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정복은?] ① 치료제·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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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정복은?] ① 치료제·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7.08 10:4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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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르, 국내 22명 환자에 공급
투약대상, 폐렴+산소치료 필요한 중증환자
코로나19 전체 치료제·백신 임상 총 941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3상 진입…韓 초기 단계
연구원들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연구원들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류는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전세계 보건당국과 헬스케어 관련 기업들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논문과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완전히 ‘정복’할 수 있는 치료제나 백신 출시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개발 및 임상시험 현황은 어떨까.

현존하는 의약품 중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받은 제품은 사실상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렘데시비르’가 유일하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일 기준 렘데시비르는 현재 15개 병원에서 신청받은 22명의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공급이 완료됐다.

◆식약처 수입허가 '렘데시비르' 어떤 약?

렘데시비르는 기존 치료제의 용도를 바꾸는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개발됐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지난 2016년 에볼라 치료제를 개발하다가 임상시험에서 약효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며 개발을 중단했다.

에이즈나 에볼라, 코로나19 등은 RNA 바이러스다. 이 때문에 에볼라에 작용하는 약물이 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생명체의 유전정보를 담은 물질인 ‘핵산’은 DNA(디옥시리보핵산)와 RNA로 나뉜다. RNA는 유전자 본체인 DNA가 가지고 있는 유전정보에 따라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할 때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특수한 촉매 역할을 한다.

즉 RNA는 올바른 효소의 제조 방법을, DNA는 제조물의 내용과 시기를 관장하고 있는 셈이다. 또 RNA는 단일 가닥으로 돼 있고, 이중나선 구조로 꼬여 있는 DNA와 달리 구조가 불안정해 변형(돌연변이)이 쉽게 일어난다.

렘데시비르는 ‘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NAs)’ 항바이러스 제제로 RNA 복제를 막는 기전을 가진다. 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는 바이러스의 DNA 합성 시 핵산 유사체로 작용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한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에볼라나 코로나는 RNA 바이러스이고, 렘데시비르는 이론상 RNA 복제를 막는 기전을 갖고 있어 세포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연구를 진행했다”며 “그 효과가 증명이 돼 인체에 렘데시비르를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약물을 재창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 결과,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코로나19 중증환자의 회복 기간이 위약을 투약한 중증환자들에 비해 15일에서 11일로 약 31% 단축했다. 이를 근거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5월1일 렘데시비르를 중증환자에게 긴급사용허가를 승인했고,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달 3일 ‘특례수입’을 결정했다.

의약품 특례수입은 국가 비상 상황에서 사전 신고 없이 의약품을 외국에서 들여올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의료계에서는 현재까지 코로나19 치료제로 제시된 약품 가운데 가장 효과가 높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내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을 총괄한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은 "(백신 개발이 되기 전까진)이 약이 코로나19 표준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NIH 주도 임상연구를 통해서 렘데시비르는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게 됐다”면서 “앞으로 개발되는 코로나19치료제는 렘데시비르보다 더 월등하거나 최소한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다만 렘데시비르는 위중한 환자와 아시아인에게는 뚜렷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다. NIH 임상에서도 에크모(ECMO·체외막산소요법)가 필요할 정도로 위중한 코로나19 환자에게는 큰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사진=연합뉴스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사진=연합뉴스

◆9일 이후 국내 치료효과 입증 될 듯...고가치료제 국내선 무상제공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에게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치료 효과가 확인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오 교수는 “렘데시비르의 치료 효과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으며 제 2세대, 제 3세대 약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또 바이러스 증식 과정의 다른 부위를 타깃으로 하는 항바이러스제와 인체의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약제들도 앞으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현재 국내에서 ‘렘데시비르’는 임상 3상 2건을 진행하고 있으며, 목표 환자 318명을 모두 모집했다.

‘렘데시비르’는 지난 1일부터 국내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무상공급을 시작했다. 투약 대상은 폐렴 소견이 있으면서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다.

