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무상공급' GC녹십자, "이번 선행이 처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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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치료제 '무상공급' GC녹십자, "이번 선행이 처음 아니다"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5.18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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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신종플루 백신 무상공급...국민 35% 접종해
코로나 치료제 GC5131A, "상용화시 수량제한· 전제조건 없이 무상공급"
개발중 치료제는 혈장 치료제...7월 임상실험후 하반기 가능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 중인 GC녹십자 연구원. 사진=GC녹십자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 중인 GC녹십자 연구원. 사진=GC녹십자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를 국내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혀 큰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백신 무상 공급에 이은 또 한 번의 대승적 결단에 대해 제약·바이오업계 안팎에서도 입을 모아 찬사를 보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가 개발하고 있는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액 속 혈장에 들어있는 항체를 추출해서 만드는 의약품이다.

특히 ‘GC5131A’와 같은 혈장 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액으로 만들기 때문에 신종 감염병이 생겼을 때 빠르게 투약 가능한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또한 ‘GC5131A’는 기존에 허가받은 의약품을 다른 효능의 치료제로 허가를 받는 ‘신약 재창출’이 아닌 신약으로 개발된다. GC녹십자는 오는 7월 중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GC녹십자는 혈장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오랜 기간 인체에 사용돼 온 ‘면역글로불린’ 제제여서 다른 신약보다 개발 속도도 빠르다고 자신하고 있다. 게다가 B형감염 면역글로불린 ‘헤파빅’, 항파상풍 면역글로불린 ‘하이퍼테트’ 등을 상용화한 바 있고, 작용 기전 및 생산 방법이 같아서 개발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개발 속도 여부보다 더 업계의 이목을 끄는 대목은 ‘GC5131A’가 상용화가 되면 수량 제한이나 전제 조건 없이 무상으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무상 공급을 공식 발표한 곳은 국내 제약사 중 GC녹십자가 처음이어서 더 눈길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들도 GC녹십자의 ‘GC5131A’ 무상 공급을 입을 모아 칭찬했다. 금전적 손해 유무와 관계없이 국가와 국민의 보건안보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업의 본질'을 수행한 사례라는 호의적인 평가다. 

무엇보다 GC녹십자는 10억원 미만의 정부지원금을 제외한 개발부터 상용화 이후의 비용을 자체 부담하기로 했다. 통상적으로 신약개발은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고, 개발과정을 간소화하더라도 막대한 금액의 투자는 불가피한 점을 감안할 때 그 의미는 더욱 크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신약이나 백신 개발의 어려움을 알고 있어 지난달 9일 열린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산·학·연·병 합동 회의’에서 “시장에서 경제성이나 상업성이 없더라도 정부가 충분한 양을 구매해 비축함으로써 개발에 들인 노력이나 비용에 대해 100% 보상받도록 하겠다”고 밝혔을 정도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산업을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약을 팔아 수익을 창출하는 이른바 ‘탐욕적’으로 보는 부정적 시각이 없지 않았는데, GC녹십자의 무상 공급은 국민의 건강을 지킨다는 업의 역할을 명확하게 수행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프랑스계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시 가장 많은 투자를 한 미국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밝혔다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한 자국 총리·장관, 국민, 유럽인들로부터 엄청난 공분을 샀다”며 “이러한 사례와 비교해도 GC녹십자의 결단을 칭찬받아 마땅하고, 코로나19 치료제를 후발로 개발을 하더라도 국민들에게 감염병 완전종식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C녹십자의 무상 공급 결정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당시 회사명은 녹십자) 회사는 신종플루 백신을 세계에서 8번째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때는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회사는 백신 전량을 국내에 무상 공급, 국민 35%에 이르는 1700여만명이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때도 백신을 국내에 우선 공급했는데, 이번 무상 공급 결정 역시 당시 '국민 보건 안정화' 기조를 더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사상 초유의 감염병 치료를 위해 쓰이는 의약품은 오롯이 국민 보건 안정화를 위해 쓰이는 것이 온당하다”며 “코로나19를 극복한 우리나라 국민의 힘을 한데 모아 만들어지는 혈장 치료제 플랫폼은 금전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GC녹십자는 이날 주주들에게 단기적인 수익보다 안정적인 미래를 만들기 위한 결정이었다며 이해와 양해를 부탁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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