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리포트] '평화시위' 반대편선 '시가전' 양상...총격 사망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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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리포트] '평화시위' 반대편선 '시가전' 양상...총격 사망자 속출
  • 권혜미 뉴욕통신원
  • 승인 2020.06.0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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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총격사고로 1일(현지시간)에만 2명 사망
경찰, 약탈과 방화를 방어하는데 역부족
트럼프의 주 방위군 동원 선언에...
일리노이 주지사와 시카고 시장 반발 
권혜미 뉴욕통신원.
권혜미 뉴욕통신원.

[오피니언뉴스=권혜미 뉴욕통신원] 시카고가 불타고 있다. 흑인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 의해 사망한 사건 이후로 촉발된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쇼핑 센터 약탈과 방화 등 소요 사태로 번지면서 총격사고로 인한 사망사건까지 발생했다. 

지난 주말부터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는 2일(현지시간)현재 사흘째 지속되고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은 지난 1일 총기사고로 시민 2명이 사망했고, 주말이었던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동안 시민 20여명이 시위도중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시위대간 오발사고로 인한 사망이라고 공식발표했으나, 시민들은 경찰의 과잉진압이라고 항의하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총격사고 인한 사망사고와 함께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지만, 현재 정확한 사상자 수치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시카고 경찰 130여명 부상, 시민 수천명 체포  

이날 일리노이주 프릿저(Pritzker) 주지사는 7개 카운티를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일리노이 주 방위군 250여명과, 주 경찰 인력 300명을 추가로 동원했다. 시카고 경찰은 주말에 벌어진 시위로 시카고 도심에서 700여명, 교외에서 699명을 체포했으며, 132명의 경찰관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시카고 북부에서 사흘째 수 천명이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1일 시위대는 사망한 플로이드에 대한 정의 구현을 외치며 지난 주말 시위로 체포된 사람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카고의 중심 거리인 레이크 쇼어 드라이브와 링컨 파크를 따라 시위대가 움직이면서 참가자는 5000여 명으로 늘어 났다. 

전반적인 시위 분위기는 침착했고 인종적으로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 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많은 사람들이 시위에 참가해서 동일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게 되서 좋다”라고 말했다. 학교 선생님인 짐 요스트(Jim Yost)는 백인 남성으로서 인종 차별 반대 시위에 참가하는 것은 자신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1일 평화로운 시위가 벌어지기 이전 지난 주말 시위는 약탈과 총격이 오가며 폭동을 넘어 시가전 양상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남쪽 쇼어 지역의 상점들의 유리창이 부셔지고 습격 당했으며, 마네퀸과 종이 상자들이 길거리에 널부러져 있었다고 약탈 현장을 묘사했다. 

경찰이 노란 저지선을 치고 상점 밖을 지키는 와중에도 사람들이 와서 남는 물건이 없나 살펴 보자 경찰은 “다 챙겨 가서 남은게 없다”고 말했다. 

핸드폰 가게가 습격 당하자 헬멧과 방패와 경찰봉을 든 20 여명의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경찰은 상점을 습격하는 사람들을 향해 플레시를 비치고 경찰차로 추격을 하면 쫒아내도 계속 돌아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무장해 상점을 털러온 무리를 보고 경찰이 도망가는 경우도 보고 됐다.  

미시건 애버뉴에 자리한 시카고의 유명한 스테이크 레스토랑인 진 앤 지오그게티(Gene & Georgetti)는 유리창이 다 깨지고 술병과 집기를 약탈 당했다. 레스토랑 오너는 이미 코로나로 인해 9주간의 경제 봉쇄로 레스토랑 비즈니스가 큰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에 경제 재개로 겨우 직원들을 불러 레스토랑 문을 열려고 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망연자실 했다. 그는 관광객도 한 동안 돌아 오지 않을 것이고 레스토랑 시설도 망가져 어떻게 장사를 이전 처럼 복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한 흑인사망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시카고에서는 지난 주말 2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한 흑인사망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시카고에서는 지난 주말 2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시위대 진압 요구에 일리노이 주정부 반발  

시카고 시와 일리노이 주정부가 경찰력을 동원해 치안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와중에 프릿저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될 것이다”라는 트윗을 날리고, 주지사와의 화상 회의에서 “거리를 지배하라”라는 주문을 한 것에 대해서 설전을 주고 받았다. 

주지사 화상 회의에서 프릿저 주지사는 플로이드 사망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이 “선동적”이고 “국가 지도자가 국민을 진정 시키고 평화롭고 합법적인 시위가 될 수 있도록 해야 질서가 잡힐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프릿저 주지사 말에 동의 하지 않으며 일리노이의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가 미흡하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주 방위군을 동원해 “폭동과 무법행위”를 끝내겠다고 발표 했으나 구제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프릿저 주지사는 CNN에 출연해 치안 유지는 주정부의 권한이라면서 연방 정부가 일리노이 주에 주 방위군을 보내는 것에 반대하며 이는 불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이 “끔찍한 실패”인 것을 감추기 위해 상황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한 플로이드에 사망에 대해 대중이 정의 실현을 외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법과 질서의 대통령”으로 포장하려 한다며 트럼프는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또한 로리 라이트풋(Lori Lightfoot) 시카고 시장은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시카고에 주 방위군을 보내 시위대에게 본때를 보여 주겠다는 언급에, 시카고 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법정에서 대통령의 행정 명령을 다투겠다고 말했다. 

평화로운 시민들의 인종 반대 시위와 끊이지 않은 폭력적인 약탈 행위 그리고  부족한 경찰력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연방 정부의 개입은 받지 않겠다는 시카고 시장과 일리노이 주지사 간 갈등.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위기까지 더해져 미국 3대 도시인 시카고가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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