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리포트] 비상걸린 美 대학, 입학지원 감소에 등록금 환불소송까지
상태바
[뉴욕 리포트] 비상걸린 美 대학, 입학지원 감소에 등록금 환불소송까지
  • 권혜미 뉴욕통신원
  • 승인 2020.05.26 1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라인수업 전환 후 신학기 입학율 급감, 재정난까지
9월 신학기 신입생 감소, 유학생 전년비 16% 감소 예상
입학서류 접수 마감일은 연장
톱 MBA 등 미 대학원 GRM와 GMAT 성적 요구안해
하버드 등 대부분 대학 대면 수업 재개일정 미확정  
권혜미 뉴욕 통신원.
권혜미 뉴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권혜미 뉴욕 통신원]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 3월 말 이후로 미국 대부분의 도시에서 경제 활동이 중단되고 자택 대피령이 2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다. 병원, 대중교통, 식료품 점 등 필수 서비스 인력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업이 재택 근무에 들어갔고 학교 수업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미 연방정부는 지난 20일부터 경제활동 재개를 공식화 했지만 대부분 기업들과 학교는 재택 온라인 업무와 수업을 진행 중이다. 아직도 매일 수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경제 재개 조치가 이르다는 판단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세계 제1의 유학생을 받아들여 특수를 누려온 미국 대학들이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미국 대학가에서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기존의 대면 수업에서 누릴 수 있는 기타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되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전역에서 비싼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환불해 달라는 집단 소송이 100건을 넘게 계속 증가하고 있다. 

칼리지 보드 (College Board) 따르면 일년에 등록금, 생활비 등을 합해 대학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은 학생 1명 당 공립 학교는 2만1950 달러, 사립 학교는 4만9870 달러다. 2007년과 2014년 사이 미 중간 소득이 약 6.5% 하락하는 동안, 같은 기간동안 대학 등록금은 37% 올랐고 2020년 학자금 대출은 1조6000억 달러에 이르는 등 대학 교육의 비용이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것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은 이해 하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등록금을 깍아주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 한다고 해도 대학 시설과 인력을 유지하기 위한 고정 비용은 그대로이고, 온라인 수업 소프트웨어 수요로 인한 추가 비용에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대학 내 식당, 서점과 기숙사 등 상업 시설에 대한 임대료와 대학 스포츠 팁 수입 등 부과적인 수입이 사라져 대학 재정에 타격이 크다. 

설상 가상으로 코로나도 재정 적자 폭이 늘어나는 주 정부가 대학 예산 지원을 크게 줄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의 경우 오는 9월에 시작되는 새로운 학기에 지급하는 교육 예산을 20억 달러 삭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온라인 대학 교육에 대한 회의감 때문인지 실제 대학 등록율이 감소하고 있다. 미국 교육 위원회 (American Council on Education) 조사에 따르면 올해 9월에 시작하는 신 학기에 입학할 신입생의 4월까지 등록 비율은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고 한다. 또 대학의 수익도 230억 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고등학교 졸업자가 대학교 입학 여부를 결정해서 통보하는 데드라인인 5월 1일이 지났어도 학부생 정원의 절반이 차지 않아 700 여개의 대학이 신입생 등록 기간을 한달 연장했다고 밝혔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하버드대학교 캠퍼스.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캠퍼스에 학생들과 교원의 발길이 닿지 않고 있다. 미 정부는 경제활동 재개를 선언했지만 하버드대는 대면수업 재개 일정을 아직까지 정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하버드대학교 캠퍼스.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캠퍼스에 학생들과 교원의 발길이 닿지 않고 있다. 미 정부는 경제활동 재개를 선언했지만 하버드대는 대면수업 재개 일정을 아직까지 정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미국 대학교 등록금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유학생 숫자도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교육 위원회(Institute of International Education)가 599개 미 대학에 대해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비자 발급 중단, 여행 금지 명령, 온라인 수업의 여파로 9월에 시작되는 학기에 등록할 유학생의 비율이 16% 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미 유학생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중국 유학생들이 중국 정부의 여행 금지로 새 학기가 시작될 때 돌아올 수 있을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등록금이 비싸고 진학 목적 중 동문간의 네트워킹이 가장 큰 우선 순위를 차지하는 MBA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2020년 8월에 시작하는 신입생을 유치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팬대믹 여파로 GMAT이나 GRE 등 미국 대학원 입학 시험을 재때에 치루지 못하는 지원자들을 위해 워튼(Wharton), 켈로그(Kellogg) 카네기 멜론(Carnegie Mellon) 같은 세계 적인 탑 MBA 프로그램은 GMAT 점수를 입학 사정에 요구하지 않기로 결정 했다. 

또한 존스 홉킨스 MBA는 보통 라운드 3에 마감하는 지원 시기를 라운드 4로 연장해 7월 15일까지 받기로 결정했다. UC 버클리는 사상 처음으로 GMAT/GRE 혹은 직장 경험 없는 UC 버클리 학부 졸업생을 입학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입학 사정이 관대해져서 올해 합격을 하더라도 일년 미뤄서 내년에 입학하겠다는 지원자가 많아서 미 대학의 골치 거리가 되고 있다. 

한편 9월 신 학기에 대학들이 오프라인 수업을 시작할 수 있을 지도 보건 당국과 대학 사이에도 이견이 많다. 미 전염병 연구소의 파우치 소장은 대학 캠퍼스의 수업 재게를 일괄적으로 결정하기 보다는 학교가 속한 지역 사회 상황과 방역 역량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주의 코로나 바이러스 통제 상태와 경제 활동 재게, 소독과 청소 등 학교의 방역 능력, 테스트와 치료를 할 수 있는 의과 대학 소유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개별 대학의 오프라인 수업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숙사나 교실, 학생 식당에서 2차 감염이 시작될 경우 학교가 소송을 당할 수도 있어 대면 수업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워싱턴 타임즈에 따르면 노틀담 대학교는 캠퍼스 강의를 8월 초에 평상 시 학기 보다 2주 일찍 시작해 11월 말 추수감사절 전에 학기를 끝내겠다는 계획이고, 켄터키 대학은 1학년과 2학년은 교실 수업을 3학년과 4학년은 온라인 수업을 준비 중이다. 캘리포니아 주립대는 올해 말까지 온라인 수업을 연장할 계획이고, 콜럼비아, 하버드, 듀크 등 대부분 대학은 앞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데이터를 참고해 결정하겠다고 개강 일정을 유보한 상태이다. 

미국 듀크 대학교의 독립언론 더 크로니클 (The Chronicle)에 따르면, 4월 초 750개 대학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2020년-2021년 학기 동안 미 대학 65%가 대면 수업, 6%가 온라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17%, 향후 결정 하겠다가 10% 였다. 학교 재정 악화와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는 두 가지 딜레마 속에서 미 대학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