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쌍용차 '신차 로드맵' 완성…공간·디자인으로 돌파구 마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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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쌍용차 '신차 로드맵' 완성…공간·디자인으로 돌파구 마련할까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6.19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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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 찾아야하는 쌍용차, 신차 라인업으로 매력 갖춰야
티볼리 에어 재출시, 동급 최고 공간 확장
소문 무성했던 J100, 디자이너 바뀌고 환골탈태
전기차 E100, 최초의 중형EV로 내부공간 강점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쌍용자동차에 닥친 위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모기업인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은 대주주의 지위를 포기할 의사를 내비쳤고, 산업은행은 기간산업안정기금 대상에서 쌍용차를 제외됐다.

자구책 조차 마땅치 않고 '썩은 동아줄'조차 찾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쌍용차는 새 주인을 구해야 생존을 가늠할 수 있는 상황으로 몰렸다.

그러나 현재 매물로써 쌍용차는 '계륵' 같다. 개발부터 조립까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완성차 업체라는 이점은 있으나 13분기 연속 적자, 올해 신차 미출시 등 매력적인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 앞에 놓인 시나리오 중 신차에 관한 밑그림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부적으로 상당한 내홍을 겪은 후 대략적인 로드맵을 그린 것이다.

하반기 재출시 예정인 티볼리 에어의 엔진 라인업 방향을 정했고, 국내 최초의 준중형 전기차 E100은 현재 극한 상황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문만 무성했던 중형SUV J100은 수많은 변경과 검토 끝에 만족스러운 디자인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단종됐던 티볼리 에어. 올해 하반기 재출시 된다.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지난해 단종됐던 티볼리 에어. 올해 하반기 재출시 된다.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 티볼리 에어, 디젤로는 안 나온다

티볼리 에어는 한때 쌍용차의 중흥을 이끌었던 소형 SUV 티볼리의 롱보디 모델이다. 동급 차종 중에서도 큰 사이즈 덕분에 인기가 좋아 월 1000대~1500대 정도의 판매고를 꾸준히 기록했다. 지난달 티볼리 판매량은 1700대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난 상황이다. 때문에 티볼리 에어 출시는 쌍용차에 어느 정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차의 XM3, 기아차의 니로 등 평가가 좋은 소형SUV 공통점 중 하나가 실내 공간이 넓다는 것"이라며 "티볼리 에어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재출시되는 티볼리 에어는 가솔린 엔진 출시만 확정된 상황이다. 국내 배출가스 규제를 만족시킨 1.5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될 전망이다.

쌍용차 내부 관계자는 "디젤 모델은 환경 규제 충족 비용 문제 때문에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LPG 모델의 경우 설계는 완성됐다. 다만 가솔린 모델과 연료통 위치라든가 구조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출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쌍용차 홍보 관계자는 "디젤 모델도 검토 중"이라며 "LPG모델은 외부에서 튜닝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출시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일명 'G바겐'이라 불리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G클랙스 '더 뉴 메르세데스 AMG G63'.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제공
일명 'G바겐'이라 불리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G클래스. 쌍용차의 J100의 디자인이 이처럼 남성다움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제공

◆ 소문 무성했던 J100, 디자이너 바꾸고 환골탈태

쌍용차는 SUV의 명가지만 11년 전 카이런 이후 현재 중형 체급의 SUV는 없는 상황이다. J100은 이 빈자리를 채우는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J로 시작하는 코드명이 없었기 때문에 최소한 파생 모델은 아니다.

때문에 확인된 것은 없이 소문만 무성했다. 2017년에 공개된 콘셉트카 XAVL을 베이스로 개발한다는 것과 마힌드라 XUV500의 후속 모델을 국내 출시한다는 등의 추측이다.

쌍용차 내부 상황을 확인한 결과 J100은 현재 많은 부분을 갈아엎은 후 현재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J100은 여러 목소리를 거치다보니 산으로 간 꼴이 됐다. 기본 콘셉트는 티볼리 룩을 벗어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비용 문제가 있으니 변경점을 최소한으로 해서 신차처럼 꾸며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아 7인승을 검토했다. 하지만 휠 베이스, A필러 등 변경점이 다수 발생해 다시 포기했다.

그렇게 5인승으로 회귀했다. 하지만 최대한 코란도 플랫폼을 공유해야하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을 바꾸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는 결국 처음으로 돌아간 것이고, 디자인 완성 후 품평 결과 티볼리가 보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래서 당시 이를 그대로 출시할 것인지, 아니면 완전 갈아 엎을 것인지 내부적으로 상당히 논의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쌍용차의 디자인을 담당한 임원이 정년을 채우고 퇴임했고, 새로운 디자이너가 부임했다.

쌍용차 홍보 관계자는 "쌍용차 디자인에 깊은 이해와 공감을 가진 분을 모셨다"면서 "현재 쌍용차 전체적 디자인의 밑바탕을 그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상황으로 어떤 분인지는 차후 알려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새롭게 탄생한 J100 디자인은 티볼리나 코란도와는 완전히 달라 내부적으로도 만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내부 관계자는 "굉장히 볼드하고 단단한 느낌으로 예전 쌍용차의 남성적 매력을 강조했다"면서 "현재 출시된 SUV 중에서는 레인지로버 디펜더나 벤츠 G바겐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패밀리룩이 별로 인기가 없다. 뷰티풀 코란도가 저조한 성적을 거둔 이유도 디자인이 티볼리의 확장판이라는 느낌을 안겼기 때문"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예전의 무쏘나 뉴코란도처럼 쌍용차만의 이미지를 원한다"고 말했다.

쌍용차가 2018년 제네바모터쇼에 선보인 준중형 e-SIV 전기차 콘셉트카. 코란도 ㄱ반의 E100 콘셉트 모델이다.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차가 2018년 제네바모터쇼에 선보인 준중형 e-SIV 전기차 콘셉트카. 코란도 ㄱ반의 E100 콘셉트 모델이다.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 전기차 E100, 극한 상황 테스트 중

쌍용차 최초의 전기차도 내년 상반기 출시가 유력하다. 코드명 E100의 이 전기차의 이름 후보로 '코란도EV', '코란도 일렉트릭', '코란도 SUev' 등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E100은 국내 최초의 준중형 전기차라는 강점이있다. 이는 실내공간 크기로 연결되며, 전기차의 경쟁력인 주행거리에도 이점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공간이 넓은 만큼 배터리 탑재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400km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최근 포착된 테스트카에 따르면 디자인은 2세대 코란도(코드명 C300)와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니로나 코나가 그렇듯이 전면 그릴 정도만 바뀌는 정도에 그친다. 현재 E100은 극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E100은 올해 출시를 목표로 했다. 마힌드라는 전기배터리는 LG화학과, 전기모터는 파워트레인을 생산하는 캐나다의 TM4라는 업체와 제휴를 맺었다. 그런데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TM4와의 계약이 파기되며 E100의 출시가 1년 정도 미뤄지게 된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소형SUV의 경우 쌍용차는 후발주자"라며 "하지만 준중형 체급으로는 국내에서는 아직 아무도 발을 디딘 적이 없다. 쌍용차가 최초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이외에도 X200(티볼리 풀체인지), A200(코란도 투리스모 풀체인지), D300(옛 카이런 신차 모델) 등 2022년~2024년까지 신차 라인업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들 모델은 현재 '일시 정지' 상황이다. 쌍용차는 이번 유동성 위기를 넘기면 신차 개발 및 출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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