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시장 위해 전자-통신 넘나드는 'AI 연합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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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 시장 위해 전자-통신 넘나드는 'AI 연합 전선'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6.04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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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전자-LG유플러스, 전자-통신 AI 분야 협력
SKT-삼성전자-카카오, AI 중장기적 동맹
네이버는 독자노선, 글로벌 연구소 잇는 'AI 벨트'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4차 산업혁명 핵심 중 하나인 AI(인공지능)의 시대를 이끌어 가기 위해 업종을 넘나드는 글로벌 공룡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수년전부터 구글과 월마트는 'AI 음성 쇼핑' 동맹을 맺고 아마존에 대항해 온·오프라인 유통의 최강자 자리에 도전하고 있다. 아마존은 AI스피커 시장 선점을 위해 MS와 제휴를 맺었다. 라인과 야후재팬은 동남아 AI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해 손을 잡았다. 중국의 BATH(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도 'AI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국내에서도 'AI 연합군'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우리끼리 싸우면 글로벌 AI 무대에서 뒤처진다'는 공감대가 널리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분야를 막론하고 기술·인재·데이터 등 각자의 장점을 조합한 '초협력'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열린 '대한민국 AI 1등 국가를 위한 업무협약식'. 박일평 LG전자 CTO 사장(왼쪽), 전홍범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부사장,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 부사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T 제공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열린 '대한민국 AI 1등 국가를 위한 업무협약식'. 박일평 LG전자 CTO 사장(왼쪽부터), 전홍범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부사장,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 부사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T 제공

◆ 'KT-LG전자-LG유플러스 연합군'과 'SK텔레콤-삼성전자-카카오 동맹'

4일 업계에 따르면 KT-LG전자-LG유플러스는 전날 '대한민국 인공지능 1등 국가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앞서 KT는 현대중공업그룹-한국과학기술원(KAIST)-한양대학교-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참여하고 있는 산학연 협의체인 'AI 원팀(AI One Team)'을 구성하고 있었다. 여기에 전자·통신 분야의 AI 역량을 보유한 LG전자-LG유플러스가 합류한 것이다. 

KT-LG전자-LG유플러스는 ▲AI 역량 기반 사회적 이슈 해결 기여 ▲보유기술 및 경험 공유를 통한 AI 역량 강화 ▲제품, 서비스, 솔루션 분야의 AI 경쟁력 향상을 통한 사업성과 창출 ▲산학연을 연결하는 AI 인재양성 플랫폼 구축 등을 위해 협력한다. 

이와 함께 'AI 원팀'은 대한민국 AI 인재양성을 위해 공동 노력한다. 각 산업의 특성에 맞는 '산업 실무형 AI 교육' 및 'AI 전문인력 육성'에 함께 참여해 AI 인재가 산업 전반에 골고루 활동하는 토대를 만들 계획이다. 이에 따라 AI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공동연구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다 앞선 올해 초에는 SK텔레콤-삼성전자-카카오의 'AI 연합'이 결성됐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1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서 "삼성전자-카카오와 AI 협력 이야기를 높은 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면서 3사 협력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3사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는 않은 상황이다. 다만 5G, IoT(사물인터넷), 핀테크, 스트리밍 서비스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점적인 분야에서 중장기적 협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전자는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올해까지 1000명 이상 늘릴 계획을 밝혔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왼쪽)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왼쪽)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삼성전자 차량용 콕핏에 탑승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I-전자 장점 융합, 콘텐츠-통신에서는 차별점

국내 두 'AI 연합'은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선 공통적으로 AI-전자 분야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KT-LG전자-LG유플러스 연합은 제품, 서비스, 솔루션 분야의 AI 경쟁력 향상 및 사업적 성과 창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 KT AI 플랫폼 '기가지니'와 LG전자 'LG 씽큐'의 상호 연동, 대화 확대 등 시너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그동안 구글이나 네이버의 AI 플랫폼을 활용한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이번 협력이 더욱 반갑다.

SK텔레콤-삼성전자-카카오는 연합의 방향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AI스피커 '누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나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 등 협력할 분야는 다양하다. 때문에 업계에선 AI 공동 스피커, AI 갤럭시 버즈, AI를 활용한 사회 문제 해결 등 AI 위주의 '초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두 연합군의 다른 점은 구성에서 비롯된다. KT-LG전자-LG유플러스 연합은 통신사가 두 군데다. 때문에 KT와 LG유플러스의 홈 IoT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LG전자 가전을 연동해 스마트홈을 한층 진화시킨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반면 SK텔레콤-삼성전자-카카오에서는 카카오라는 빅데이터·IP 강자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SK텔레콤과 카카오는 3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맞교환하며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각종 유명 콘텐츠 IP를 보유하고 있고, SK텔레콤은 OTT '웨이브'를 통한 콘텐츠 제작에 강점이 있는 만큼 콘텐츠 역량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이런 시너지가 삼성전자와 어떻게 만날지도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가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DEVIEW) 2019'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제공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가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DEVIEW) 2019'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제공

◆자체 AI 경쟁력 강화…'독자노선' 네이버

두 연합군과 달리 독자 노선을 업체도 있다. 국내에서 디지털 자원과 이용자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진 것으로 평가 받는 네이버다.

네이버는 지난 수년간 세계 곳곳에 AI 거점을 차근차근 마련해오고 있다. 2016년 일본 자회사 라인의 '라인데이터랩스'를 설립했고, 100명 수준의 AI 개발 인력을 내년까지 2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2017년에는 미국 미국 제록스로부터 유럽의 주요 인공지능 연구소인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해 80여명의 핵심 연구인력을 확보했다. 프랑스 그르노블에 위치한 이 핵심 연구소의 현재 이름은 '네이버랩스 유럽'이다.

네이버의 손길은 동남아에도 닿아있다. 2018년에는 홍콩과학기술대학교와 손잡고 AI 연구소를 열었고, 동남아 AI 강국인 베트남의 대학교들과도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네이버는 이처럼 전 세계에 퍼져있는 연구소들을 연결한 '글로벌 AI R&D 벨트' 계획을 지난해 10월 열린 개발자 회의 '데뷰(DEVIEW) 2019'에서 발표했다. 이처럼 네이버는 자체 AI 기술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동시에 네이버는 '오픈소스'를 무기로 삼고 있다. 자체 AI플랫폼인 '클로바'는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어디든지 협력이 가능하다는 것이 네이버의 설명이다. 이미 30개 이상의 업체들이 제휴하고 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장기적으로 이 연구 벨트가 미국의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중국의 BATH(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화웨이) 등 엄청난 기술력에 견줄 수 있는 새로운 글로벌 흐름으로 부상할 수 있도록 청사진을 그려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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