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한달 롯데온, 유료회원·교차쇼핑 늘었지만…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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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한달 롯데온, 유료회원·교차쇼핑 늘었지만…남은 과제는?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6.17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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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회원, 서비스 1년 앞두고 있지만 경쟁사 대비 더딘 성장세
7개 계열사 통합했지만, '롯데그룹 유통 = 백화점' 인식 여전?
롯데온 모바일 앱을 이용해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쇼핑
롯데온 모바일 앱을 이용해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쇼핑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롯데그룹 7개 유통 계열사의 통합 온라인쇼핑 플랫폼인 ‘롯데온’이 출범 한 달을 넘은 가운데 성과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롯데쇼핑 측은 유료회원·교차쇼핑·간편결제 이용 등이 증가해 유의미한 성과가 드러났다고 자평한 반면, 일각에서는 기업의 규모를 고려할 때 그 파급력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유료회원·교차쇼핑 증가 고무적…간편결제 이용도 늘어

17일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에 따르면 유료멤버십인 ‘롯데 오너스’ 지난달 가입자는 23만6000명으로 출범 당시인 4월 말(21만5000명)과 비교해 10% 늘었다. 여기에다 연간회원(회비 2만원)은 월간회원(회비 2900원)을 81%나 넘어섰다.

방문자수의 경우 지난달 26일부터 6월1일까지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롯데쇼핑은 ‘롯데온’을 올해 4월28일 정식 서비스했지만, 이미 지난해 3월부터 앱을 출시해 임시운영하고 있었다.

롯데쇼핑 측은 오픈 초창기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5월 첫째주를 제외하고는 둘째주부터 빠르게 방문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달 간편결제 서비스인 ‘L.pay(엘페이)’ 이용 회원과 결제건수는 전월 대비 각각 47.3%, 18% 증가했다.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L.point(엘포인트) 사용금액 역시 46% 늘었다.

이와 함께 백화점·마트·하이마트·롭스·슈퍼·닷컴·홈쇼핑 등 7개 계열사를 오가며 쇼핑하는 소비자도 증가했다. 롯데온 출범(4월28일)전 2%대에 머물던 교차쇼핑 이용객은 23%까지 상승했다.

‘교차쇼핑’ 이용 증가는 롯데가 그간 추진한 O4O(Online for Offline)전략의 결실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 2018년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그룹의 유통사업이 보유한 전국 오프라인 매장(1만5000여개)과 온라인 간 경계 없는 쇼핑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O4O전략의 일환으로 온라인 오프라인 간의 경계 없는 쇼핑을 표방하는 롯데온으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며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롯데오너스 연간 회원 가입자가 월간 회원을 앞선 것과 관련해 “충성고객의 ‘락인(Lock-in·잠금)’ 효과를 위해 유료회원제를 마련한 입장에서 기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온은 롯데그룹 7개 유통계열사를 통합한 온라인쇼핑 플랫폼이지만, 메인화면에는 롯데백화점 비중이 다른 계열사 대비 높았다.
롯데온은 롯데그룹 7개 유통계열사를 통합한 온라인쇼핑 플랫폼이지만, 메인화면에는 롯데백화점 비중이 다른 계열사 대비 높았다.

롯데온 한 달 성적표,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워…숙제는?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롯데 유통사업의 규모를 감안하면 롯데온 한 달 성적표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 롯데 유통사업은 지난해 매출 42조원을 달성한 국내 1위 사업자로, 국민 75%인 3900만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그런데 유료멤버십 가입자는 지난달(23만6000명) 기준 0.6%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롯데오너스의 회원증가 속도는 경쟁사와 비교하면 매우 더디다. 지난해 7월 론칭된 롯데 오너스는 1주년을 목적에 두고 있지만 회원수는 20만명 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쿠팡의 유료멤버십인 로켓와우클럽 가입자는 지난해 10월 서비스 시작 후 1주일 만에 15만명이 가입했고, 지난해 3월 170만명을 돌파했다. 이어 같은 5월 250만명을 기록, 폭발적으로 증가세를 보여줬다.

여기에 포털업계 최상위 포식자로 있는 네이버까지 최근 구독경제 시장에 진출해 롯데온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월 4900원으로 클라우드·웹툰·음원스트리밍·영화·방송·오디오북·금융 등 다양한 혜택에 제공되는 것뿐 아니라 네이버쇼핑을 연계해 콘텐츠와 이커머스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목표다.

물론 네이버쇼핑을 통해 롯데온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협력 관계로 볼 수 있지만, 오히려 쿠팡·SSG닷컴·11번가·G마켓 등 경쟁사로 소비자를 뺏길 우려도 커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울러 롯데온 앱 서비스 만족도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현재 구글 스토어 기준 롯데온 앱 평점은 2.0점으로 서비스 초기(1.0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밖에 통합과 관련해서 여전히 백화점의 영향력이 그룹의 유통사업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강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메인페이지 검색창 바로 아래 위치한 카테고리에 계열사 중 유일하게 ‘백화점’만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경쟁관계로 있던 7개 계열사가 롯데온이란 매개체로 인해 통합의 첫 걸을 내딛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모바일 롯데온 앱 구동 시 검색창 하단 카테고리에 백화점만 있는 건 사용자 입장이 아닌 롯데쇼핑, 즉 판매자 입장에서 쇼핑몰을 만든 것으로 느껴진다. 롯데백화점이라는 쇼핑몰에 다른 계열사가 입점한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이어 “롯데백화점이 여전히 그룹의 유통사업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이커머스에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롯데쇼핑 = 백화점’이라는 인식을 나머지 6개 계열사 이용자들에게 심을 거였으면 통합은 왜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오픈 첫날부터 서버 문제가 불거졌을 때 모든 준비를 마치지 못한 채 오픈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면 “아마존이 프라임데이 이틀 만에 2억개를 팔아치우고, 알리바바는 광군제 때 초당 54만건, 하루 10억건의 주문을 처리하는 시대에 서버 문제가 발생한 것은 단순히 캐파(CAPA) 문제가 아니라 프로세스가 얽힌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롯데쇼핑 측은 다음 달 중 자체 개발한 검색엔진을 적용한다. 검색과 추천 기술이 완벽히 고도화되는 시점을 9월로 예상된다.

현재는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하지만, 9월부터는 오프라인 점포 데이터까지 통합돼 더 빠르고 정확도 높은 상품 추천이 가능해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충성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회원제 개편을 당초 계획보다 3개월 가량 앞당겨 시행한다. 다만 계열사의 기존 회원제는 그대로 유지하고, 명칭과 구간을 롯데온 회원제에 맞게 개편해 두 곳(롯데온과 기존 계열사 온라인몰) 모두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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