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업! 게임산업] ① 국내는 성장에 한계…글로벌 콘솔 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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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업! 게임산업] ① 국내는 성장에 한계…글로벌 콘솔 시장 노린다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5.21 14: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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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모바일 거쳐 콘솔로 눈 돌리는 게임사들
슬슬 한계가 보이는 모바일 게임 시장
국내 콘솔 시장 규모는 미미, 해외는 60조원 '블루오션'
개발 인력·경험 부족, 비싼 기기값은 걸림돌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최근 게임산업은 '레벨 업(level up)' 중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집콕족'이 된 가운데 게임이 주요 여가 활동으로 떠오른 덕분이다.

덕분에 엔씨소프트는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고, 넥슨은 시가총액 20조원을 돌파하며 현대자동차를 넘어섰다. 또 게임은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과 연계한 기술로 무장하는 등 최첨단 ICT 기술 발전을 이끄는 분야다. 이에 게임 산업이 어떻게 진화 중인지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 콘솔에 집중하기 시작한 국내 게임사들

화면에 게임기를 연결해서 조이스틱으로 플레이하는 가정용 '콘솔 게임'은 1972년 미국의 '마그나복스 오디세이'가 최초로 여겨진다. 이후 '아타리'를 거쳐 오늘날 전 세계의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닌텐도' 등을 즐긴다.

해외에선 콘솔게임의 인기가 PC·모바일 게임을 능가할 정도로 유저층이 탄탄하다. 하지만 국내에선 반대로 '그들만의 리그'로 여겨진 지 오래다. 그런데 최근 닌텐도의 '동물의 숲'이 품귀현상을 일으키는 등 인식이 예전과는 달라졌다. 

그동안 모바일에 집중했던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콘솔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자사의 인기 게임을 콘솔과 연동해 서비스 중이거나, 연내 새로운 콘솔 게임을 내놓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배틀그라운드'의 펍지와 '검은사막'의 펄어비스가 이 분야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7년 출시된 서바이벌 FPS '배틀그라운드'는 역대 가장 많이 팔린 PC게임 1위일 정도로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개발사인 크래프톤의 자회사 펍지는 '배틀그라운드'를 2017년 엑스박스 원으로, 2018년 플레이스테이션4로 출시했다. 그리고 2019년에는 두 플랫폼을 통합해 구분을 없앴다.

펄어비스의 MMORPG '검은사막'도 PC와 모바일을 거쳐 2019년 콘솔로 플랫폼을 확대했다. 그리고 펄어비스는 21일 '검은사막'에서 파생된 신작 배틀로얄 '섀도우 아레나'의 얼리 억세스를 시작했는데, 우선 PC버전에서 자리를 잡은 후 연내 콘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3N'의 콘솔 게임도 올해 안에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월 북미 법인 엔씨웨스트를 통해 PC와 콘솔로 플레이할 수 있는 리듬 게임 '퓨저'를 공개했다. 올 가을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정식 출시 될 예정이다. 또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한 MMORPG '프로젝트TL'을 PC, 모바일, 콘솔 등 모든 플랫폼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엔씨소프트의 콘솔 게임은 올 여름 미국 LA에서 열리는 국제 게임 전시회 'E3'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넥슨은 자사의 인기 캐쥬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를 엑스박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연내 글로벌 출시할 계획이다. 넥슨은 2017년 FPS '로브레이커즈'를 처음으로 PC-콘솔 플랫폼으로 출시했지만 저조한 흥행으로 서비스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다만 '카트라이더' IP는 탄탄한 인지도와 인기를 가지고 있으며 넥슨 최초의 글로벌 크로스 플랫폼 출시이기 때문에 회사가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넷마블에겐 '세븐나이츠' IP를 기반으로 제작된 턴제 RPG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가 있다. 올 여름 닌텐도스위치 전용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정됐지만 코로나19로 연기된 상태다. 기존 '세븐나이츠'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6000만 다운로드를 넘기는 등 큰 인기를 끈 게임이고 최근 닌텐도 열풍이 불었던 만큼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에 이목이 집중된다.

펄어비스는 배틀로얄 장르의 '섀도우 아레나'를 PC로 먼저 출시한 후 콘솔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펄어비스 제공
펄어비스는 배틀로얄 장르의 '섀도우 아레나'를 PC로 먼저 출시한 후 콘솔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펄어비스 제공

◆ 미미한 국내 콘솔 시장 규모…그런데 왜?

