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2차 무역전쟁 벌이나...한국 경제회복 기대에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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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2차 무역전쟁 벌이나...한국 경제회복 기대에 찬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5.04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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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작년 코로나 유사 전염병 시나리오 작성 이유 설명하라" 반격
美, 中에 보복관세 부과 가능성 높아져
한국 수출기업 타격 클 듯...다만, 중국 내수중심체제 전환에 '위안'
1차 무역분쟁과는 달리 경기침체 감안한 조치 있을 듯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의 책임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더욱 고조되면서 또다시 무역 갈등으로 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까지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엄청난 증거가 있다"고 언급하는 등 미국 측은 코로나19의 책임을 중국에 떠넘기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역시 '중국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미국을 비난하고 반격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가 완화되는 '포스트 코로나'에 글로벌 경제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했던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또다른 갈등 조짐에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美·中 2차 무역전쟁 우려감 높아"

세계 각국은 모두 미국과 중국의 2차 무역전쟁 조짐에 불안해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더믹에 대한 중국의 책임 압박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어떤 조치를 내놓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중국이 사들인 미국채를 무효화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으나, 미국측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현재는 보복관세 부과 쪽으로 무게가 좀 더 실리는 분위기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1일 CNBC 방송 인터뷰에서 "국채 상환 의무는 신성불가침한 영역"이라며 "중국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고, 구체적 내용은 대통령에게 달려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만일 중국이 사들인 미국채를 무효화하게 될 경우 미 정부의 신용에 타격을 입을 수 있고, 이는 기축통화인 달러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중국 측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침에 무게가 실린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달 30일 "우리는 관세를 (중국에) 부과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며 "대략 1조달러에 달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 역시 미국의 계속되는 '중국 책임론'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 인민일보는 지난달 29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은 10가지 질문에 답하라"면서 "지난해 미 육군 전염병 연구소가 일시 폐쇄되고, 미 정부가 지난해 코로나와 유사한 전염병 유행 시나리오를 작성한 이유 등에 대해 설명하라"고 주장했다. 

이들간 관계 악화로 무역전쟁으로 심화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조슈아 마호니 IG 마켓 애널리스트는 "무역 전쟁은 시장이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2018~2019년 美·中 무역 전쟁으로 세계 각국 타격

세계가 양국의 갈등 고조에 우려하는 이유는 이미 지난 2018년과 2019년,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을 경험했고, 이에 따른 피해를 체감한 바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글로벌 증시를 무겁게 짓누르는 악재로 작용했고, 양국이 1차 무역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시장은 반등했다. 

중간재 수출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영향은 더욱 컸다. 지난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14개월간 수출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중국의 대미수출 감소로 인해 중간재 수요가 줄었고, 중국의 수출 부진에 따른 성장 둔화로, 최종 제품과 중간재의 대중 수출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지난 14개월간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올들어 2월 간신히 플러스 성장을 보인 것은 그만큼 무역전쟁의 악영향이 컸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코로나19사태가 전세계로 본격 확산되면서 3월과 4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4월 수출은 금융위기 이후 약 11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방역 능력'을 과시하며 코로나19 위기에서 조속히 탈피해 경제회복에 나서더라도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고조된다면 우리의 수출 회복의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 현재도 중간재 수출 부문에서 타격이 큰 상황"이라며 "양국의 갈등이 고조될 경우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018~2019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당시에는 지금처럼 공장 셧다운이나 수요 급감도 없었고, 미국이나 중국 내부의 경제 상황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만일 2차 무역 갈등이 고조된다면 당시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양국의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양국은 경제적 충격을 감안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의 관세 부과 1차 합의 이행 여부 역시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중국이 코로나 19 경제위기를 계기로 '내수 중심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이다. .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내수 육성을 위한 각종 정부 조치를 발표하는 등 내수 중심 위주의 경제 성장을 꾀하고 있으며, 코로나19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중국의 내수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경우 한국 소비재 수출기업에는 기회가 되고, 중국 현지 공장을 생산기지로 활용해온 원부자재 수출기업들도 중국 최종소비재 기업들의 구매 확대를 기대할 수도 있다. 

한 전문가는 "중국이 내수중심체제로 경제회복에 매진하고 있는 점이 그나마 우리 경제에 위안이 될 수 있지만, 회복을 지연시키는 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美·中도 타격 불가피"

2018~2019년 무역분쟁 당시 미국과 중국 역시 '성장 둔화'라는 타격을 입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은 지금 시점과는 비교조차 어렵다. 

CNN은 "양국의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현 시점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면서 "과거 미국 경제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했으나, 지금 미국 경제는 극도로 취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고문들조차 20%대 실업률, 40%의 GDP 붕괴를 경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무역 갈등마저 고조될 경우 경기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 

특히 미 증시는 코로나19 완화 이후에 대한 미 경제 기대감으로 저점 대비 30% 반등한 만큼 중국과 무역 갈등이 심화될 경우 반등폭을 되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SM의 이코노미스트인 조 브루스엘라스는 "이것은 완전히 어리석은 짓"이라며 "미 경제가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관세 인상은 아직까지는 위협일 뿐이지만, 전세계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그것은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에 무거운 압력을 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양국 관계의 단절은 두 나라 경제 모두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수출이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중국은 가장 큰 수출 원천을 잃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기술 혁신을 위해 필요한 미국 기술 접근성을 잃게될 것"이라며 "미국 역시 중국이 세번째로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수출 시장이 된 만큼 미 경제도 주요 수출국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국과 중국간 갈등의 결과는 경제성을 훨씬 뛰어넘는다"며 "세계 권력 균형에 결정적 변화가 닥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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