세부적으로 ▲흉부엑스선 또는 CT상 폐렴 소견 ▲산소포화도가 94% 이하로 떨어진 상태 ▲산소치료를 하는 환자 ▲증상발생 후 10일이 지나지 않은 환자 등 4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투여 일수는 5일(6병)이 원칙이다. 필요시 5일 더 연장할 수 있지만 전체 투여 기간은 최대 10일로 제한된다. 또한 국내 환자가 지난 2일 처음으로 투약받은 점을 감안하면 이미 5일이 지났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7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통상 5일 동안에 치료가 이뤄지는 환자에 대한 평가가 필요한데 확인이 지연되고 있다”며 “투약 후 효과 분석은 별도로 기회를 잡아 정리해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렘데시비르 국내 협상을 담당하는 질병관리본부(질본) 공급량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계약조건에 ‘비밀로 한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주현 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 자원관리과 과장은 “물량은 계약조건에 ‘비밀로 한다’는 조항이 있어 언급하기 어렵다”며 “세계적인 수요와 국내 환자 현황을 고려해 길리어드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질본은 이달 무상공급 물량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다음 달부터는 가격협상을 통해 구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권 부본부장은 “8월 중에 (렘데시비르가) 추가로 도입이 될 수 있도록 협상을 진행 중인데 그때까지는 현재 발생하는 환자 규모를 봤을 때 어느 정도 충분한 양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우리가 보유하고 공급하는 부분은 안심해도 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공개된 렘데시비르의 가격은 공공의료보험에서 병당 380달러, 민간의료보험에서는 520달러다. 통상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데 엿새간 6병을 쓰는 점을 감안하면 민간 의료보험가입자의 경우 3120달러(약 374만원)가 병원에 청구되는 셈이다. 미국 정부의 의료지원을 받는 환자는 정상치료 시 2340달러(280여만원)로 책정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여해도 치료비용의 80%가량을 건강보험에서 부담하고, 나머지 20%에 대해서도 정부나 지자체 재정으로 지불할 계획이다. 실제 환자가 비용을 지불하는 일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일본 후생노동성은 5월7일 렘데시비르 특례수입을 결정했다. 유럽의약품청(EMA)도 지난달 25일 코로나19에 따른 폐렴 증세로 산소 공급이 필요한 성인과 12세 이상 청소년에게 사용하도록 조건부 승인했다. 이밖에 인도와 대만,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 보건당국도 렘데시비르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치료제, 임상시험 어디까지...셀트리온·GC녹십자·부광약품·종근당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다수 진행되고 있다. 식약처가 허가한 임상시험은 지난달 26일 기준 치료제 13건, 백신 2건 등 총 15건으로 나타났다.

치료제 임상시험 13건을 개발 단계별로 살펴보면, 3상 임상시험 2건, 2상 임상시험 4건, 연구자 임상시험 7건이다.

치료제 임상시험 가운데 ▲부광약품이 B형 간염 치료제로 허가받은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 2상 ▲종근당이 항응고제로 허가받은 ‘나파벨탄(나파모스타트)’ 2상 ▲신풍제약이 말라리아 치료제로 허가받은 ‘피라맥스(성분명 피로나리딘인산염, 알테수네이트)’ 2상 ▲엔지켐생명과학의 신약후보물질 ‘EC-18’ 2상 등은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부광약품은 국내사 중 IND(임상시험계획) 승인과 환자 모집 및 투약 등이 가장 빨리 시작했다. 이는 곧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가장 빠른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종근당이 개발 중인 ‘나파모스타트’는 렘데시비르보다 600배 강력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산·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GC녹십자는 혈액에서 적혈구와 백혈구·혈소판 등을 제거한 성분을 활용한 혈장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달 중 임상 2상을 개시할 예정이며, 가장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된 ‘혈장 수급’도 최근 200건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계와 방역당국에서도 120∼130명 정도 필요하다고 봤다.

