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와 한국은행, 코로나 영향 경제 인식에 '큰 시각차'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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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와 한국은행, 코로나 영향 경제 인식에 '큰 시각차' 눈길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6.26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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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실물경제와 자산시장 괴리 우려...자산시장 거품이 경제 걸림돌될 수도"
한은 "코로나19 확산돼도 경제 재개 움직임 나온다..IMF 예상보다 경제 좋을 것"
IMF(국제통화기금). 사진=연합뉴스
IMF(국제통화기금).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이 코로나 사태 확산으로 인한 실물경제 움직임에 대해 '뚜렷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IMF는 실물경제와 자산시장의 괴리를 지적하며, 자산시장의 거품을 경고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행은 실물경제의 몰락 가능성을 적게 보는 등 다소 낙관적인 기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은은 IMF가 실물 경제를 부정적으로 전망한 근거가 됐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연장' 가능성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더라도 전세계적으로 경제 재개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예상보다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양측의 견해중 어느쪽이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IMF "실물경제·금융시장 괴리 주의해야" 

IMF는 25일(현지시간) 금융안정보고서(GFRS)를 발표,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의 괴리 현상이 자산 가치의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침체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여전히 낙관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어, 실물경제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자산 시장에 충격이 올수 있다는 경고다.

실제로 미국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는 등 악화된 경제지표를 비롯한 악재에는 무심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IMF는 이에 대해 "세계 각국이 금융시장 안정과 실물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사실상 무한한 통화공급에 나선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또 다른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IMF 측 경고다. 

각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 정책으로 인해 대부분의 주요 선진국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시장 가격과 펀더멘털에 기초한 밸류에이션 차이는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것. 즉 실제 가치보다 시장 가격이 부풀려져있는 점은 또다른 조정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설명이다. 

IMF는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가 사라지면,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의 괴리 현상이 위험자산 가치에 또다른 조정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는 경기회복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국 금융당국의 통화정책에 변화가 생기거나, 혹은 코로나19의 2차 확산, 글로벌 무역 갈등 확산에 따른 긴장 고조 등 새로운 변수가 발생했을 때 시장 심리 변화를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들의 채권 발행도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이것이 최근 불어난 가계 부채에 더해져 금융시장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고, 경제 위기에 또다른 충격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부 채무자들은 높은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파산에서 빚어지는 손실이 일부 국가에서는 은행의 회복 능력을 시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한은 "코로나19 확진자 늘어도 경제재개 이뤄지면 긍정적"

IMF가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의 괴리가 경제회복 걸림돌이 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행은 보다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기본 가정에 변화가 생긴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전염병이 줄어야 봉쇄를 완화하며 경제 재개에 나선다는 것이 기본 가정이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세계 각국이 경제 재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기본 가정이 변경됐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꾸준히 늘어난다 하더라도 경제 재개가 이뤄진다면 경제에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전일 IMF가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한 것에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 

전일 IMF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9%로 수정 발표했다. 지난 4월 전망치(-3.0%)보다 크게 악화된 것인데, 코로나19 전개 양상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하방위험이 크다는 것이 하향조정의 근거가 됐다.

한국에 대해서도 올해 성장률을 -2.1%로 수정 전망, 지난 4월(-1.2%) 대비 -0.9%포인트 낮췄다. 

이에 대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IMF가 경제 전망 수치를 낮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라며 "첫 번째는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아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각보다 오래갈 것이라는 점, 두 번째는 지금까지의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더 나빠졌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경제전망의 (하향 조정) 논거는 타당성이 있다고 보지만, 국가별로는 한국의 충격을 좀 더 과도하게 계산하지 않았나 싶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유지된다 하더라도 경제 재개가 이뤄진다'고 기본 가정을 바꾼다면, 즉 IMF가 경제 전망을 낮춘 첫 번째 배경에 오류가 있는 것이라면, IMF의 예상만큼 경제가 나빠지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한 달 전의 전망과, 한 달의 경과를 보면 그 때의 전망치를 수정해야 할 만큼 큰 여건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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