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전망] '미중 갈등심화, 코로나 장기화조짐'...더 커진 원·달러 상승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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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전망] '미중 갈등심화, 코로나 장기화조짐'...더 커진 원·달러 상승압력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5.24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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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원·달러 환율1200원대 초중반 박스권 유지"...
"달러당 최대 1250원 임박"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지난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1원 상승한 1237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3월 24일 이후 두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선 23일 원·달러 1개월물이 1240.66원까지 상승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 0.15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 대비 3.51원 오른 셈이다.

중국이 홍콩에 대한 새로운 국가보안법 제정을 예고하고, 이에 따라 미국 행정부가 강경대응을 시사하며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원·달러 환율 상승을 주도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대한 낙관론 약화와 고용감소, 소득 악화 등 실물지표의 지속적 부진 또한 환율 상승 압력을 지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치고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중 갈등 격화 가능성, 코로나 백신 낙관론 약화...강달러 견인

22일 개최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연설에서 리커창 총리는 홍콩 국가 안보를 위한 건전한 법적 체계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리커창 총리는 올해 예산적자 목표를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3.6%로 설정하고 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 등을 통해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을 밝혔지만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더 큰 폭으로 반영됐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의사를 밝히자 미국 상원의원들은 중국 관리를 대상으로 제재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맞대응했다. 이 법안엔 홍콩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법을 위반한 주체들과 거래하는 은행들에게도 2차 제재를 부과하는 안이 담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또한 중국이 홍콩의 국보법 제정을 강행할 경우 강력하게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외에도 미국 상무부는 최근 미국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활용한 외국 반도체 제조업체가 미국의 허가 없이 화웨이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수출 규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수출 규정 개정안에 대해 중국은 미국기업 '블랙리스트'를 활성화 하겠다고 밝혀 양국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미·중 관계와 위안화 흐름을 살피며 상승 변동성을 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박스권내 움직임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외환시장이 주목하는 경제 재개, 미중 갈등,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결과에 따라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낙관론이 약화되며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난 사실 또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20일 미국 바이오 기업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관련 임상 결과에서 유효성을 판단하기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이후 원·달러 환율은 상승추세를 보였다. 

자료제공=investing.com

◆미 경제활동 재개 영향 제한적, 디플레이션 우려...실물지표 부진 여전 

경제활동 재개 기대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다소 회복시키며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 동부 코네티컷 주가 지난 20일 경제활동을 재개하기로 밝히면서 미국 50개 주가 모두 부분적인 경제활동을 재가동했다. 

이날 자택 격리령이 해제된 코네티컷 주는 코로나 확산 차단을 위한 기본 지침에 따르는 선에서 식당 등의 운영을 정상화했다. 

미국내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뉴욕 주 또한 지역에 따라 일부 경제활동을 재개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활동 재개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이 디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과거 경기회복 국면과 같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연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달 대비 0.8% 하락했다. 3월 지수 또한 전달 대비 0.4%하락했다. 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하락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미국 10년물 기대인플레이션은 현재 1.2%로 3월 중순 0.6%에서 회복되는 모습이나 올해 초 1.8% 수준에 비하면 33%나 떨어진 셈이다.  

국내 실물 지표 또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전년 대비 20.3% 감소했고 특히, 승용차와 석유제품이 각각 59%, 69% 감소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올해 초 이후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의 플러스 전환 또한 지난해 3월 부진했던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기회복 국면에선 경제주체들의 물가 기대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며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지만 현재 디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는 만큼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설비투자 선행지표를 통해 판단해 봤을때 제조업 기계수주 둔화와 글로벌 수요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며 투자·수출의 빠른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50개 모든 주가 봉쇄 조치 완화에 돌입하는 등 경제 정상화 기대가 커졌다"며 "다만, 미·중 긴장감 속 위안화 환율 지지력 하방 경직성이 유지되는 상황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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