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톺아보기] 불에 안 타면서도 친환경적인 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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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톺아보기] 불에 안 타면서도 친환경적인 플라스틱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6.14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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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보다 10배 강하고 내열성도 좋고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해외 연구진, 암 발병 원인 찾는데 성공
떫은 맛 감지하는 전자 혀 개발
연일 터지는 정치·사회 뉴스에 빠져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기 일쑤죠. 21세기 미래를 바꿀 IT기술, 인포테인먼트 소식입니다. 미래 먹거리일 뿐 아니라, 흐름을 놓쳤다간 금방 시대에 뒤처지게 됩니다. <오피니언뉴스>는 매주 주요 IT, 과학기술, 게임 소식들을 짤막하게 모아 소개합니다. 먼 미래가 아닌 눈앞의 미래에 상용화될 IT기술을 주로 다루려합니다.  [편집자 주]
정용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장 연구팀이 개발한 불에 타지 않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 사진=KIST 제공
정용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장 연구팀이 개발한 불에 타지 않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 사진=KIST 제공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강철보다 10배나 강하면서도 4배 가벼운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은 항공기, 우주선, 자동차, 스포츠용품 등에 사용됩니다. 하지만 불에 견디는 성질인 내열성이 낮고, 불에 탈 때 독성을 내뿜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불에 타지 않는 친환경 CFRP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 불에 타지 않으면서도 재활용도 가능한 플라스틱 개발

정용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장 연구팀은  불에 잘 타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식물에서 유래한 탄닌산을 이용해 난연성(불에 안 타는 성질)과 강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탄닌산은 불에 타면 숯이 되는데 이 숯이 CFRP를 외부산소와 차단시켜줍니다. 따라서 CFRP의 연소를 막게 됩니다.

연구팀은 철근에 시멘트를 발라 콘크리트를 만들듯, 탄소섬유에 탄닌산을 발라 난연성과 강도를 모두 갖춘 CFRP를 개발했습니다. CFRP를 불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기존의 CFRP는 50초만에 불이 크게 붙어 거의 타버린 반면, 새로 개발한 CFRP는 불이 붙은지 1초만에 꺼진 후 더이상 타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CFRP를 물에 녹여 탄소섬유를 성능 저하 없이 99% 이상 회수하는 방법도 찾았습니다. 이로써 탄소섬유를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친환경적 CFRP는 화재로부터 안전성이 필요한 각종 건축 분야나 모빌리티 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암의 발명 원인을 찾았다...발암물질이 DNA 망가뜨려

과연 인류는 암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최근 세계의 석학들이 암의 근본 원인이 되는 유전체 돌연변이의 발생 매커니즘을 규명했다고 합니다. 암 정복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딛은 셈입니다.

최근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안톤 가트너 부연구단장팀은 던디 대학, 유럽 분자생물 연구소(EMBL), 영국 웰컴 생어 연구소와의 공동연구로 발암 물질로 인한 DNA 손상과 함께 DNA 복구 메커니즘이 돌연변이 발생 양상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암 발생과정 이해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 가능성이 기대됩니다.

DNA에는 생명활동에 필요한 유전정보가 저장돼있습니다. 때문에 보존이 중요한데 자외선, 방사능 등 다양한 외부자극으로 손상됩니다. 신체는 망가진 DNA를 회복하기 위한 DNA 복구 전략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전략에 문제가 생기면 돌연변이가 세포에 축적되고, 이것이 바로 암을 유발합니다.

돌연변이는 DNA 염기서열의 변화, 일부 서열의 손실 등 다양한 양상으로 일어나는데 이를 '돌연변이 시그니처'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는 DNA 손상물질 외에도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기작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이 밝혀낸 부분은 돌연변이 시그니처 양상을 결정하는 매커니즘입니다. 예쁜꼬마선충을 간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인 아플라톡신 아플라톡신에 노출시킨 경우 염기인 시토신(C)이 티민(T)으로 치환되지만, 감마선에 노출되면 티민(T)이 아데닌(A)이나 시토신(C)으로 치환되는 등 다양한 돌연변이가 일어났습다. 또 같은 손상물질에 노출되더라도 DNA 복구 기능에 결함이 있으면, 정상인 경우에 비해 돌연변이 시그니처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돌연변이 시그니처를 분석하면 어떤 물질로 인해 암이 유발됐는지, 어떤 DNA 복구 기능이 손상되었는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로써 돌연변이 시그니처는 암 발생의 근본적인 과정을 이해하고, 개인 맞춤형 암 치료법을 개발할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자 혀는 인간 혀와 마찬가지로 떫은맛 분자와 단백질이 결합하면 수화젤 내부에 소수성 응고체가 형성되는 원리를 이용해 떫은맛을 감지할 수 있다. 사진=UNIST 제공
전자 혀는 인간 혀와 마찬가지로 떫은맛 분자와 단백질이 결합하면 수화젤 내부에 소수성 응고체가 형성되는 원리를 이용해 떫은맛을 감지할 수 있다. 사진=UNIST 제공

◆ 떫은 맛 감지하는 전자 소믈리에 나왔다

소믈리에는 고객의 취향대로 와인을 추천하는 직업입니다. 떫은맛을 미세하게 감지하는 능력이 필요한데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객관화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떫은맛을 객관적인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전자 소믈리에'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고현협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미세한 구멍이 많은 고분자 젤을 이용해 떫은맛을 감지하는 ‘전자 혀’를 개발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미각센서는 닷만과 짠맛은 구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떫은맛은 다른 원리로 작동합니다. 단맛, 짠맛은 혀 속 미뢰가 맛을 감지하지만, 와인이나 과일에 들어가는 물질인 탐닌이 혀 점막을 압박하고 이를 맛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센서가 필요한데요.

연구팀은 떫은맛 분자와 결합하면 ‘소수성 응집체’가 만들어지는 ‘이온전도성 수화젤’을 이용해 전자 혀를 개발했습니다. 이는 혀 점막에서 일어나는 떫은맛 감지 원리를 모방한 것입니다.

이 고분자 젤은 혀 점막 단백질 역할을 하는 '뮤신'과 염화리튬이온을 포함하고 있으며 미세한 구멍이 아주 많습니다. 뮤신이 떫은맛 분자와 결합하면 미세 구멍안에 ‘소수성 응집체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데, 이는 염화리튬이온의 전도성(이온의 움직임 정도)을 변화시켜 떫은맛을 전기적 신호로 검출할 수 있게 됩니다.

연구팀이 '전자 혀'로 떫은맛을 감지하는 실험을 해봤더니 와인 종류별로, 정량적으로 감별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람이 느끼는 떫은맛의 수십분의 1 수준까지 구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또 센서에 닿는 즉시 감별도 가능할 정도로 속도도 빠르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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