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영의 홍차수업] ⑩홍차에 카페인이 많이 들어있다는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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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영의 홍차수업] ⑩홍차에 카페인이 많이 들어있다는 오해
  •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 승인 2020.05.2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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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문기영 홍차 아카데미 대표] 홍차가 억울하게 받고 있는 오해중 하나가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녹차보다도 많이 들어 있는 편이고 심지어 커피보다도 카페인 함량이 많다는 것이다.

커피의 30~40% 불과...흡수도 적어

일반적으로 한 잔의 홍차에 들어있는 카페인 양은 같은 크기 잔에 들어 있는 커피의 30~40%에 불과하다. 홍차를 우리는 방법(차의 양, 시간길이 등)이나 커피의 종류(드립커피냐 믹스커피냐)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보아서 그렇다는 뜻이다(영국에서 한 실험 결과도 있다)

이 말은 같은 크기 잔에 들어 있는 홍차와 커피의 카페인 양을 실험실에서 측정하면 그렇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마셨을 때 신체가 흡수하는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홍차 속에는 커피에는 들어있지 않은 카데킨, 테아닌 같은 성분들이 있어 이들이 신체가 흡수하는 카페인양을 줄여준다. 홍차 자체에 들어 있는 카페인 양도 적은데다가 음용했을 때 흡수조차도 일부만 된다는 뜻이다.

같은 찻잎으로 6대 다류를 만든다면 이론적으로 카페인 양은 동일하다. 사진= 구글
같은 찻잎으로 6대 다류를 만든다면 이론적으로 카페인 양은 동일하다. 사진= 구글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홍차나 커피를 마셨을 때 내가 섭취하는 카페인 양이고 이런 관점이라면 홍차가 커피보다 훨씬 적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왜 홍차에 카페인이 더 많다고들 알고 있을까. 마른 홍차 100g과 원두 100g의 카페인 함량을 측정하면 홍차 100g에 더 많이 들어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홍차 100g은 40~50잔 정도를 우릴 수 있다. 반면에 원두 100g은 10잔 전후의 커피만을 추출할 수 있다. 아마도 이런 비교 자료가 오해를 일으킨 것 같다.  마시는 한 잔에 포함된 카페인 양을 놓고 비교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의미 있다.

필자가 홍차의 예를 들어 설명했지만 사실은 모든 차에 해당된다. 모든 차는 차나무의 싹이나 잎으로 만드는 것임으로 카페인 함량에 관한 홍차와 커피의 관계가 모든 차와 커피의 관계로 보아도 된다는 뜻이다.

우린 차의 수색(水色)은 카페인 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사진= 구글
우린 차의 수색(水色)은 카페인 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사진= 구글

녹차보다 홍차가 더 많다?

이제 녹차와 홍차 중에는 어느 것에 카페인 함량이 더 많은 지를 알아보자. 제일 현명한 것은 “알 수 없다”라고 답하는 것이다. RTD(Ready-to-drink의 약자로 유리병이나 캔, 페트병에 들어있는 음료를 말한다)일 경우 특정회사 녹차와 특정회사 홍차의 카페인 양은 비교할 수 있다. 완성된 제품임으로 실험실에서 검사하면 된다.

위의 경우 이외에 우린 한 잔의 녹차와 홍차 카페인 양을 일반화해서 말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녹차와 홍차는 동일한 찻잎을 가공하는 방법 차이로 구분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녹차에 더 많다, 홍차에 더 많다 라고 하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가공방법을 염두에 두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채엽된 찻잎 속 카페인 양은 어떤 종류의 차로 가공 하든 가공과정 중에는 그 함량이 변화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혹은 우린 수색이 녹차는 황록색으로 깔끔하고 홍차는 짙은 적색임으로 막연히 시각적으로 그렇게 단정할 수도 있다. 전혀 상관없다.

차를 우리는 방법은 차 종류나 문화에 따라 다양하다. 사진= 구글
차를 우리는 방법은 차 종류나 문화에 따라 다양하다. 사진= 구글

확실한 건 어린 잎에 카페인 많다는 사실

반면에 몇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다. 찻잎 중에서는 싹과 어린잎 일수록 카페인 양이 더 많다. 따라서 홍차, 녹차가 중요한 게 아니고 싹과 어린잎이 많이 들어간  차일수록(어떤 종류의 차든) 카페인 양이 더 많은 건 확실하다.

홍차든 녹차든 비싼(고급)차가 대체로 싹과 어린잎이 많이 들어있고 따라서 카페인 양이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차를 우리는 물 온도도 카페인 추출에 영향을 미친다. 물 온도가 높을수록 카페인은 더 잘 추출된다. 차를 우리는 시간이 길수록 추출되는 카페인 양은 더 많아진다.

위 설명은 차나무의 싹과 잎으로 만드는 모든 차에 다 해당된다. 게다가 차 종류에 따라서 적합한 물 온도, 우리는 시간 등을 포함하여 우리는 방법 들이 다 다르다.

결국 우린 한 잔의 차를 놓고 볼 때 6대 다류 중 어느 차 종류가 특히 카페인이 더 많다 적다라고 말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기억할 것은 차를(어떤 종류의 차든) 마셨을 때 커피보다는 훨씬 적은 카페인을 흡수한다는 것과 다른 차에 비해 홍차에 카페인 양이 더 많이 들어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 홍차전문가 문기영은  1995년 동서식품에 입사, 16년 동안 녹차와 커피를 비롯한 다양한 음료제품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홍차의 매력에 빠져 홍차공부에 전념해 국내 최초, 최고의 홍차전문서로 평가받는 <홍차수업>을 썼다. <홍차수업>은 차의 본 고장 중국에 번역출판 되었다. 2014년부터 <문기영홍차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홍차교육과 외부강의, 홍차관련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홍차수업2> <철학이 있는 홍차구매가이드> 가 있고 번역서로는 <홍차애호가의 보물상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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