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뒤흔든 ‘플로이드 사망’ 동영상 촬영 ‘흑인 여고생’ 화제
상태바
세상 뒤흔든 ‘플로이드 사망’ 동영상 촬영 ‘흑인 여고생’ 화제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0.06.13 0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다넬라 프레이저 페이스북
출처=다넬라 프레이저 페이스북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전 세계적인 인종 차별 항의시위를 불러온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지는 장면을 생생히 담은 동영상을 촬영한 주인공은 10대 흑인 소녀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미네소타주 지역신문 스타트리뷴은 11일(현지시간) 플로이드가 경찰관 무릎에 목이 눌린 채 의식을 잃어가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찍은 다넬라 프레이저(17)와 인터뷰 기사를 통해 사건 당시 사실을 전했다. 

변호사를 통해 이뤄진 인터뷰에서 프레이저는 영웅이 되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으며 자신의 동영상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전혀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프레이저는 메모리얼데이 휴일인 지난달 25일 저녁 9살 사촌 동생에게 간식을 사주러 미니애폴리스의 편의점 '컵푸즈'에 갔다. 플로이드가 20달러짜리 위조지폐로 담배를 샀다고 신고한 편의점이다.

프레이저는 4명의 경찰관이 차 안에서 플로이드를 끌어내는 장면을 봤다. 프레이저의 변호인 세스 코빈은 "프레이저는 자기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 세간의 이목을 끄는 경찰관의 살인 중 하나를 목격하고 기록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촬영 당시 플로이드가 죽을지도 몰랐는데다 쵤영 동영상과 이미지가 전 세계적인 항의시위를 촉발할지도 상상도 못했다는 것이다.

프레이저의 동네에서는 경찰의 잔혹 행위가 너무 만연했기 때문에 두 번 생각하지도 않고 녹화를 시작했다고 코빈은 전했다.

코빈은 "해당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자신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세계와 공유하겠다는 마음이 없었다면 4명의 경찰관은 모두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며 어쩌면 또 다른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레이저는 플로이드 사건이 터진 뒤 이 신문에 "세상은 내가 본 것을 볼 필요가 있었다"며 "이런 일은 은밀하게 너무 많이 일어난다"고 털어놨다.

프레이저는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경찰이 플로이드의 사망 원인을 '의료 사고'라고 발표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들은 말 그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 동영상을 봐라"라는 글을 올렸다.

문가들은 생생한 동영상 물증이 의료 사고라는 거짓 해명을 무력화한데다 여느 사건처럼 묻힐 뻔했던 경찰의 내밀한 폭력을 공론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코빈은 그러나 프레이저는 영웅이 되려는 생각은 없으며 남자 친구가 있고 쇼핑몰에서 일하는 옳은 일을 한 17살 고교생이라고 말했다.

코빈은 프레이저를 "그녀 세대의 로자 파크스"라고 불렀다. 로자 파크스는 1955년 백인과 유색인종 좌석이 나뉜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은 뒤 체포된 흑인 여성이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그녀는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이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