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길리어드 '렘데시비르' 긴급승인…한국 수출 여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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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길리어드 '렘데시비르' 긴급승인…한국 수출 여부는?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5.04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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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오데이 회장, 보유 전량 美 정부에 기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투약 결과로 특례수입 여부 검토"
연구원들이 의약품 연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연구원들이 의약품 연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코로나19 치료에 ‘렘데시비르(Remdesivir)’ 사용을 긴급 승인받았다. 이에 국내 수출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입판매사로 유한양행이 주목받고 있다. 유한양행은 해당 약물 개발사인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한국법인과 다수의 계약을 체결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FDA의 긴급승인으로 미국 내 병원에서 치료 중인 중증 환자들이 ‘렘데시비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렘데시비르는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당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다가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와 초미의 관심을 모았다. 최근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치료 시간을 단축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19 치료제로 평가 받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유증상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근거가 아직까지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역시 ‘기적의 치료제’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오데이 회장 “환자들 고통으로 아무 것도 얻고 싶지 않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니얼 오데이 길리어드 사이언스 회장 겸 CEO와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회의에서 이번 FDA의 렘데시비르 사용 승인을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표현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측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환자를 위해 렘데시비르 150만개 분량을 기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데이 회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가지고 있는 전량을 (정부에 무상으로)기부했다”며 “환자들의 고통과 필요성을 알고 있으며, 환자들에게 약을 공급하는데 있어 아무 것도 얻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 효과·안전성 입증되면 특례수입 진행 

FDA의 렘데시비르 승인에 따라 국내 수입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렘데시비르의 효과와 안전성 등이 입증되면 ‘특례수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약사법의 특례수입에 해당하면 국내 품목 허가나 신고가 되지 않은 의약품도 제조·수입이 가능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렘데시비르에 대해선 구체적인 임상연구, 임상시험 결과가 반영돼야 할 것”이라면서 “부작용은 환자에 대한 투약 결과를 보고 판단하되 효과가 어느 정도 인정된 경우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을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일 정례브리핑에서 “방역 당국으로서 관계 당국·부처와 긴밀히 협조하고 전문가들과 논의하면서 렘데시비르 임상 시험 결과를 정리하겠다”며 “특례수입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미국 FDA 긴급사용 승인은 정식 사용 승인은 아니다”라며 “임상시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렘데시비르 관련 임상은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3건이 진행 중이다.

권 부본장은 “임상시험 결과는 전문가들의 영역”이라며 “일부는 통계학적인 유의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에서 권위 있는 미국 FDA가 렘데시비르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렘데시비르 특례수입업체는 어디 

렘데시비르 특례수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수입업체로 어디가 선정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는 유한양행이 유력할 것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월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SH)치료 신약후보물질의 라이선스와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금액은 총 7억85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8800억원) 규모이며, 계약금으로 1500만달러(약 168억원)을 받았다.

이와 함께 유한양행은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를 비롯해 ‘빅타비’, ‘트루바다’, ‘스트리빌드’, ‘데스코비’, ‘젠보야’ 등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를 연달아 도입·판매하며 주요 파트너로 자리를 잡았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렘데시비르 관련 파트너십 계약 체결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국내 허가가 나지 않은 상황으로 현재 확인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1987년 창립된 미국 캘리포니아의 바이오벤처 기업이었다. 하지만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비롯해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 경구용 에이즈 치료제, C형간염 치료제, 백혈병 치료제 등 바이러스와 항암제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며 매출액 400억달러(약 49조원)를 오르내리는 글로벌 10위권 제약사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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