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까지 나선 '안 터지는 5G'...말 뒤집는 이동 통신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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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까지 나선 '안 터지는 5G'...말 뒤집는 이동 통신사들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6.09 14: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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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공정위에 '이통3사 5G 허위·과장 광고' 신고
현재 5G는 커버리지 편중, 28GHz·SA 아니라는 문제
미국 버라이즌에 비해 5G 속도 절반
이용자들 10명 중 7~8명이 품질에 불만
이통3사, "과장 광고 아냐…28GHz·SA은 연말께"
참여연대가 8일 서울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이통 3사의 5G 허위·과장 광고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이라는 특성을 내세워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한 차세대 이동통신 5G가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이 훌쩍 넘었다.

하지만 '통신 신세계'를 기대했던 이용자들은 여전히 5G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다면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참여연대는 이동통신 3사가 허위·과장 광고로 소비자를 오인하게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전날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통3사의 대표적 5G 광고를 분석해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신고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5G 서비스를 이용하면 최첨단 미래 삶으로 변화할 것을 오인케 한 점 ▲전국에서 이용 가능한 것으로 오인케 한 점 ▲VR, AR 콘텐츠가 5G 전용 콘텐츠로 오인케 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이통3사는 지속적으로 5G는 최첨단 기술이고 앞으로 '초시대' '초현실' 세상이 될 것이고, '5G를 더해 일상이 바뀌는 삶을 경험할 것'이라고 광고·홍보해왔다"며 "그러나 전국 상용화 발표 14개월이 지났음에도 이통3사가 광고에서 보여줬던 삶의 변화는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5G 이용자들의 품질 체감에 대한 불만은 적지 않다. 지난해 10월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시민모임 등이 공동으로 국내 5G 가입자들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80명 중 76.6%가 불만족스럽다는 대답을 내놨다.

또 이동통신 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하반기 3만32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통 3사의 5G 서비스 만족도는 LG유플러스(33%), KT(32%), SK텔레콤(31%)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8명이 불만족스러웠다는 결과다. 이는 50%를 넘나드는 LTE 만족도에 비하면 최대 절반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 LTE보다 더 많이 필요한 5G 기지국, 그런데 13%에 그쳐

소비자들이 불만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전국망이라고 하지만 커버리지(서비스 가능 지역)가 편중돼 있으며, 그 조차도 '단독 5G'가 아닌 'LTE 합동'으로 속도도 기대보다 낮기 때문이다.

이통 3사의 5G망은 현재 전국망을 갖추긴 했지만 인구밀집 지역이나 고속도로 위주로 분포되어 있다. 또 대부분 실내가 아닌 실외인데다 5G망의 특성까지 고려하면 지도상 보여지는 커버리지에 헛점이 있다.

5G는 속도가 빠른 대신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휘는 성질이 약하다. 때문에 LTE에 비해 훨씬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다. 그런데 5G 기지국은 LTE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서비스 시작 13개월이 경과한 지난 5월 기준으로 전국 5G 기지국(무선국) 수는 11만5386개다. 이는 LTE 87만국의 13.2% 수준에 그친다. 이조차도 절반 가량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편중 현상이 심하다.

기지국 대부분이 옥외라는 것도 꾸준히 제기된 문제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과학기술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G 기지국의 4% 정도가 실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따라 실내 활동이 더 늘어났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이용자들의 불만이 크게 늘었다.

그렇다고 통신사들이 당장 실내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옥내 5G 장비 설치를 위해서는 건물주와 하나하나 미팅을 통해 논의해야하는데 코로나19로 대부분 미팅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이통 3사와 과기정통부 등 민관이 협력해 백화점, 공항, 지하철 등 2000여개 시설에 실내 중계기를 구축하기로 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기 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5G 인빌딩 구축은 500여 곳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아니었어도 당초 목표 달성이 가능했을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위), 접속 시간 테스트(아래). 표=오픈시그널

◆ 기대했던 속도 안 나와…5G-LTE 모드 전환도 문제

커버리지도 문제지만 기대했던 속도가 나오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당초 5G는 LTE대비 최대 20배까지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초고주파수 28GHz 대역에만 해당한다.

