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ICT 커넥트] ②"적지 말고 태그하세요", 방명록도 QR코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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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ICT 커넥트] ②"적지 말고 태그하세요", 방명록도 QR코드로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6.26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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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지역 방문 수기 기록은 위험도 높아
QR코드 전자출입명부, 네이버·이통3사·카카오 참여
바코드의 업그레이드 버전, 보안에도 신경써야
QR코드 일상된 중국, 방역 시스템 도입도 먼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수도권과 대전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확진자나 의심자의 동선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의 이동기록을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GPS나 통신사 기지국을 통한 위치확인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클럽이나 노래방 같은 유흥시설의 경우 수기로 작성하는 출입자 명부를 통해 확인이 이뤄지기도 한다.

하지만 '방명록'이 허위로 작성된다면 신속하고 정확한 역학조사가 불가능해진다. 거짓 기록이 아니더라도 펜과 노트를 돌려쓰다보면 감염자와의 접촉이 염려된다. 특히 유흥시설은 코로나19 확산 고위험지역이라 파급력이 상당하다. 이태원 클럽 집담 감염 사례가 이를 잘 나타낸다.

이에 정부가 내민 카드가 QR코드를 기반으로 한 '전자출입명부'다. 고위험시설 이용시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생성, 이를 활용해 '방문 기록'을 남겨 방역 조치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QR코드 규격에 대한 설명. 무작위 같지만 나름 규칙이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빨리 반응해서(Quick Response) QR코드, 바코드의 업그레이드 버전

QR코드는 일본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의 자회사 덴소 웨이브가 자동차 부품을 관리하기 위해 1994년 개발한 2차원 형태의 바코드다. 덴소 웨이브가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고, 2000년 국제 표준화 기구(ISO)의 표준으로 인정됐다. 덕분에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사용된다.

기존의 바코드는 세로 선으로 이뤄진 1차원이지만 QR코드는 격자무늬 형태의 2차원이다. 이런 이유로 포함할 수 있는 정보량은 하늘과 땅 차이다. 바코드는 숫자 20자 내외에 그치지만 QR코드는 숫자 최대 7089자, 문자(ASCII) 최대 4296자, 한글·한자 최대 1817자다. 때문에 같은 정보량을 제공하려면 QR코드는 바코드의 10분의 1수준의 크기면 된다.

QR코드는 용량 뿐 아니라 디코딩, 인식속도도 바코드에 비해 10배 가량 빠르다. QR코드라는 이름도 'Quick Response(빠른 반응)'의 머릿글자를 딴 것이다.

QR코드는 인식력이 뛰어나고 자체 복원력도 가지고 있다. 규격 안에 ECC(Error Correction Code·오류정정코드)가 있기 때문에 약 30%까지 훼손돼도 인식할 수 있다. 오차 정정률도 4단계로 구분지어져있고 360도 어느 방향으로도 인식된다.

슬쩍 보면 사각형들이 규칙 없이 흩어져있는 듯 하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상단 양쪽과 하단 왼쪽에는 항상 큰 사각형이 위치해있다. 그리고 오른쪽 하단 특정 위치에 작은 사각형이 존재한다. QR코드를 반으로 접으면 이 작은 사각형은 반대쪽 큰 사각형의 안쪽 꼭지점과 대칭된다.

또 작은 흑백 사각형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연필로 색칠하거나 바둑알을 이용해서도 QR코드를 만들 수 있다. 국내 한 대형 마트는 그림자를 이용해 QR코드를 생성하는 이벤트를 선보인 적도 있다.

QR코드는 스마트폰을 통해 누구나 제작하고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보안에도 신경써야 한다. 'QR피싱'은 스마트폰 문자 스미싱과 비슷한 범죄 수법으로 경품 등을 통해 QR코드를 스캔하도록 유도, 악성코드를 설치하도록 만든다.

