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원·달러, 거센 환율상승 압력에도 '보합세' 유지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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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원·달러, 거센 환율상승 압력에도 '보합세' 유지에 무게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5.17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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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경제지표 부진, 미·중마찰 등 환율상승 여력 높아
中 양회 개최, 달러강세 방어 요인으로 꼽혀...
한국만 경기선행지수 상승...'원화 가치' 상승요인
지난 14일 거래를 마친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거래를 마친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다음주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경제지표 부진과 미·중 갈등 지속으로 인한 보수적 투자심리에 따른 안전자선 선호로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 양회를 전후해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감과 국내 경기선행지수 회복 흐름은 환율 상승 폭을 제한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4.2원 오른 달러당 1228.0원에 마감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주요국의 봉쇄 조치로 글로벌 경기선행지수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NH농협투자증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을 전주대비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1210원~125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경기지표 부진에도 한국 홀로 선방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3일(현지시각) 4월 글로벌 경기선행지수가 3월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4월에 다시 하락 전환했다고 밝혔다.

OECD 전체 경기선행지수는 3월 98.04에서 4월 95.75로, OECD+비회원 주요 6개국(중국·브라질·인도·인도네시아·러시아·남아공)은 97.03에서 95.18로 하락했다. 

다만, 각국의 코로나 회복 속도에 따라 지표에 차별화가 나타났다. 먼저 코로나 정점을 통과한 중국과 한국은 3, 4월 연속으로 경기선행지수가 상승했다. 

NH농협투자증권은 3월 중국 선행지수의 급등은 제조업 PMI를 비롯한 심리지표 반등과 생산 재개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4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전달대비 0.09포인트 오른 99.85를 나타냈다. 지난해 8월 99.19를 저점으로 8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OECD는 최근 코로나사태의 불확실성, 주요국 경기부양책 등을 고려할 때 경기선행지수가 향후 경기를 예측하기보다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성 높은 지표로 해석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며 원화 가치 개선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뒤늦게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된 선진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대비 하락 흐름을 지속하며 낙관적 전망을 제한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초 이후 주요국 선행지수는 영국(-7.21포인트)과 스페인(-3.10포인트), 독일(-3.21포인트) 등 유로존 주요국을 중심으로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한국 경기선행지수가 올랐다는 것만으로 향후 경기상황을 낙관하긴 어렵다"며 "해외 상황에 따라 성장세가 좌우될 것이며 올해는 한국 경제가 역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은 국내 경기가 바닥을 지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수출만이 아니라 고용상황도 나빠져 내수도 부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불확실성이 최악의 국면을 통과하면서 향후 심리지표의 개선은 선행지수의 추가 낙폭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주요국 실물지표는 부진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주 21일 발표 예정인 미국 5월 제조업 PMI지수는 부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미 제조업 PMI지수는 공급운송 지수 상승을 제외하곤 신규주문과 생산이 모두 부진하며 36.1을 기록했다. 

미국 제조업 PMI지수. 자료제공=investing.com
미국 제조업 PMI지수. 자료제공=investing.com

유로존의 5월 제조업 PMI지수 역시 22일 발표 예정이며 지난달 4월 33.4를 기록한 이후 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 PMI 지수가 50을 넘는 경우 경기 확장을 나타내며, 50 미만은 경기 위축을 뜻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파월 연준의장은 불확실한 경제전망, 생각보다 더딘 경기회복을 언급하며 경기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다시 한번 자극하며 안전자산 선호를 높였다. 

◆미·중 마찰 가능성 여전, 기업 안전자산 달러 수요↑

미·중 무역분쟁 이슈 역시 원·달러환율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인으로 존재한다.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사용금지 행정명령을 2021년 5월까지 1년 추가 연장한데 이어 14일엔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 있다"며 "미국 증시에 상장됐으나 미국 회계규칙을 따르지 않는 중국 기업들을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뿐만아니라 미국 정부가 연방 퇴직연금의 중국 주식 투자 보류를 결정하면서 양국간 마찰 가능성이 부각됐다. 

당초, 미국 연방퇴직저축투자위원회(FRTIB)는 500억달러 규모의 퇴직연금을 중국 주식을 포함한 MSCI 전 세계 지수에 연동시킬방침이었지만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를 근거로 중국 투자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미·중 마찰 가능성 확대는 위험자산 가격 반등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통화가치 개선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중국 정책 당국이 다음주 예정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미국과 1단계 무역협정에 포함한 지적재산권 강화를 구체화할 경우 미국에 대한 성의 표시로 읽힐 수 있어 갈등 완화 기조에 대한 기대감도 상존한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매크로 상황에서 경제 주체들의 보수적 투자심리가 이어지며 안전자산 선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며 "기업들의 보수적 자산 운용 선호도 또한 높아지며 달러 수요 강세를 이끌 것이고 원·달러 환율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 금융부문을 제외한 S&P500 기업들의 현금·현금성 자산은 전년대비 24% 급증했고 최근 북미 MMF 펀드의 급격한 자금 유입이 이뤄지는 사실도 안전자산 선호를 반증한다. 

국내 기업 역시 마찬가지.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3월 중 통화 및 유동성' 동향을 발표하며 기업 부문의 통화량이 819조 9724억원으로 전달대비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증가폭은 통계가 편제된 2001년 12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로나사태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금 확보를 늘린 결과 기업 통화량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현금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대로 원·달러 환율 또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권 연구원은 "다만,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4월 첫째주를 기점으로 5주 연속 감소 중이고 매크로 지표 악화의 고점 통과 조짐이 확인될 경우 향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 위축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도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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