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ICT 커넥트] ③슬기로운 재택생활, 클라우드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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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ICT 커넥트] ③슬기로운 재택생활, 클라우드의 미래는?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6.29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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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컴퓨팅, 온라인으로 컴퓨터를 빌려쓰는 방식
비용 절감·생산성 향상, 중소기업·스타트업에 효율성
글로벌 점유율 1위는 아마존 AWS, 국내는 걸음마 단계
민·관, 글로벌 대항할 플랫폼 만들기에 돌입
플랫폼 활용 비즈니스 창출에 주력하자는 의견도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과 업무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면서 세계는 단 2개월 만에 2년간 이뤄질 규모의 디지털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의 말처럼 지금 세계는 급격한 변화의 과도기를 거치고 있다. 코로나19에 의한 팬더믹으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이 증가하며 근로 방식, 생활과 문화 등이 크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 몇 년 동안 글로벌 IT 기업들이 시도했지만 이뤄내지 못한 것이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극적인 계기도 있었지만, 비로소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이라는 IT 인프라도 갖춰졌기에 가능한 결과다.

AI(인공지능), 5G, 자율주행 등은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중요한 기술들이다. 그리고 클라우드가 이런 신기술들이 결집하는 미래 시대를 견인할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특히 최근 '비대면 시대'의 전환으로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역시 최근 발행한 '2020 글로벌 ICT 이슈리포트'를 통해 "많은 분야의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업무 환경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경우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공공부문 클라우드 전면 도입, 중소기업·스타트업의 클라우드 활용 적극 지원, 국내 클라우드 시장 성장 관련기업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 사진=MS 제공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 사진=MS 제공

◆ 클라우드(cloud)란?

'클라우드(cloud) 컴퓨팅'이란 간단히 말하자면 온라인으로 컴퓨터를 빌려 쓰는 것을 말한다. 개인·기업이 가진 단말기로는 입·출력 작업만 하고, 정보분석·처리·저장·관리·유통·유지·보수 등의 작업은 클라우드라고 불리는 서버에서 이뤄지는 방식이다.

이런 과정은 구름을 보는 것처럼 외부에선 알 수 없어 '클라우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아마존의 'AWS(아마존 웹 서비스)', MS의 'Azur(애저)' 등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다.

AI와 빅데이터의 중요성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스타트업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자본력이 부족한 기업은 정보의 수집, 저장, 분석을 위한 방대한 컴퓨팅 자원과 AI 개발을 위한 슈퍼컴퓨터를 별도로 구입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 클라우드를 통해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어 4차 산업혁명의 기초 인프라로 부각된다.

클라우드는 1995년 미국의 '제너럴 매직'이라는 회사가 최초로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는 웹 환경이 소비자 중심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패했다. 시대를 앞서 나갔던 것이다.

2000년대 중후반 들어서야 클라우드의 대중화가 시작됐다. 아마존은 2006년 '엘라스틱 컴퓨트 클라우드'라는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가상머신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사용한 시간이나 자원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지금의 시스템을 도입했고, 이후 클라우드에서 가능성을 본 MS와 구글 등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클라우드의 도입 주요 목적은 비용 절감하면서 효율성과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비대면 시대'를 맞이하며 그 위상이 변화하고 있다. 

네트워킹 하드웨어 전문 기업 시스코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데이터량은 매년 61%씩 성장해 2025년에는 175제타바이트(1조 1000억 기가바이트)에 이를 것이고, 그 중 95% 이상이 클라우드에서 처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리서치기관 가트너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공용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올해 2664억 달러(약 319조 9464억원)에서 2022년 3546억 달러(약 425조 874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형태 혹은 분류에 따른 범위. 전 영역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SaaS 방식의 점유율이 국내, 국외 모두 40%를 넘으며 가장 많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형태 혹은 분류에 따른 범위. 전 영역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SaaS 방식의 점유율이 국내, 국외 모두 40%를 넘으며 가장 많다.

◆ 클라우드도 맞춤형으로 진화

공용 클라우드는 서비스 유형별로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설치가 필요없이 웹에서 바로 소프트웨어 이용이 가능한 SaaS(Software as a Service), 소프트웨어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PaaS(Package as a Service), 인터넷을 통해 서버와 스토리지 등 데이터센터 자원을 빌려 쓰는 IaaS(Infra as a Service) 등이다.

이는 서비스 제공 범위와도 직결된다. SaaS는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런타임, 미들웨어, OS,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모든 과정을 클라우드를 통해 이뤄진다. PaaS는 앱과 데이터를, IaaS는 앱, 데이터, 런타임, 미들웨어, OS(일부)를 고객이 직접 컨트롤하고 나머지를 클라우드에 맡기는 방식이다.

이런 이유로 SaaS가 가장 많이 이용된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전체 서비스에서 SaaS의 비중이 40.5%로 가장 컸다. 2021년에도 40.7%로 예상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예정이다. 국내에서의 비율도 SaaS가 43.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증가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무엇보다 '보안'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른 만큼 사설 클라우드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업체들도 주목받고 있다.

