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폭탄급' 볼턴 회고록에 슈퍼팩까지..트럼프 재선 '가물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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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폭탄급' 볼턴 회고록에 슈퍼팩까지..트럼프 재선 '가물가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6.18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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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강해지는 반(反) 트럼프 세력에 '볼턴 회고록' 명분줄 듯
공화당 출신 인사들 '바이든 지지' 권유하는 슈퍼팩 출범
반(反) 트럼프로 돌아선 이들에게 바이든 지지 설득하는 것이 목적
악재 넘어 또 악재 만난 트럼프..경합주 여론조사 결과서도 밀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폭탄급 폭로'를 들고 나왔다.

미 백악관 측은 미 당국은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공개 중지를 요구하는 긴급명령을 법원에 요청하는 등 출간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의 꿈은 더 멀어졌다는 평가다.  

볼턴 회고록은 트럼프의 새로운 악재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 새로운 악재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이다.

이 책은 존 볼턴 전 보좌관이 2018년 4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수행했던 날들의 기록을 담고 있다. 평소 볼턴 전 보좌관은 메모광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볼턴 전 보좌관이 백악관 최고위급에서 가장 많은 노트 메모를 작성한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자세한 내용을 세세하게 다 메모한 메모광 볼턴 전 보좌관의 노트가 공개되는 것인 만큼 신뢰성이 높아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상당히 긴장되는 요인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을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중 일부 내용을 발췌,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것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함으로써 선거 승리를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이라며 "이로써 '바이든은 중국에 온화하고, 나는 강경하다'는 주장을 내놓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책임론을 중국에 떠넘기며 연일 '중국 때리기'에 집중해왔지만,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으로 인해 이같은 '전략'이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회고록에는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2018년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동안 볼턴 전 보좌관에게 "그는 완전히 거짓말쟁이(He is so full of shit.)'라고 적힌 쪽지를 건낸 내용도 담겨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한 달 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정책 성공 확률은 제로'라고 언급했다는 부분도 회고록에 담겼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측근에게도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존 볼턴: 트럼프의 중국 정책 스캔들, John Bolton: The Scandal of Trump’s China Policy'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철학이나 전략, 정책에 바탕을 두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의 이익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오콘의 대표 주자인 볼턴의 이같은 평가에 따라 네오콘 내에서도 트럼프 카드를 폐기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 정부는 볼턴의 회고록을 막기 위한 긴급 명령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이날 법원에 볼턴 전 보좌관이 국가안보회의(NSC) 심의 절차가 완료되기 전에 책 내용을 공개한 일에 대한 예비 금지명령을 신청했다.

앞서 백악관은 전날에도 법무부와 법무부 장관 명의로 오는 23일 출간을 앞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을 연기해달라는 민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 사진=연합뉴스

"공화당을 위해 바이든이 이겨야 한다"

코로나19에 이어, 인종차별 반대시위에 대한 대응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망한 공화당 내 인사들은 사실상 트럼프 낙선 운동을 벌이며 조 바이든 후보의 지지를 끌어내고 있는 것도 트럼프에겐 큰 악재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공화당 출신 인사들로 이뤄진 그룹이 반(反)트럼프로 돌아선 공화당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조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를 권유하는 슈퍼팩(super PAC, 특별정치활동위원회)을 출범한다고 1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우파 팩(right side PAC)'으로 명명된 이번 슈퍼팩은 맷 보르헤스 전 오하이오 공화당 의장이 창립했다. 지난 2017년 7월 백악관 공보국장에 임명됐다가 11일만에 경질된 뒤 반(反) 트럼프로 돌아선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국장도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트럼프 행정부와 조지 W.부시 행정부의 전직 관료들 역시 포함됐다.

'우파 팩'은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등 경합주의 유권자들을 초기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디지털, 우편, 전화 등의 방식을 통해 조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한편, 부재자 투표를 독려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파 팩'의 가장 큰 목적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함이다. 반(反)트럼프로 돌아선 공화당 유권자들이 바이든 후보에게 표를 던지도록 설득하는 것.

공화당의 원칙을 지켜내고, 조직을 개편하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이 시급한데, 이것을 가능케할 수 있는 인물이 바이든 후보인 만큼, 그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이다. 

보르헤스 전 의원은 "우리는 기회를 통해 상황을 개편하고 싶다"며 "이를 위한 첫번째 방법은 암을 도려내고, 재건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민주당원이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나는 올해 투표용지에 있는 다른 모든 공화당원들에게 투표할 예정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스카라무치 전 국장 역시 "공화당의 원칙과 공화당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바이든이 투표할 만한 적임자임을 많은 이들에게 확신시킬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가 공화당 조직 개편과 재정립에 매우 필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후보가 중도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 또한 이것이 가능한 이유로 꼽힌다.

바이든 후보가 아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진보성향이 강한 인물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됐다면, 이것이 불가능했다는 것. 

보르헤스 전 의원은 "샌더스나 워런 의원이 민주당 대선 후보였다면, 나는 이런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다행히도 급진좌파가 아닌, '경찰 예산 끊기'를 지지하지 않고 '메디케어포올(Medicare for all)'을 강조하지 않는 후보와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시위대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경찰 예산을 끊어라'라고 적힌 슬로건을 들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바이든 후보와 연결시키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바이든 후보 측은 "경찰 예산 끊기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샌더스 의원이나 워런 의원이 주장한 전 국민 의료보험 정책인 '메디케어포올'에 대해서도 "예산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는 이유로 반대한 바 있다. 

바이든 후보가 중도 성향을 보이고 있는 만큼, 트럼프에게 등을 돌린 공화당 유권자들에게 있어서는 바이든 후보가 새로운 대안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6개 경합주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과 격차 벌여

조 바이든 후보는 경합주로 꼽히는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등 6개주에서의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CNBC와 체인지 리서치가 6개주 2408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지난 12~14일 진행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이들 6개 경합주에서 48%의 지지율을 기록, 트럼프 대통령(45%)을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2주 전에 실시한 같은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오차범위 이내인 1%포인트 앞섰으나, 이번에는 3%포인트로 격차를 벌인 것이다.

6개의 경합주는 미국 대선 승부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곳으로도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뒤처지고 있는 만큼 재선의 꿈도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미 6개 경합주 여론조사 결과. 사진=연합뉴스
미 6개 경합주 여론조사 결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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