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톺아보기] 무지개 색깔로 빛난다…태양전지도 '컬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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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톺아보기] 무지개 색깔로 빛난다…태양전지도 '컬러 시대'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6.28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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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CIGS 박막 태양전지, 비 실리콘 태양전지 중 최고
실리콘보다 4배 효율 좋은 '유사 그래핀' 유기 반도체
나노미터 단위 미세먼지 잡는 '수직 나노갭 전극'
연일 터지는 정치·사회 뉴스에 빠져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기 일쑤죠. 21세기 미래를 바꿀 IT기술, 인포테인먼트 소식입니다. 미래 먹거리일 뿐 아니라, 흐름을 놓쳤다간 금방 시대에 뒤처지게 됩니다. <오피니언뉴스>는 매주 주요 IT, 과학기술, 게임 소식들을 짤막하게 모아 소개합니다. 먼 미래가 아닌 눈앞의 미래에 상용화될 IT기술을 주로 다루려합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물 위에 뜬 기름띠를 본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기름띠가 무지개 빛을 냈던 기억도 있을겁니다. 국내 연구진이 여기서 힌트를 얻어 태양전지가 다채로운 빛깔을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덕분에 태양전지를 이용한 건축물이 더 아름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친환경 컬러 CIGS 박막 태양전지 활용 예상도. 사진=ETRI 제공

◆ 무지개 색깔로 빛난다…태양전지도 '컬러 시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정용덕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친환경 컬러 'CIGS 박막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CIGS는 구리(Cu), 인듐(In), 갈륨(Ga), 셀레늄(Se)을 뜻하며, 'CIGS 박막 태양전지'는 유리기판 등에 CIGS를 얇게 쌓아올려 제작하는 차세대 태양전지 입니다.

실리콘을 이용한 기존의 태양전지에 비해 원자재 소모가 적어 비용이 저렴하고 공정도 간단합니다. 다만 유해 중금속 물질인 카드뮴이 있어 상용화는 어려웠습니다.

연구진은 카드뮴 대신 인체에 무해한 아연 함유 소재를 활용했습니다. 더불어 추가 공정이나 비용 없이 보라, 녹색, 청색 등 7가지 이상의 색깔을 구현해냈습니다.

연구진은 물 위에 떠 있는 기름띠가 무지개 빛깔로 보이는 빛의 간섭 현상에 착안했습니다. 박막 구성 층 두께를 조절해 다양한 색깔을 구현하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특히 이 박막 태양전지 두께는 3㎛에 불과한데다 구부릴 수 있는 유연 기판에도 코팅할 수 있습니다. 또 비 실리콘 계열 태양전지 중 높은 광 흡수율을 가져 에너지 변환 효율이 가장 뛰어나고 안정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덕분에 건물 유리창은 물론 플렉서블 기기 등 다양한 곳에 쓰일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태양전지 효율 향상 매커니즘 규명에도 성공했습니다. 태양전지가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변환효율이 오르는데 학계에서는 그동안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연구진은 광펌핑(원자나 이온에 빛을 조사해 에너지가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 들뜨게 하는 조작 방식) 테라헤르츠(적외선보다 파장이 길어 물체 내부를 높은 해상도로 식별할 수 있는 빛) 분광법을 이용, 태양전지 내 전하 움직임을 측정해 효율이 올라가는 직접적인 원리를 설명했습니다.

그래핀 닮은 2차원 유기 반도체 소자 합성 과정. 사진=IBS 제공
그래핀 닮은 2차원 유기 반도체 소자 합성 과정. 사진=IBS 제공

◆ '유사 그래핀' 유기 반도체, 실리콘보다 4배 뛰어나

실리콘은 반도체 재료로 널리 사용됩니다. 그런데 실리콘보다 4배 더 전기를 잘 전달하는 새로운 탄소 기반 유기반도체 소재가 개발됐습니다. 더 가볍고 유연해 실리콘 기반 무기반도체를 대체할 차세대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김기문 단장 연구팀이 실리콘보다 전기적 특성이 뛰어난 유기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실리콘으로 만드는 무기반도체는 유연성이 부족하고 만드는 과정도 복잡합니다. 비용도 많이 듭니다. 그러나 유기반도체는 잘 휘어지며 공정도 쉽고 비용도 저렴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기가 잘 통하는 물질인 '전도성 고분자'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전도성 고분자는 서로 겹겹이 달라붙어 용액 안에 침전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수십 nm(나노미터. 1nm는 10억 분의 1m) 이상의 면적으로 제조하기가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연구팀은 그래핀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그래핀은 흑연의 한 층에서 떼어낸 2차원 물질로 벌집 구조가 무한히 반복되며 전기·화학적 특성이 우수합니다. 연구팀은 고분자의 하나인 트리페닐렌(여러 개의 고리가 결합한 탄소 화합물)을 활용, 그래핀처럼 벌집 구조를 가진 2차원 전도성 고분자를 합성했습니다.

트리페닐렌 고분자는 부분적으로 양전하를 띱니다. 그런데 이 양전하 간에 정전기적 반발력이 발생하고, 덕분에 고분자들이 쌓이지 않고 용액에 골고루 분산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수백㎛(1㎛는 100만분의 1m) 크기의 전도성 고분자 박막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사 그래핀'은 실험결과 실리콘으로 만든 반도체보다 전하 이동 능력이 4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전류를 흐르게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밴드갭)을 조절합으로써 도체, 부도체, 반도체의 역할을 모두 구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수직 나노갭 전극의 나노 입자 제어기술 모식도. 사진=KIST 제공
수직 나노갭 전극의 나노 입자 제어기술 모식도. 사진=KIST 제공

◆ 꼼짝마! 미세먼지, '나노집게'로 잡는다

매일 아침 날씨와 함께 미세먼지 상황을 살펴보는 현대인들의 바람 중 하나는 맑은 하늘을 보고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잡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유용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 박사와 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은 '수직 나노갭 전극'을 개발했습니다.

'나노갭 전극'은 액체에 녹아있는 작은 입자를 포착하는 기술입니다. 음극과 양극을 수평으로 배치한 구조의 나노갭 전극은 마이크로(μm·100만분의 1미터) 입자는 잘 잡아냅니다.

문제는 1000배 작은 나노 입자는 포획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너무 작고 가벼워 액체 속 아주 미세한 흐름에 영향을 받아 제어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나노갭 전극의 면적을 넓혀 가해지는 힘을 키워야하는데, 그러려면 손톱만한 면적에 수십만원의 비용이 듭니다.

연구팀은 전극의 구조를 수평에서 수직으로 바꿨더니 구조 크기를 키우지 않고도 전기력이 10배 이상 강해진 것을 발견했습니다. 비용도 엄청 저렴해져서 LP레코드판 크기에 5000원 정도로 생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하수 속에 녹아있는 미세플라스틱 제거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치매 단백질 등 200나노미터 이하의 생체 물질 포획 기술에도 활용할 수 있어 기대를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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