발을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보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특히 해외투자개발과 건설·금융이 융합된 신규사업모델 발굴에 주력하고 있고, 드론 제조 및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에 지분투자를 하는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은 "건설업계가 근본적으로 매출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한계는 있겠지만, 임대주택이나 오피스텔 건설관리에 언택트 기술을 접목해 신사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코로나19와 저유가 등으로 해외 건설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해 기존의 단순 도급 방식의 수주가 아니라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의 전 단계인 기본설계를 선점하고 본 공사까지 수주할 수 있는 수주 전략과 시장을 다각화 등 역량을 집중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주택경기 위축 등으로 건설사들이 새로운 사업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며 "불투명한 국내외 건설시장에서 건설사들의 신사업 진출은 불가피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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