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25%p 인하...'코로나 충격 예상보다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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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0.25%p 인하...'코로나 충격 예상보다 커'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5.2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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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통화정책방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기자간담회'가 유튜브로 중계됐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 낮췄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 낮췄다.

앞서 지난 3월 16일 '빅컷'을 단행하며 1.25%였던 기준금리를 0.75%로 인하한지 불과 2개월 만에 추가로 내렸다.

한은이 코로나19에 따른 최근 수출 급감,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성장률 추락 등 경제적 타격을 예상보다 더 크고 심각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 격차는 0.25∼0.5%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날 금통위를 앞두고 학계·연구기관·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경제지표 악화, 미·중 경기침체, 디플레이션 우려...금리인하 부채질

수출, 성장률 등의 경제 지표에서 코로나19 충격이 속속 가시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 경기가 '대공황급'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는 가운데 특히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타격 또한 불가피할 전망이다.

채권시장에서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간 문제로 받아들였다.

지난 4월 수출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24.3% 감소한 369억2천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2016년 2월, 359억3천만달러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수출 부진에 무역수지도 99개월 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5월 들어 20일까지 수출 203억달러는 지난해 5월 같은 기간보다 20.3% 줄어 들었다.

이러한 수출 급감 등의 영향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 또한 심각한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앞서, 한은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1.4% 감소했다.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4분기 -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수출과 성장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 경제 상황도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악화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달 6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의 2분기 성장률 예상값은 평균 -32%로 조사됐다. 미국의 GDP 증가율이 1분기 -4.8%보다 더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은 지난 22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연례회의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 수치조차 제시하지 못했다.

디플레이션 우려 또한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근원물가 지표)'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 오르는 데 그쳐 1999년 12월 0.1% 이후 2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정부가 3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나서며 코로나 위기 극복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는 만큼 통화당국도 이에 공조해야 한다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현실적으로도 추경 재원 조달을 위한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을 앞두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시장금리 상승을 억제할 필요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한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날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포함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나 낮췄고,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 등 이른바 '한국판 양적 완화'도 시도하며 유동성 공급을 위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아울러 한은은 저신용 등급을 포함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사들이는 기구(SPV)에도 8조원을 대출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예금·대출 금리도 다음달 말 인하

이번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 여·수신 금리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의 예대마진은 축소되고 실적 기대치는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 조정 후 조정치가 시중은행 예·적금 상품에 반영되기까지 일반적으로 한 달 정도 소요되는것을 감안하면 다음 달 말 시중 금리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높아 봐야 1.20%(신한은행, 미래설계 크레바스 연금예금) 수준이다. KB국민은행 국민수퍼정기예금, 신한은행 신한S드림 정기예금, 하나은행 하나원큐 정기예금 등은 모두 0.8~0.9%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들의 저축 수신금리는 평균 연 1.20%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대출금리 역시 떨어질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이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에 따른 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주요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 즉 예·적금 금리가 낮아지기 때문에 대출 금리도 낮아지게 된다. 코픽스는 매월 15일에 공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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