이처럼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에 눈을 돌리는 있지만 그 이유는 다소 복합적이다. 

사실 국내에서 콘솔 시장은 그다지 매력이 없다. 국내 게임 시장은 모바일과 PC가 양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8년 모바일이 게임시장 점유율 53.7%를, PC가 40.5%를 기록했다. 두 분야가 전체 국내 게임 시장의 94% 이상을 차지한 것. 반면 콘솔은 3.7%에 불과하다. 게임유통업(12.8%)에도 미치지 못한다.

게임 관련 콘텐츠 구입비용을 뜻하는 은어인 '현질' 규모도 비교가 안 된다. 콘솔 게임은 한 번 구입하면 그걸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패키지' 형태다. 한정판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5만~10만원 정도의 가격대가 구성된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게임 자체는 무료다. 하지만 '부분 유료화'로 알려진 게임 내 콘텐츠 구입은 콘솔의 그것과 비교를 불허한다. 그 규모는 인기 유튜버들을 보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데, 아이템 강화나 원하는 아이템을 뽑기 위해 수천만원은 우습게 지불한다. 게임을 경제적으로 지탱하는 유저가 매달 억 단위를 지출하는 '헤비 과금러'인 것은 이미 대부분이 알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모바일 게임 시장이 슬슬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경쟁이 대단히 치열하다. 레드오션이라 성장하는 속도도 눈에 띄게 느려졌다. 그래서 신규 유저를 진입시키고, 그들을 붙잡아둘 매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국내 한 유명 게임을 이끄는 사업팀장은 "신규 게임이 기존 게임을 따라갈 수 있을 정도의 '헤비과금러'들을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게다가 게임 업계가 코로나19로 반짝 특수를 노리긴 했지만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줄이는 지출이 여가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게임사들이 눈을 돌리기 시작한 분야가 콘솔이다. 그리고 국내보다는 해외가 주 타겟이다. 게임사들 모두 콘솔 게임을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콘진에 따르면 국내 콘솔 시장 규모는 2018년 5000억원을 살짝 넘는 수준으로 2021년 7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세계 콘솔 시장 규모는 60조원 이상으로 잠재력이 풍부하다.

그리고 이런 엄청난 규모는 가장 큰 게임 시장을 보유한 중국을 제외한 숫자다. 중국은 콘솔 게임에 대한 관심이 낮다. 따라서 중국의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가 발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위주의 콘솔 시장은 국내 게임 업체들에게는 블루오션이다.

올해 말 출시가 예상되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 사진=렛츠고디지털
올해 말 출시가 예상되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 사진=렛츠고디지털

◆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아

상황이 이렇지만 콘솔 시장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선 콘솔 개발에 대한 성공적인 경험을 가진 이들이 없다시피하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 스튜디오의 한 관계자는 "패키지 시장이 몰락한 2000년대 이후 국내 콘솔 게임이 잘 된 적이 거의 없다"면서 "그러다보니 수익성이 떨어져 회사에서도 잘 안 만들게 된다. 결국 이런 악순환으로 제대로 콘솔 게임을 만들어 본 사람이 현재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많은 개발자들이 콘솔 게임에 대한 로망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력풀이 뒷받침하지 못한다"며 "사실 예전에도 콘솔 프로젝트 소식이 왕왕 들려오긴 했지만 정작 출시까지 연결된 것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문제는 콘솔 기기의 보유 여부다. 스마트폰과 PC, 노트북은 현대인의 필수품이기 때문에 모바일, PC게임을 즐기기에 불편함이 없다. 게임을 위해 추가지출을 할 일도 그다지 없다.

하지만 콘솔 게임은 다르다. 즐기기 위해서는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같은 전용 기기가 따로 필요하다. 비용도 30만~50만원 정도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개인 선택이긴 하지만 VR이나 레이싱 게임 등 몇몇 장르는 콘솔 기기보다 비싼 전용 장비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이나 PC게임은 한 번 설치했다가 재미없다 싶으면 지우면 그만이지만 콘솔 게임 그렇지 못하다"라며 "사놓고 마음에 안 들어서 중고로 파는 경우도 많은데, 그런 수고까지 염두에 두면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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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 2020-05-21 19:33:05
PS5 본체 공개도 안 되었는데, 저 사진의 정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