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패트롤] 영국 소매판매, 코로나19 쇼크에 4월 사상 최대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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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패트롤] 영국 소매판매, 코로나19 쇼크에 4월 사상 최대 폭락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5.24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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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사재기 현상으로 식품 지출 급감…유류·의류 동반 하락
경제 전무가, 회복세는 더뎌…소매업 풍경 영원히 바뀔 것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장 문을 닫은 영국 런던의 소매점.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장 문을 닫은 영국 런던의 소매점. 사진=픽사베이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영국의 소매판매는 지난달 사상 최대로 급락했다. 온라인 쇼핑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에 머물면서 비필수(Non-Essential) 매장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전국가들은 많은 노점상들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통계청(ONS, 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에 따르면 4월 현지 소매판매량은 전월 대비 18.1% 감소했다. 이번 부진은 로이터통신이 조사한 경제학자들의 전망(16%)을 뛰어넘는 수준이고, 1996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치다. 3월도 5.2% 떨어졌는데, 이 역시 역대 최대 하락 폭이었다.

ONS 이사회 소속인 조나단 어써우(Jonathan Athow)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달 소매판매량이 5분의 1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월 발생한 사재기로 인해 식품에 대한 지출이 급감했고, 유류와 의류 판매 역시 크게 감소했다”며 “반면 온라인 쇼핑은 사람들이 집에서 물건을 구입하면서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4월 온라인 매출은 전월 대비 18% 증가했다. 이로써 전체 소매판매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7%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지난해 4월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19%)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1.7%포인트 상승한 셈이다.

세부적으로 온라인 식품 소매업자들은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고, 백화점은 17%의 성장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주류상점은 2.3%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식품점 매출도 4% 감소했는데, 3월 사재기에 따른 성장세로 인해 4월은 주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류매장와 주유소 매출은 각각 50.2%, 5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활용품 매장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감소세를 보였으며, 백화점은 25% 감소했다.

은행과 신용카드 거래를 기반으로 주간 지출 데이터를 제공하는 회사인 페이블데이터에 따르면 5월1일 지출 감소세가 완화됐다. 도심중심의 위치한 오프라인 소매점이나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DIY 매장들은 이달 다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비필수 상점들 역시 다음 달 1일부터 영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경제 전무가들은 회복세는 더딜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컨설팅사인 판테온 거시경제연구소(Pantheon Macroeconomics)의 수석 경제학자 사무엘 톰스는 “소매 판매의 회복은 모든 비필수 상점들의  예정인 6월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톰스는 “하반기 소매판매 매출이 코로나19 전보다 5% 낮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최근 가계 소득 감소와 경기 침체에 돈을 더 절약하고자 하는 소비 방식과 코로나19 잠복을 우려해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꺼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더딘 성장세와 온라으로 전환된 소비패턴은 오프라인 매장들을 생존을 위협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컨설턴트사 올리버 와이먼의 소매 전문가인 던컨 브루어는 “7월이 되면 소비자들이 주로 실내와 마을 인근에 머물게 된 것에 익숙해져 먼 거리를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기업들은 부채와 실적 추락으로 인해 영구적으로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정보 제공업체 스텐그룹의 커스틴 브라운 사장은 “강한 회복세가 당장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소매업 풍경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영원히 바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리서치업체 GfK는 영국의 5월 소비심리지수가 34포인트로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최저치다.

조 스타턴 GfK 고객전략 책임자는 “코로나19 규제를 완화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심리는 여전히 타격을 받고 있다”며 “실업수당 청구율이 사상 최고로 높아지고 심각한 경기침체와 세금인상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영국 경제지형에 코로나19 팬데믹 피해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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