때문에 금융위원회는 2018년 국제 표준을 참고해 'QR코드 결제 표준'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사용자 본인도 믿을 수 있는 출처의 QR코드만 스캔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네이버앱(왼쪽), 패스앱, 카카오톡에서 QR코드 전자출입명부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카카오톡은 늦어도 7월초 도입 예정이다. 사진=각 앱 캡쳐
네이버앱(왼쪽), 패스앱, 카카오톡에서 QR코드 전자출입명부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카카오톡은 늦어도 7월초 도입 예정이다. 사진=각 앱 캡쳐

◆ 적지말고 태그하세요

보건복지부는 고위험시설에서 발생하는 집단감염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QR코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다만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이나 '경계'인 경우에만 한시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QR코드 활용을 위해서는 세가지 방법이 있다. 네이버앱, 이통3사의 패스앱, 카카오톡이다.

네이버앱과 패스앱의 경우 로그인 후 개인정보에서 'QR체크인(네이버앱)', 'QR 출입증(패스앱)'을 탭을 실행하면 된다. 개인정보 수집 및 제공에 동의한 다음 휴대폰 번호 인증을 마치면 QR코드가 뜬다. 

해당 QR코드를 방문 시설 관리자가 인식해야 출입할 수 있다. QR코드 제한 시간은 15초로, 시간이 지나면 재실행해야한다.

카카오톡은 현재 앱에 반영된 상황은 아니다. 당초 방역 당국은 카카오 측에 카카오톡 QR코드를 요청했지만 카카오는 개인정보처리 문제로 카카오페이로 제안했다. 때문에 협력의 무산될 뻔 했지만 카카오가 다시 카카오톡 참여 의사를 밝혔다. 늦어도 내달 초까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의 QR코드는 앱 하단의 네 개의 탭 중 '샵(#)'에 위치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다른 앱과 동일하게 인증 과정을 거쳐 최초 QR코드를 생성, 이후 생성된 QR코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QR코드 시스템의 작동 원리. 개인 정보가 분산돼 저장된다. 사진=연합뉴스
QR코드 시스템의 작동 원리. 개인 정보가 분산돼 저장된다. 사진=연합뉴스

이렇게 생성된 QR코드에는 이름, 전화번호, 생성 시각, 생성 이용자 식별 정보 등이 포함된다. 때문에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카카오도 처음에 카카오톡 QR코드 도입에 부정적이었던 것도 이런 이유다. QR코드는 개인정보가 4주 보관되는데 카카오톡은 2~3일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역 당국에 따르면 QR코드로 인한 개인정보는 일종의 '퍼즐'이다. 완벽한 정보를 확인하려면 각기 다른 곳에 분산되는 '조각'을 맞춰야한다. 질병관리본부의 요청이 있을 때만 기관들의 정보를 조합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QR코드와 방문기록은 사회보장정보원이 갖는다. 개인정보는 QR코드 발급업체에 귀속된다"며 "각각의 기관이 가진 일부 정보로는 누가 언제 어디를 방문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노점상도 QR코드 결제시스템을 갖출 정도로 QR코드가 일상화됐다.
중국에서는 노점상도 QR코드 결제시스템을 갖출 정도로 QR코드가 일상화됐다.

'QR코드 천국 '중국, 코로나19 방역에 일찌감치 도입

QR코드를 가장 많이, 잘 활용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거의 모든 경제활동 영역에서 QR코드를 활용한다. 작은 시골 슈퍼에서도 현금 대신 계산대에 부착된 QR코드를 찍고 지문 인증으로 결제를 한다. 거지도 QR코드로 구걸하는 곳이 중국이다.

QR코드를 이용한 방역 시스템 도입도 대한민국보다 중국이 먼저다.

지난 2월 중국 윈난(雲南)성은 모든 공공장소와 대중교통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스마트폰 QR코드 스캔 출입제를 도입했다. 3월 상하이는 '수이션마(隨申碼)'라는 개인별 QR코드를 발급, 출입증으로 대체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자사의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를 통해 사용자 상태에 따라 QR코드에 색깔을 부여하는 '젠캉마(健康碼)'를 개발했다. 빨간색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노란색은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武漢) 등 위험지역을 다녀온 지 2주 미만인 사람, 초록색은 증상도 없고 위험지역 방문 기록도 없는 사람이다. 중국의 국민 메신서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도 위챗 페이를 통해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지 매체인 IT즈자(IT之家)는 "재래시장에서도 QR코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초록색이 아닌 사람은 출입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며 "자가 진단을 바탕으로 색을 부여하기 때문에 허위 작성시 1년 동안 블랙리스트에 오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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