셀트리온은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현재 동물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GC녹십자와 마찬가지로 이달 인체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백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사진=연합뉴스

◆가속도 붙은 해외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임상시험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기업 및 연구기관들의 움직임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미국국립보건원(NIH)의 클리니컬 트라이얼(ClinicalTrials.gov)에 등록된 코로나19 관련 전체 임상시험은 941건이다. 이는 3월11일 56건에서 16.8배 증가한 수치다.

전체 임상시험 중 치료제는 905건, 백신은 36건으로 집계됐다. 또한 치료제 임상시험 가운데 ‘연구자’가 591건으로 가장 많았고 ▲제약사 297건 ▲NIH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후원 17건으로 집계됐다.

‘연구자 임상시험’이란 의뢰자(제약사)가 아닌 대학병원 교수팀 등 말 그대로 연구자가 주도하는 방식이다. 상업성보다는 학술적 성격의 연구가 가능해 희귀질병에 대한 치료법 개발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기존에 개발된 치료제의 새로운 적응증도 찾아낼 수 있다.

완치된 환자의 혈장을 사용하는 ‘혈장 치료제’ 임상시험도 크게 증가했다. 3월11일 기준 3건에서 지난달 22일 기준 108건으로 무려 36배나 급증했다.

백신 개발도 해외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백신 140여개가 개발되고 있다. 이 중 3개는 일반인에게 투여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임상 3상에 진입했다.

백신은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는 특성이 있어 코로나19 종식의 근원적 해결책으로 꼽힌다. 하지만 환자에게 사용하는 치료제와 달리 건강한 사람에게 투약해야 해 개발 난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승인 절차도 까다롭다.

옥스퍼드대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인체에 해가 없는 바이러스에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를 끼워 넣은 유전자 재조합 백신 ‘AZD1222’을 개발, 이달부터 8000명의 임상시험 자원자를 대상으로 3상 시험을 하고 있다.

이외에 중국 제약사 우한생물제품연구소와 호주 머독 아동병원도 임상 3상 시험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미국 ‘모더나 세러퓨틱스(모더나)’도 뒤지지 않는다. 현재 2상을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이달부터 3만명을 대상으로 3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최근 9월 존슨앤드존슨도 임상 3상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는 홍콩 생명공학사인 ‘캔시노 바이오로직스’와 중국군 연구소인 ‘베이징 생명공학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백신 ‘Ad5-nCoV’의 군대 내 사용을 승인했다.

‘Ad5-nCoV’는 중국에서 임상 1상과 2상을 완료했다. 다만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을 거쳐야 민간인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코로나 백신 언제쯤..."빨라도 내년 하반기 이후"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백신 임상시험은 모두 2건으로 초기 단계인 1∼2상에 있다. 이중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백신으로는 제넥신의 ‘GX-19’이 1/2상에 있다. 더불어 미국 이노비오가 개발 중인 ‘INO-4800’도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아직 임상시험에 돌입하진 않았지만 SK케미칼의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발현에 성공했다. 이르면 오는 9월 임상시험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최근 개발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내년 1월 안에 3억명 접종분의 백신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며 “임상시험에서 백신을 접종해도 곧바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면 효능을 확인할 방법이 없고,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 백신이 시장에 나오려면 빨라도 1년에서 1년 반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 3상에 참여하고 있는 길버트 옥스퍼드대 의대 교수 역시 1일(현지시간) 영국 의회에 출석해 “후보물질(AZD1222)이 적절한 종류의 면역 반응을 보였다”면서도 ‘9월 말~10월까지 백신 100만회분 생산’ 계획과 관련해 “백신이 언제 준비될 지는 시험 결과에 따라 달려 있다. 지금 시점에서 백신 개발 시간표를 제시할 순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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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 2020-07-08 17:55:41
피라맥스에 대해 자세히 찾아보시고 기사한편 써보시길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질 코로나 치료제 특종감 아닙니까? ㅋㅋ

병우 2020-07-09 18:27:34
렙데시빌 한달간 무료해주는건 아시아인들을 상대로 임상을 하기위한거네 임상후엔 돈받고 팔겠다는거고~~푸 그러나 담달안에 코리아 치료제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될것이야~~기대해 트~~럼~~~~푸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