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가속기, 청주 품에...왜 대단한 시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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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가속기, 청주 품에...왜 대단한 시설일까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5.08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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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
기초 과학 활용→ 최첨단 산업으로 확대
청주에 1조원 투자, 2028년 본격 가동
약 14만명 고용 창출, 6.7조원 생산 효과 기대
청주 방사광가속기 조감도. 사진제공=충청북도
청주 방사광가속기 조감도. 사진제공=충청북도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과학계 초미의 관심사였던 '다목적 방사광가속기'가 새로 지어질 곳으로 충청북도 청주시가 최종 선정됐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양한 분야 첨단산업의 원천기술 경쟁력 혁신에 기여할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할 부지로 충북 청주시가 최종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심사결과에 따르면 청주시는 총점 100점 중 90.54점을 획득해 전남 나주시(87.33점)를 3.21점 차이로 제쳤다. 정병선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지리적 여건, 발전가능성 분야 등에서 타 지역 대비 우수한 평가를 받아 최적의 부지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방사광가속기는 흔히 '초고성능 거대 현미경'으로 불린다.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만든 빛으로 나노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한다.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있다. 그리고 원자 안에는 음의 전하를 띈 전자가 있다. 이 전자의 속도를 빛의 속도인 초당 30만km 가까이 가속시키다 운동 방향을 바꾸면, 전자에서 강한 빛이 나온다. 이를 '방사광'이라고 하는데, 방사광가속기는 각종 연구에 사용할 수 있도록 원하는 파장의 빛을 정확히 내보내는 장치다. 원자 배치 구조, 전기적 특성, 물리적·화학적 성질 등을 연구하는데 도움을 준다.

청주에 앞서 포항에 방사광가속기 3세대와 4세대가 있다. 포스텍이 1995년 세운, 세계에서 다섯번째 방사광가속기는 2011년 3세대로 업그레이드 됐다. 태양광의 100억배에 이르는 빛을 만들어 100억분의 1초 단위로 물질 구조 변화를 분석한다. 2016년 준공된 4세대는 3세대보다 100배 이상 성능이 좋다. 청주 방사광가속기 역시 4세대지만 포항의 4세대보다 성능 향상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본래 방사광가속기는 화학·생물·전기·의학 등 과학 기초 연구에 사용됐지만 현재는 반도체·바이오신약·친환경전지·신소재 개발 등 최첨단 산업계의 판도를 가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관련 소재인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가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품질 향상이 이뤄진다.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연간 1천 시간 이상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다.

신약개발 분야에서도 대단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2009년 스탠퍼드대는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신종플루의 단백질 구조를 분석해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만들어냈다.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나 구제역 백신 등도 이런 경로로 탄생했다. 

이번 방사광가속기 유치로 청주에는 1조원 규모의 투자가 집행된다. 이에 따라 청주가 얻을 경제적 이익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에 따르면 이번 방사광가속기 사업으로 13만7000명의 고용창출 효과, 6조7000억원의 생산 효과, 2조4000억원의 부가가치 효과, 1조400억원의 수입 대체 및 기술수출 효과, 20년 이내 10조원의 국가경제발전 기여 효과가 추산된다.

청주 방사광가속기는 2022년 건설에 착수해 2028년에는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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