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포스트코로나'대비 신규 '미래먹거리' 발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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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업계, '포스트코로나'대비 신규 '미래먹거리' 발굴해야"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5.25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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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국내경기 침체시, 신규 가입자 수 감소 우려
보험연구원 "신시장 개척·디지털 전환 서둘러야"...
"고객수요 맞춤형 신상품 개발 적극 나서야"
사진제공=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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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저금리, 저성장, 저출산 '3중고'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코로나사태로 인한 경기침체의 영향까지, 국내 손해보험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실손보험은 만성 적자 상태로 접어들었고 자동차보험은 다이렉트보험 등장으로 무한 가격경쟁 체제로 돌입한지 오래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고 국내 경제성장률이 후퇴할 경우 신규 보험가입자수는 점차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게 보험업계의 걱정이다. 

지난 2월~4월 확대된 재택근무, 보험 청구건수 감소, 자동차 손해율 개선 등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2조2227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2538억원 대비 31.7%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지난 3조9963억원 당기순이익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적은 금액이다.

지난해 6월 기준 가입자가 약 3800만명에 달하는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손보사 실적 악화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25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손보사들의 1분기 합산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137.2%로 전년 동기 대비 5.9% 포인트 상승했다. 실손보험의 적정 손해율이 100% 정도인 것을 감안할때 보험사 입장에선 손실율이 계속해서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를 통해 보험사 손실액도 급증하고 있다. 손보사 합산 올해 1분기 실손보험 손실액은 693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5206억원 대비 33.13% 늘어났다. 

지난 4월 금융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보험업은 판매 감소, 경기 둔화에 따른 보험가입여력 위축 등으로 보험료수입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라며 "금리하락에 따른 이차역마진 확대 및 자산운용수익률 하락, 보험금지급률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자동차, 여행자 보험시장 등 손보사의 주요 타겟 상품의 침체가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손보사의 전향적 변화가 주문되는 시점이다.  

또 보험연구원은 25일 '코로나19 손해보험 종목별 영향' 보고서를 통해 손해보험 종목 대부분의 수익성이 코로나사태로 인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제공=보험연구원

코로나사태로 인한 이동제한은 자동차 신규 구매를 제한해 보험가입자 유입을 제한하고, 여행자보험의 수요 또한 감소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으로 손보사의 실적이 선방한 부분은 일시적 운행 감소에 따른 단기적 요인일 뿐 중·장기적으론 시장의 규모 자체를 줄이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침체에 따른 실업률 증가로 직원 수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근재보험시장 규모 감소와 여행 및 운송산업의 업황악화에 따른 항공기·선박, 여행자 보험시장의 직접적인 타격이 추후 손보사의 성장을 제한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사태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으며 손보업계가 개척 가능한 부분이 존재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처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여행취소비용보험 등, 고객 수요 맞춤 신상품 개발 필요

우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세계가 여행 취소 대란을 겪으며 소비자들의 취소 시 위험보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보사들이 관련 사안에 발맞춘 신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대부분의 여행보험 상품은 전염병을 면책항목으로 규정해 고객들에게 보험금을 보장해주지 않고 있다. 국내 여행보험시장의 올해 1분기 신규계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고, 코로나19 영향이 집중됐던 2월~3월 사이 63% 감소했다. 

자료제공=보험연구원

1분기 해외 출국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3% 줄어들어 해외여행보험시장도 같은 기간 41%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으로 여행을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여행사로 부터 계약 해제를 요청하더라도 여행 경비 환불 또는 위약금을 회수받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손보사가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상품을 통한 수익성 재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이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의 여행 취소 보장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보험약관에 전염병에 대한 규정이 별도로 없을 뿐 아니라 '여행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역시 포괄적으로 해석이 가능해 갈등의 소지가 있다"며 "최근 주요국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수요증가에 대응해 여행취소보험 보장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관련 사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 주 보험청은 지난 3월 전염병 확산에 따라 모든 여행 취소 사유에 대해 보험금을 보장하는 '여행취소비용보험(Cancel For Any Reason Travel Benefits)'에 대한 가이드를 제정하고 보험사에 권고했다. 

