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시대'...SBI저축은행, 고금리대출 관행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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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시대'...SBI저축은행, 고금리대출 관행 여전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5.29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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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 소재 SBI저축은행 본사. 사진제공=글로스타
서울 을지로 소재 SBI저축은행 본사. 사진제공=글로스타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코로나사태로 자금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시중은행의 대출이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 저신용자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창구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다. 

이런 와중에 업계 1위를 수성하며 고성장 하고 있는 SBI저축은행이 서민금융이라는 본질을 외면하고 고금리대출을 통한 잇속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존 0.75%였던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했다. 지난 3월 '빅컷'(1.25%→0.75%)을 단행하며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불과 2개월 만에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이에따라 SBI저축은행은 이번달 초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낮췄다. SBI저축은행은 12·24·36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기존 대비 0.1%포인트 인하한 1.8%로 결정했다.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금리 또한 1.5%대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SBI저축은행이 1%대의 낮은 예금금리를 제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5%~20%에 이르는 고금리 대출에 여전히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SBI저축은행, 고금리대출 비중 전체 3분의 1 넘어...서민금융 업계 1위의 잇속 챙기기 논란

지난해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8.59%로 전년도 평균금리 19.40%와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 4월 평균금리도 17.6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3월 "저축은행의 신규 취급기준 평균금리가 18%로 여전히 높은데 금리 부담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아직까지 SBI저축은행은 해당사안에 대해 소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SBI저축은행의 20% 이상 고금리 대출잔액은 1조5103억원으로 전년대비 3222억원 늘어나며 업계 2위를 기록했다. 동 기간 신규대출금리 또한 18.7%였다. 지난 4월 SBI의 고금리대출 비중은 33.5%였다.  

가계신용대출 중 고금리대출 잔액 상위 5개사 현황(’19.12월말). 자료제공=금융감독원
가계신용대출 중 고금리대출 잔액 상위 5개사 현황(’19.12월말). 자료제공=금융감독원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4분기 총자산 8조6876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지켰다.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과의 총자산 차이는 1조3958억원으로 격차가 확연한 모습이다. 2014년부터 6년 연속 업계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엔 영업수익으로 911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이자수익만 7888억원으로 87%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운용 대출금은 7조3730억원으로 나타났으며 가계자금대출 규모는 3조8033억원을 기록했다. 한마디로 개인고객이 SBI저축은행을 통해 빌려간 돈이 절반이 넘는다는 것이다. 

코로나사태의 영향으로 인한 대출 수요 증가로 지난달 대출액도 4000여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정진문 저축은행 사장은 "연 3% 수준의 이자를 주고 예금을 확보해 30% 금리로 되파는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저축이자를 한푼이라도 더 주고, 소비자의 대출 금리를 조금이라도 더 낮추는데 충실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진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관측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사태로 1금융권의 지원이 어려운 경제적 취약계층은 2금융권을 이용할 수 밖에 없고 그 중에서도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비중과 책임은 클 수 밖에 없다"며 "저축은행의 고금리대출이 지속된다면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융편의를 도모해야한다는 저축은행의 설립취지와 배치된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계 저축은행 SBI, 자금유출 가능성도 제기

일각에선 SBI저축은행이 일본계 자본이 투입된 금융회사라는 점에서 자금유출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SBI저축은행은 2013년 현대스위스 저축은행 계열사를 SBI홀딩스가 1조3500억에 인수한 금융사다. 현재 SBI홀딩스는 SBI저축은행의 지분 84.27%를 소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지난 26일 같은 일본계 저축은행인 JT친애저축은행이 배당금을 통해 모회사인 J트러스트 그룹 내 동남아 법인 지원을 공시하며 SBI저축은행 또한 배당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SBI저축은행이 인수 후 떠안은 1조원 규모의 결손금으로 인해 당장에는 배당에 적극적으로 나설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지만, 코로나사태로 일본 기업 역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일 가능성은 여전하다. 

서민 대상의 고금리대출을 바탕으로 확보한 자금이 일본 내 모회사로 유입될 경우 SBI저축은행은 비난의 화살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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