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미중갈등 고조에 위안화 약세에도...'약보합세' 유지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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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미중갈등 고조에 위안화 약세에도...'약보합세' 유지에 무게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5.31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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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미·중의 날선 대치가 심화되고 이른 시기에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위안화가 약세 전환했다. 이에 위안화 블록 통화인 원화의 약세 압력 또한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달러당 1.1원 내린 1238.5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8일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0%로 25bp(1bp=0.01%)인하했지만, 시장에서 인하 전망이 우위였던 만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오히려 한은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0.2%포인트 내린 1.9%로 조정한 것이 환율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내부적 요인보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위안하 약세 흐름 등의 외부적 요인이 원화 가치 상승을 가로막는데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은 금리 인하는 미리 반영된 측면이 컸고, 당국의 경계감 속에서 위안화를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며 "지난주 1240원대의 저항 속에서 달러·위안이 밀리면서 원·달러 환율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주 역시 지난 주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원·달러 환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이번주 원·달러 환율 예상밴드를 1220원~1260원으로 제시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주 대비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주 환율 전망의 근거로 미중갈등 고조를 꼽았다.  

◆중국, '홍콩보안법' 통과...미·중 갈등 가시화

중국이 시장의 예상대로 전국인민대회(전인대) 폐막일인 지난 28일 '홍콩 보안법' 통과를 강행했다. 이르면 8월부터 법적 효력이 발생할 예정이며 입법화는 연내 완료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책임론을 통해 대 중국 강경 스탠스를 고수하던 미국은 홍콩보안법 통과에 따라 다양한 제재로 대응하고 나섰다. 지난 29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보안법 제정에 관여한 중국과 홍콩 관리들에 대한 제재 방침도 밝혔다. 

해당 내용들은 언론을 통해 예상됐던 수순이지만, 최종 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실행을 예고하면서 미·중 관계 갈등 심화는 물론이고 향후 구체적 조처에 따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지난 28일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9년 9월 고점인 7.16을 상향 돌파했다. 

자료제공=investing.com

29일 중국 인민은행 또한 달러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5% 올린 7.1316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지난 2008년 2월 28일 이후 12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위안화 가치 절하에 원화 역시 약세 압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딩솽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위안화 환율상승은 시장 반응에 따른 것"이라면서 "미·중 관계가 더 악화하고, 특히 미국이 중국에 금융제재를 가하면 환율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 하락을 원하지는 않겠지만, 환율을 인상해 위안화를 무기로 쓰려는 의도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무역합의, 미·중 갈등 장기화 가능성...원화 약세 흐름 부추길 듯

문제는 현재 미·중 갈등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부각되며 위안화는 물론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부추길 우려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의 정치적 이슈는 물론 하반기 미·중 무역합의 관련사안의 갈등도 불거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 원화 가치 또한 약세 흐름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 들어 지난 1월 15일 성사된 미·중 무역합의 이행과 관련해서 중국의 대미 수입은 여전히 목표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1차 무역합의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중국은 대미 수입 규모를 지난 2017년보다 2000억 달러 가량 증가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사태로 중국의 대내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의 부담감은 커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 강세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권 연구원은 "신흥국 통화 가운데 중국 위안화와 한국 원화는 빠른 코로나 정점 통과에 따른 경기회복 속도에서 우위에 있다"며 "양호한 달러 유동성 등을 바탕으로 여타 신흥국 통화대비 선방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올 하반기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중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원화를 비롯한 위안화 블록 통화에 약세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출 경기 부진 등 실물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에 미·중 이슈와 연동된 위안화 흐름을 고려했을때 향후 원화는 약세 압력이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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