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산업지형] ③ 재택근무 늘자 뜬 업체들...'줌'·'츄이'·'틱톡'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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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산업지형] ③ 재택근무 늘자 뜬 업체들...'줌'·'츄이'·'틱톡' 아십니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5.20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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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코로나19로 사용자 급증..오라클과도 손잡아
츄이, 반려동물 돌볼 시간 늘자 매출 급증
틱톡, 디즈니 거물 케빈 메이어 영입
월마트, 정부 지원금에 생필품 소비 늘어 실적 '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자택에 머무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생활 습관도 크게 바뀌었다.  

많은 이들에게 재택근무나 온라인 학습을 위한 화상 회의 플랫폼 사용은 일상이 됐고, 애완동물과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애완동물 용품에 관심을 쏟게 된 이들도 많았다. 어떤 이들은 동영상을 공유하며 새로운 문화 공간을 만들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세계 많은 이들의 생활을 바꾸면서 일부 기업들은 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등 그 수혜를 톡톡히 입고 있다. 

줌(ZOOM), 일상화된 화상회의로 사용자 급증

코로나19로 수혜를 입은 기업 중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줌(Zoom)이다.

화상 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줌은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그 수요가 빠르게 늘었다. 비단 재택근무 뿐만 아니라 온라인 수업, 주말 예배, 각종 동호회, 운동을 포함해 심지어 결혼식에도 줌이 동원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자택 내에서 이뤄지는 사회 활동이 많아졌고, 이것이 줌의 폭발적인 수요를 이끌어낸 것이다. 

줌의 일일 화상회의 이용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000만명에서 2020년 4월 기준 무려 3억명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상회의 솔루션 기업들 중 단연 1위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비주얼캐피탈리스트(Visual Capitalist)에 따르면, 줌의 시가총액은 세계 7대 항공사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것을 한 때 넘어서기도 했다.

줌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항공사 주가는 속수무책으로 떨어진 결과다. 

지난해 6억2300만 달러 수준의 시가총액을 유지해온 줌은 지난 15일 종가 기준 488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이는 사우스웨스트 항공(140억 달러)과 델타 항공(123억 달러), 유나이티드 항공(58억 달러), 국제항공그룹(인터내셔널 에어라인그룹, 41억 달러), 루프트한자(38억 달러), 아메리칸 에어라인(38억 달러), 에어프랑스(21억 달러) 등 세계 7대 항공사의 시가총액 합(459억 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19일 종가 기준 줌의 시가총액은 490억달러를 넘어섰다. 

줌의 화상 회의 서비스가 인기를 끈 요인은 최대 100명이 회의에 참가할 수 있고, 회의 참여 방식이 비교적 간단하다는 점이다. 줌은 링크가 있는 초대장을 전달해 접속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초대장을 통해 쉽게 접속할 수 있는 반면 보안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줌 폭격(Zoom Bombing)'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을 정도다. 줌 폭격이란, 회의에 초대받지 않은 이들이 회의에 참여해 음란영상을 내보내거나 인종차별적 영상을 배포하는 등의 해킹 공격을 말한다.

수요자 급증과 동시에 해킹 공격 피해 사례도 늘어나면서 보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라클, 줌과 손잡고 클라우드 시장 입지 다질 듯

보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줌이 선택한 것은 오라클이다.

줌은 지난 4월말 기존 아마존웹서비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에저에 이어, 오라클 클라우드를 신규 클라우드 인프라로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급격히 증가한 고객 수요에 빠르게 대처하고, 취약한 보안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되고 있다. 오라클은 업계 최고 수준의 보안 능력을 자랑한다.

줌의 선택을 받은 오라클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뜻밖의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오라클의 경우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3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후발주자로 발을 내딛었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오라클의 시장 점유율은 2%에 불과했다. 

오라클은 낮은 가격을 제공하는 것을 전략으로 삼고 있다. 포브스는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이 비용을 절감하고, 클라우드를 통해 원격 업무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낮은 가격이 오라클의 경쟁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화상회의 솔루션 1위 업체인 줌이 오라클을 선택하면서 오라클 역시 클라우드 시장 내에서 새로운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가트너의 리서치 디렉터인 크레이그 로워리의 말을 인용, "오라클은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을 개선하기 위해 줌과 같이 이슈가 되는 회사를 필요로 한다"며 "줌 역시 오라클과 같은 대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게 된 것은 큰 승리"라고 보도했다.

