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기대감 커진 '한한령 해제'...올해 실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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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기대감 커진 '한한령 해제'...올해 실현될까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0.07.01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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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완전 해제… 섣부른 해석 경계해야
한한령 완화 움직임은 계속 이어져
중국 네티즌 한한령 해제 기사에 갸우뚱!
시진핑 주석 방한이 한한령 해제의 전환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중국 최대 여행기업 ‘씨트립’이 ‘슈퍼보스 라이브쇼’(Super BOSS Live Show)를 통해 한국 관광상품 판촉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한한령(限韓令)이 해제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이러한 해석에 대해 섣부른 해석이라며 경계하고 있다. 한한령은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 사드) 배치에 반발해 중국 정부가 내린 한류 금지령을 말한다. 

한국관광공사 또한 이번 시트립의 한국관광상품 판매가 한한령 해제와 관계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한한령은 단체 여행객 상대의 패키지 상품을 겨냥한 것"이라며 "이번 쇼는 개인에게 호텔과 관광시설 등 단일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한한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 커져 

지난 2017년 한한령이 본격화된 이후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담은 기사들이 계속 이어졌다. 한국기업이나 연예인 그리고 한국 콘텐츠 상품 등이 중국과 연계될 때면 어김없이 한한령 해제와 관련한 기사들이 쏟아졌다. 그만큼 한한령에 대해서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크다는 반증이다.

한한령과 관련한 기사가 나오면 관련 기업들의 주가들도 빠르게 반응했다. 시트립의 한국관광상품 판매와 관련한 보도가 나가자 면세·여행 등 관련 업종 기업이 지난달 30일 장중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오전에 모두투어, 하나투어, 호텔신라 등 여행 관련 종목 주가는 4% 이상 많게는 10% 이상 올랐다.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키이스트, 스튜디오 드래곤, 큐브엔터 등 한국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주도 5~20%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중국 전역에서 한국관광상품 판촉에 나선다는 보도가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씨트립과 한국관광공사가 함께 진행하기로 한 한국관광상품 라이브쇼 포스터. 사진출처=바이두 캡쳐.
씨트립과 한국관광공사가 함께 진행하기로 한 한국관광상품 라이브쇼 포스터. 사진출처=바이두 캡쳐.

한중 문화교류, 개별 행사로 대부분 끝나

한한령 해제와 관련한 기대감을 담은 보도는 2017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월, 한국관광공사가 중국 화둥 지역 등 중국 각지에서 출발하는 수학여행 단체 관광객 3500여명을 유치했을 때도 중국 내 건강식품·생활용품 판매기업인 이융탕의 임직원 5000명이 5박 6일간 포상 관광차 인천을 찾았을 때도 어김없이 한한령 해제와 관련한 기사들이 쏟아졌다. 

올해 1월에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은 '태국+한국 4박 5일짜리 단체 관광' 상품을 내놨을 때도 한한령이 완전히 풀린 것으로 기사가 났다. 그러나 이러한 기사가 한국에서 퍼지자 씨트립은 다급히 이 상품을 삭제 조치하면서 한한령 해제 보도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씨트립이 지난달 14일 올린 '태국+한국' 연계 단체 관광 상품. 사진=바이두 캡쳐.
씨트립이 지난달 14일 올린 '태국+한국' 연계 단체 관광 상품. 사진=바이두 캡쳐.

물론 한한령이 일부 완화되고 있는 조짐들은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 영화 '신과함께' 투자 제작사인 덱스터 스튜디오가 중국 QC 미디어와 '신과함께' 애니메이션 리메이크 제작 계약을 발표했다.  한류스타 비는 지난 5월 베이징의 '제1회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 부속 행사인 아시아 문화 카니발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연했었다. 2019년 하반기에는 갓세븐, 세븐틴, 위너, 김수현, 박민영, 김희철 등 한류스타들이 베이징, 칭다오, 상하이 등을 찾아 사인회나 각종 브랜드 론칭 행사에 참여했었다. 

지난 3월에는 ‘이브 온라인’이 한국 게임사로는 4년만에 중국 판호 승인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빅뱅’ 지드래곤과 ‘블랙핑크’ 리사가 중국 본토 광고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한중간의 문화 교류가 부분적으로 이어지면서 한한령 해제에 대해 기대감이 커졌고, 사드 갈등 이후 굳게 닫힌 중국 콘텐츠 업계의 빗장이 조만간 완전히 열릴 것이란 조심스러운 예측들도 이어졌다. 

지드래곤의 중국 본토 음료 브랜드 ‘차파이’ 광고 사진. 사진=웨이보 캡처.
지드래곤의 중국 본토 음료 브랜드 ‘차파이’ 광고 사진.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 네티즌 한한령 해제 기사에 갸우뚱!

씨트립의 한국관광상품 판매와 관련해 한한령이 해제됐다는 한국 보도가 중국 SNS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한한령 해제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놀랍다는 반응과 사실을 확인하고 싶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아직까지 중국 언론에서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국 네티즌들은 오보가 아니냐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한한령 해제 관련 한국 기사에 대해 “언제 한한령이라는 것이 있기는 했던거냐?”, “한한령이 해제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 “관련한 소식을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 “진짜냐? 이제 한국 연예인 공연을 볼 수 있는 거냐?” 는 등의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 대체로 관련 댓글에는 한한령 해제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중국 SNS 웨이보에 실린 한한령 해제 관련 댓글들.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 SNS 웨이보에 실린 한한령 해제 관련 댓글들. 사진=웨이보 캡처.

한한령 완전 해제… 시진핑 국가 주석 방한이 관건

한한령은 한중간에 사드 문제가 완전히 협의되지 않았고 한한령은 단순히 문화적 측면만이 아니라 중국의 사회 및 정치적인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연계된 상황이기 때문에 한한령은 당장 큰 변화를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게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2018년 3월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두 나라의 관계 개선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중국 당국의 경제보복 조치를 사실상 철회한다는 중국 정부의 공식입장을 밝히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일부 부분적인 완화 조짐만 있을 뿐 한한령 해제와 관련한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한한령과 관련한 상황에 처한 나라는 단지 한국 뿐 만은 아니다.  중국 정부는 일본, 미국, 호주. 인도 등 중국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나라들의 관광 및 콘텐츠 수입이 암묵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문화를 문화 자체로만 보지 않고 중국 사회주의의 유지 및 강화라는 목표에 맞춰 문화 관련 규제 조치들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점차 한한령을 부분적으로 완화하고 있지만, 한중간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올해 방한해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어야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에 한한령 해제의 시간이 맞춰져 있다고 중국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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