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中 정부, 커지는 '중국 책임론' 비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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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中 정부, 커지는 '중국 책임론' 비껴갈 수 있을까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0.05.03 11: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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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양회에서 '코로나 극복선언' 준비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중국책임론 꺼내 들어
확산되는 코로나19 책임론에 경제보복 카드까지 꺼내든 중국
신천지설에서 빌게이츠설 그리고 생화학무기설까지 이어지는 설, 설, 설
자본력과 세계의 공장 역할로 중국책임론을 중국기여론으로 전환 노력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중국이 5월 21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양회를 앞두고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책임론에 대해 강력히 반박하는 한편 적극적인 수습에도 나서고 있다. 

중국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에 대해서 중국 관영매체와 외교부 대변인 그리고 각국 주재 외교관 등 외교 채널을 총 동원해서 방어하는 한편 방역용품 제공과 국제기구 지원금 확대 등을 통해서 코로나19 방역 기여론 확산에도 노력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등은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일부러 공개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며 연일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서 중국은 바이러스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이며 신종플루(H1N1)에 대해서 미국에 배상을 요구한 나라가 없었고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최첨단 시설로 이 곳의 바이러스가 밖으로 나오는 건 불가능하다는 논리로 중국 책임론을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4월 27일자 인민일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또한 가장 흉악한 모습을 드러내며 사방에 동일하게 흉악한 정치적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편견과 오만적인 선동으로 거짓과 트러블을 만들어 인류의 코로나19 공동 대응력을 흐뜨리고 전 세계를 대항과 충동 국면으로 몰아넣으려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청징예 호주 주재 중국 대사. 사진=트위터 캡쳐.
청징예 호주 주재 중국 대사. 사진=트위터 캡쳐.

중국은 경제 보복 카드를 꺼내 들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의 발원에 대한 국제조사 방안에 지지를 촉구했다는 소식과 관련해서는 청징예 호주 주재 중국 대사가 호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호주 소고기와 와인의 중국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며 경제 보복성 경고를 했다. 

중국은 중국 책임론에 따른 소송도 경계하고 있다. 미국 미주리주는 21일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부실과 관련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주 지방법원에 제기했고 플로리다주 법원에는 1만 명이 중국 정부에 코로나19 피해 배상금으로 6조달러(약 7323조원)를 청구하는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이런 소송 움직임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을 상대로 한 각국의 코로나19 피해 소송은 중국 정부는 물론 중국 기업의 적법한 이익과 권리에 손해를 끼칠 수 있다”면서 "중국 기업들도 이런 피해를 볼 경우 각국 정부에 맞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변호사 량쉬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미국의 책임이라며 미국 정부를 상대로 20만위안(35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중국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책임 떠넘기기 음모론 확산  

코로나19 음모론도 확산중이다. 이후 중국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석한 미국인에 의해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생했다는 코로나19 발원설이 제기됐고 양잔추 우한대학 의학부 바이러스학연구부 부소장이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지난해 미국에서 인플루엔자로 죽은 사람 일부가 사실은 코로나19로 사망했을 수 있는 만큼 미국이 코로나19의 기원일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코로나19 발원설의 논란은 더욱 커졌다. 

중국은 지난 4월 29일 중국신문망과 글로벌 타임스 등 중국매체를 통해 중국 당국은 최근 하얼빈에서 유행하는 코로나19는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확연히 다른 것으로 미국에서 유입된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 발원설 주장을 이어갔다.

이러한 중국의 코로나19 미국 발원설 주장에 대해서 지난 4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발원했다는 증거를 봤다고 밝히는 등 연일 중국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프랑스 바이러스 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뤼크 몽타니에 박사는 코로나19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고 중국 우한연구소가 바이러스의 온상이라며 밝혀 중국 우한연구소의 코로나19 인위적 발원설에 힘을 실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와 관련한 음모설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신천지 교인들이 우한에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한국 발원설, 빌 게이츠가 바어러스를 만들었다는 설, 5G 기지국이 바이러스를 전파한다는 설, 중국군의 생화학무기 개발 과정에서 등장했다는 설, 서방 제약사들이 백신을 팔아 이익을 얻으려고 퍼뜨린 것이라고 설, 이탈리아에서 노인 숫자를 줄이기 위해 도입했다는 설, 프랑스가 반정부 시위대인 ‘노란 조끼’를 대상으로 쓰기 위해 도입했다는 설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 여론 달래며 중국책임론을 중국기여론으로 

2020년 1분기 기록적인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5월 21일 양회를 앞둔 중국 입장에서는 마냥 책임론을 들고 나오는 전세계를 상대로 싸우고 만 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때문에 중국은 보유한 자금력과 방역용품 생산능력을 앞세워 중국 책임론을 중국 기여론으로 바꾸며 사태를 수습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가운데 중국은 오히려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중국은 지난 3월 WHO에 2000만 달러(약 247억 원)를 기부한 데 이어 4월에 3000만 달러(약 370억 원)를 추가 기부하며 중국의 코로나19 관련 총 기부액을 5000만 달러(약 617억원)로 늘리며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기여 의지를 보여줬다.