여행취소비용보험은 표준 여행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40%~60% 정도 높지만, 전염병 등으로 여행이 취소될 경우 여행경비 50%~75%를 보험금으로 지급해주는 상품이다. 

뉴욕 주 보험청은 "일반 표준여행보험은 전염병으로 인한 여행취소는 면책사항으로 규정돼 있어, 소비자 피해 해소를 위한 보호조치로 새로운 보험 상품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보험사 라인파이낸셜은 전염병 확대로 항공, 숙박 등을 취소할 경우 취소수수료를 보상해주는 여행 취소비용보상보험을 지난 2월 출시했다. 

라인파이낸셜은 소액단기보험회사와 제휴해 '라인트래블Jp(일본 최대 여행정보 사이트)'에서 항공권, 숙박시설, 패키지여행 등을 구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여행보험은 전형적인 생활밀착형보험이자 소액단기보험"이라며 "코로나19 이후 달라질 생활환경과 새로운 위험보장 수요에 대응하여 이를 비롯한 유연한 상품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언택트·데이터3법' 기회, 온라인 상거래 보험·디지털 환경 정비 등...과감한 변화 필요

코로나사태로 '언택트(비대면)' 채널 활성화가 가속되면서 원격근무 및 디지털 환경을 정비해 직관적이고 과감한 상품 개발을 통해 고객 유입에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 '중안보험'은 중국내 최대 보험사인 '핑안보험'과 '알리바바', '텐센트'가 합작해 설립한 기업이다. 중안보험의 비지니스 모델은 협업사를 거쳐 고객에게 도달하는 B2B2C 형태다. 

중안보험의 대표상품은 전자상거래 관련 상품이다. 특히, 배송반송보험은 고객이 품질불만이나 변심으로 환불, 교환하는 과정에서 부담해야하는 배송비용을 보장해 주는 보험이다. 

알리바바와 중안보험의 협업 플랫폼이 도입된 이후 구매거래와 보험판매가 동시에 35% 증가하며, 양사 실적 모두에 기여했다. 

이러한 획기적 상품을 통해 알리바바의 불만 민원 접수 건수는 30% 감소했고, 중안보험은 양적성장을 통해 지난 2017년 9월 홍콩증시에 상장할 수 있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채널 활성화는 개인들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었고 금융에 대한 이해도도 높혔다"며 "이러한 기조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어서 개인소비자 니즈에 맞는 상품을 손보사가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는 8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데이터3법' 개정안 또한 기관 간 데이터 결합 및 공유를 용이케 해 보험회사의 디지털 전환 및 신상품 개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개정안의 골자는 과학적 연구, 통계 작성, 공익적 기록보존 등의 목적을 위한 가명정보 활용 허용이다. 손보사는 이번 개정안 통과로 특정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를 다양한 소스로부터 수집할 수 있게됐다. 

이를통해, 손보사는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에 대한 높아진 정보 접근성을 바탕으로 유병자 보험 등 기존에 제공되지 않던 개인 맞춤형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졌다.

최창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이터3법이 개정되면서 보험회사의 신상품 개발 및 요율 고도화가 수월해져 개인 맞춤형 보험 서비스 제공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험 계약을 단순 비교·분석하는 수준에서 진단·처방전·치료 내역·자산현황·생활 습관 등과 결합해 건강관리·연금관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새롭게 제공할 수 있게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사태가 장기화 되면 손보사의 손해율과 해지율이 급등할 우려가 존재하며, 대면채널 영업실적 악화도 부정적 전망을 부채질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 증가로 수익증권 및 위험대출의 투자 비중이 높은 손보사는 보유 자산의 가치 하락을 통한 수익성 하락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손보업계가 대내외적 환경 변화 속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시장에 적극적이고 과감한 전략을 통해 대처하는 자세를 취하는게 무엇보다 필요한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사태가 여러 분기에 걸쳐 지속되면서 손보사는 사업의 영속성 및 운영상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라며 "온라인 상거래 보험 등의 신상품개발, 디지털 환경 정비 등으로 중·장기적 리스크에 대비하는 동시에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할 시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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