사진=츄이 홈페이지.
사진=츄이 홈페이지.

츄이, 반려동물 용품 구매 늘어나면서 주가 급등

코로나19로 오히려 덕을 본 것은 비단 일부 기업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자택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들 역시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돌볼 시간이 많아진 이들이 반려동물 용품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1위의 반려동물용품 온라인 소매 판매점인 츄이(Chewy) 역시 매출이 크게 늘었다. CNN은 "츄이는 코로나19의 가장 큰 승자 중 하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츄이는 지난 3년간 1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냈으나, 최근에는 전례없이 급증하는 매출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 1만명을 추가로 고용하기도 했다. 

츄이의 최고경영자(CEO)인 수미트 싱은 지난 4월말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 자택 대피령이 내려진 지 한 달 이상 지난 지금까지도 매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경제가 완전히 재개될 때까지 매출은 계속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닐슨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됐던 지난 3월 기준 전체 반려동물 관련 용품의 전자상거래 매출은 8억28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7%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1350만명의 고객을 보유했던 츄이 역시 3월 기준 1인당 매출이 10% 증가, 360달러로 늘었다. 

츄이의 수혜는 주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2019년 6월 뉴욕증시 상장 당시 츄이의 가격은 주당 22달러였으나 19일 종가 기준 40달러를 넘어섰다. 시가총액은 180억 달러에 이른다. 일각에선 츄이의 주가 상승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UBS는 최근 츄이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한단계 낮췄다. 장기적으로 츄이의 전망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높은 수준의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츄이는 오는 6월9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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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디즈니 거물 케빈 메이어 CEO로 영입

코로나19는 젊은 층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내는 계기가 됐다. 틱톡은 젊은 층들의 새로운 문화 놀이터로 자리를 잡았다.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은 15초에서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6년 9월 출시 이후 세계 누적 다운로드는 20억건을 돌파했다. 지난 1분기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건수는 3억1500만회를 기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틱톡 소유주인 중국의 바이트댄스가 미국 월트디즈니의 고위 임원이었던 케빈 메이어를 CEO로 영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틱톡의 소유주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는 케빈 메이어 디즈니 소비자부문 총괄책임자를 틱톡의 CE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했다. 케빈 메이어는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과 함께 픽사, 마블, 21세기폭스 등의 인수에 관여한 인물이다. 최근에는 디즈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 프로젝트를 주도해 지난해 말 출시 이후 유료회원 5400만명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메이어는 디즈니의 아이거를 잇는 강력한 차기 CEO 후보였으나, CEO 자리는 디즈니파크 대표였던 밥 차펙에게 돌아갔다.  메이어는 이후 인터뷰에서 "(디즈니에서)CEO 경쟁에 밀려 틱톡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틱톡의 역할이 너무 좋아서 놓칠 수 없었다"며 "이것은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과 미국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디즈니의 거물을 CEO로 영입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미국 정부는 틱톡의 국가안보 위협 여부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관련 조사에 착수했으며, 미국 교통안전청(TSA)은 지난 2월부터 직원들의 틱톡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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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정부 지원금 소비 늘면서 실적↑

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월마트도 코로나19의 수혜주로 분류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이들이 생필품을 비축하기 시작하면서 실적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19일 월마트는 전년동기대비 8.6% 증가한 1346억2000만달러의 1분기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1328억 달러를 예상했으나, 이를 뛰어넘었다. 

눈에 띄는 점은 온라인 매출이다. 1분기 온라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4% 폭증했는데, 특히 3월 중순 이후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구매하는 신규 고객이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해 개인들에게 현금을 지원한 것도 월마트에는 이득이 됐다. 월마트에 따르면, 오프라인 방문객은 줄었으나, 생필품에 대한 사재기가 늘어나면서, 거래당 지출액이 16.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월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은 3월 급증한 뒤 4월 둔화됐다"면서도 "소비자들이 정부의 지원금을 사용하면서 4월 거래 건당 지출액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미 정부는 코로나19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달 중순 이후 1인당 최대1200달러(약 147만원)를 지원한 바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주요 생필품을 2시간 이내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한 것 역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월마트는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들의 임금을 인상하고, 23만5000명의 비정규직 직원을 신규 채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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