그런데 현재 전국망은 3.5GHz 대역을 사용중이다. 게다가 LTE망을 혼용하는 NSA(Non Stand Alone, 비 단독모드)다. 5G가 연결 안 되는 곳에서는 LTE로 전환되는 시스템인데, 네트워크가 5G와 LTE를 오가는 상황에서는 순간적으로 LTE보다도 속도가 안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문에 통신3사가 홈페이지에서 제공 중인 커버리지 맵은 '5G+LTE'로 표시된다. 게다가 앞서 말한 5G 특성으로 서비스 가능 지역이라고 표시됨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음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거주지와 직장이 서울 서초구이며 5G 스마트폰을 이용중인 A씨(38)는 "커버리지 맵에서는 이용 가능지역으로 나오지만 휴대폰을 사용하는 집과 사무실에서는 5G와 LTE를 자주 왔다갔다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3.5GHz 대역을 사용중이기 때문에 국내 이용자들은 속도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 영국의 무선통신서비스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이 올해 1~3월 한국, 미국, 영국, 호주 등 5G 상용화 4개국의 10개 통신회사를 대상으로 다운로드 속도를 측정한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발표에 따르면 미국 버라이즌이 초당 506.1Mbps로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선 LG유플러스 238.7Mbps, SK텔레콤 220.6Mbps, KT 215.0Mbps 순서였다. 하지만 국내 이통3사의 속도 차이는 크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버라이즌의 절반이었다.

다만 접속시간 테스트에서는 미국 T모바일이 전체 사용시간의 19.8%를 차지하며 1위였다. 그리고 SK텔레콤이 15.4%, LG유플러스가 15.1%, KT가 12.6% 뒤를 차례대로 이었다. 버라이즌은 0.5%로 마지막이었다.

이에 대해 오픈시그널은 "버라이즌만 28GHz 대역의 밀리미터파를 서비스 하고 있다"고 말했다. 5G SA(단독모드)가 가능하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다만 국내와 마찬가지로 기지국 설치가 아직 부족해 접속 시간은 낮게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이통3사 "허위 광고 아냐"…28GHz·SA는 연말께 가능

참여연대가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한 것에 대해 이통3사는 허위·과장 광고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동통신업체의 한 관계자는 "전국 모든 곳에서 5G를 사용할 수 있다고 광고한 적은 없다"면서 "실제로 5G 가입자께는 서비스 가능 지역인지 반드시 안내하고 동의를 받은 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5G 불통' 민원에 보상금을 제시한 이동 통신업체도 있다. 이 통신업체의 관계자는 "당시 안내 사항에서 직원이 5G 커버리지를 구두로 설명하고 (가입자가 직접 사인해야하는)서류를 대필하는 등 불완전 판매가 이뤄져 책임을 진 것"이라며 "5G와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또다른 통신업체 관계자는 "참여연대의 입장을 지켜보고 있다"며 "(과장·허위 광고는)약간의 표현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본격적인 5G 인프라 확장에 관해서도 이통3사는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올해 1월 실제 운용 중인 5G 기지국 기반 5G SA 통신에 성공했다. 2월에는 5G SA 차세대 표준 코어기술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KT는 장비 제조사와 협력을 통해 5G SA를 구현할 계획으로 현재 필드테스트 중이다. 지난해 5G NSA 상용화 시점부터 장비를 독립 구축·확장할 수 있는 'CUPS' 구조 코어장비를 보유, 소프트웨어 적용만으로 SA·NSA 듀얼 모드 지원이 가능하다.

지난해 28GHz 주파수 대역서 4Gbps 속도 검증한 LG유플러스는 표준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비사에서 만든 코어장비와 기지국 장비, 부가 장비 등 연동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당초 과기정통부가 5G 주파수를 할당할때 망 구축 의무를 부과한 바에 따르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연차별 망 구축 의무를 부과하며 3년차(2021년)까지 15%, 5년차(2023년)까지 30%를 명시했다. 이에 따르면 28GHz의 기준 구축수(기지국 설치 장비 기준)는 10만대로 3년차인 내년 상반기까지 15%인 1만5000대를 반드시 설치해야한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이통 3사가 올해 안으로 28GHz SA 5G 망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연말께 28GHz 대역 주파수 사용, SA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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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 2020-08-06 20:46:37
5G관련 국민청원입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dKvMK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