사설 클라우드는 주로 외부의 접속 필요 없이 내부 서비스를 위한 그룹웨어나 ERP와 같은 경우 적용된다. '인트라넷'을 클라우드로 옮긴 것과 같은 개념이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사설 클라우드를 구축했다가 필요에 따라 외부를 연결 시키는 것을 뜻한다. 금융정보나 개인정보처럼 내부와 외부에서 모두 작업이 이뤄져야 하면서도 보안이 중요한 영역을 취급하는 기업들이 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아마존, MS, 구글 등이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장개념인 '서버리스(Severless) 컴퓨팅'을 개척하고 있다.

이는 IT 인프라를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에 따로 준비하지 않고 함수 형태로 기능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자동 스케일링 방식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컴퓨팅 자원 수요를 지원한다. 전통적인 백엔드 대신 사용하기 때문에 백엔드를 추상화 하였다고 BaaS(Backend as a Service) 혹은 FaaS( Function as a Service)라고도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클라우드 시장이 분야별로 미세하게 나뉘게 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엔비디아, 구글 등 글로벌 IT 업체들이 서비스 중인 '클라우드 게임' 같은 맞춤 클라우드 시장이 예시다. 지난 4월 많은 우려 속에 시행됐던 전국 초중고교의 온라인 개학도 클라우드 덕분에 원만하게 진행됐다. 향후에는 원격의료가 클라우드와 밀접한 분야로 꼽힌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이 앤디 제시 아마존웹서비스 CEO와 클라우드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이 앤디 제시 아마존웹서비스 CEO와 클라우드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연합뉴스

◆ 압도적 점유율의 AWS, 국내는 걸음마 수준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의 AWS가 압도적인 점유율(지난해 기준 63%)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MS의 애저가 29%, 구글 클라우드가 8%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빠르게 성장 중이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도 세 업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한다. 넷플릭스, GE, 익스피디아, 어도비 등이 AWS의 고객이며, 월마트, 포드, 다임러, NBC 등은 애저를 사용한다. 디즈니, 이베이, 스포티파이, 스냅 등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탑재했다.

국내에서도 많은 ICT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제공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클라우드 매출이 가장 큰 KT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G-클라우드'에서 강점을 보인다. 네이버는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기술 개발과 라인 등의 서비스를 위해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부터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했다.

SK C&C는 2016년 IBM과 공동으로 판교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고 클라우드 사업을 운영해왔으며 최근 알리바바와도 제휴했다. 기술력이 열악하고 기업규모가 영세한 기업들은 주로 대기업 클라우드 사업자의 서드파티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클라우드 도입률은 13% 수준으로 OECD 전체 평균의 절반이 채 안 된다. 때문에 클라우드에 기반한 AI·빅데이터 분석·활용도 31위(스위스국제경영대학원, 2019년)로 낮은 수준이다.

국내 OTT '웨이브'는 전사 IT환경을 최근 MS의 애저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OTT '웨이브'는 전사 IT환경을 최근 MS의 애저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방향은?

이를 두고 국내에서 클라우드 산업을 대하는 자세는 크게 둘로 나뉜다. 국내 클라우드 플랫폼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과 그러기엔 글로벌 업체들의 진입장벽이 너무 높기 때문에 플랫폼을 활용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자는 쪽이다.

정부는 '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AWS, 애저 등에 맞서 국내 플라우드 플랫폼과 분야별 서비스를 한데 모은 '플래그십 클라우드 서비스'를 추진한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이 다양한 서비스 기업과 협업해 수천 종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협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을 본 뜬 것이다. 국내에서도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을 중심으로 다수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 포함된 선단형 기업군이 산업 분야별 서비스를 개발하는 걸 말한다.

조성현 NIPA 클라우드산업·AI산업본부 팀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클라우드 확산을 위해서는 정부 정책 역량의 결집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정부 정책·지원 사업들의 방향성을 고려한 국내 클라우드 산업 육성 전략 필요하다"고 짚었다.

민간의 역할에 대해서도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의 사업 방향성이 분절되고 서비스도 부족해 글로벌 기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심화된다"면서 "국내 클라우드 기업간 협력을 강화해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한 서비스를 창출·확산하는 동반성장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의 경쟁력을 생각하면 국내 기업들이 클라우드 플랫폼 제공자로 성장하기엔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는 시각도 있다. 때문에 플랫폼 만드는 것보다 기존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는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애저를 도입한 한 기업의 관계자는 "이미 노후됐던 인프라나 장애 등을 대부분 해결해 안정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굳이 다시 이전할 필요는 없다"면서 "MS의 경우 윈도, 오피스,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등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플랫폼이라 더욱 편리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코트라 미국 실리콘밸리 무역관의 이지현 스페셜리스트는 "클라우드 환경과 연동되는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무인·원격 관제 시스템, 클라우드 협업 오피스 툴,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 등 국내 시장 환경과 정서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클라우드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사례는 우리 중소기업들에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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