영국에 도착한 중국 방역물품 모습. 사진=중국국제방송 홈페이지 캡쳐.
영국에 도착한 중국 방역물품 모습. 사진=중국국제방송 홈페이지 캡쳐.

의료 지원을 요구하는 전세계의 요구에도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중국은 중국 코로나19 진료 방안과 방역 방안 등에 관련한 책을 각국 언어로 번역해 배포하는 한편 중국은 이탈리아에 의료진과 의료물자를 지원하고 일본 등 전세계 40여 국가에 방역물품을 제공했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국제사회와 과학기술 협력도 강화하겠다. 중국은 약물, 백신, 검사 패치 등 부문에서 과학기술 협력을 추진해 세계적인 감염병과 전쟁에서 공헌하기를 원한다"며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한 중국 기여론을 강조했다.

중국은 양회를 앞두고 중국 내부 여론 달래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낸 중국인들의 중국 공산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들이 이어졌다. 쉬장룬 칭화대 법학 교수는 웹사이트에 게재한 글을 통해 신종 코로나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은 중국에서 시민사회와 언론의 자유가 억압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인권변호사 쉬즈융은 한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무역전쟁, 홍콩 시위, 신종 코로나 확산 등 주요 위기에 제대로 대처 못 하는 시 주석은 물러나야 한다고 중국 공산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외에 첸치우시 등 시민기자들은 중국 실상을 전하며 진정 인민을 위한 정부라면 시민들의 진실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산시(陜西)자동차홀딩스그룹유한공사를 방문한 시진핑 주석. 사진=신화사 ‘신화시점’ 웨이보 홈페이지 캡쳐 .
지난 22일 산시(陜西)자동차홀딩스그룹유한공사를 방문한 시진핑 주석. 사진=신화사 ‘신화시점’ 웨이보 홈페이지 캡쳐 .

이러한 내부 여론 악화에 대응해 시진핑 주석은 지난 4월 5일 오후 중앙전면의법치국위원회 제3차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신종 코로나 확산 저지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최근 들어 버섯공장을 방문하는 등 시진핑 주석의 서민 행보도 부쩍 늘고 있으며 관련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 타임즈는 중국 정부가 부정적인 언론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신종 코로나 해결 노력에 대한 정부의 긍정적인 활동과 성과에 초점을 맞춘 기사를 보도할 것을 국영 및 상업 언론매체에 주문했다고 밝혔다.

양회에서 보여질 포스트 코로나19를 대하는 중국의 자세

중국은 오는 21일 열리는 양회를 코로나19를 극복했음을 대내외에 알리고 더불어 중국 책임론에 대해서도 당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외 창구로 활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외적으로 코로나19와 관련한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할 필요성이 크다.

양회가 열리는 5월 말까지는 중국에서 코로나19의 감염자가 ‘완전한 제로’가 되지는 않겠지만 중국 정부가 코로나19를 극복했음을 선언할 만큼의 성과는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그러나 중국 책임론은 미중간의 긴장관계속에서 조만간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지금보다 중국 책임론이 확대되는 것을 막는데 최대한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 중국은 내부적으로는 언론통제를 통해서 중국 공산당의 성과를 강화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중국이 수많은 중국인의 희생으로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방어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제기구 지원, 방역물품 지원, 의료진 파견 등의 확대를 통해서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중국 기여론을 확산하는데 전력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피해는 향후 더 커질 것이다. 이런 만큼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국제 질서나 경제가 빠른 시일내에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또한 코로나19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국가들이 반중국 정서를 달래가며 책임 및 배상문제를 그대로 덮고 갈 가능성도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 정치 싱크탱크 유라시아 그룹은 “경제 제재와 수출통제, 불매운동이 난무하는 신냉전’이 올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 놓을 정도다.

그만큼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의 대응에 따라 국제질서와 국제경제가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가 중국 양회에서 모습을 드러낼 중국의 포스트 코로나19를 대하는 자세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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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덕 2020-05-04 01:17:21
심층적이고 객관적인 글이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