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의료붕괴' 직면... 日 정부는 검증안된 독감백신 처방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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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의료붕괴' 직면... 日 정부는 검증안된 독감백신 처방 독려
  • 김명윤 도쿄통신원
  • 승인 2020.04.29 11:1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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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주말 지나고 다시 일일 확진자 100명 넘어서
일본의사회 회장 "독감백신 '아비간' 조기 투여 해야"
아베총리도 거들고 나서...G7정상에서 '아비간' 추천
한국 비난 일색 일 언론도 이달 들어 한국 언급 안해
지자체, 한국에 구호요청...日 정부는 묵살 중
김명윤 도쿄 통신원.
김명윤 도쿄 통신원.

[오피니언뉴스=김명윤 도쿄 통신원] 일본 국영방송 NHK는 28일 도쿄에 만 이날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12명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도쿄내에서 지난 주말 이틀간 100명을 밑돌던 신규 확진자 수는 다시 100명을 넘어섰다. 이로서 도쿄 내 감염자는 4000명을 돌파했고 신규 확진자의 38%는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걸로 밝혀지고 있다. 

최근  일본 뉴스에서 가장 많이 언급하는 단어 하나를 꼽자면 ‘의료 붕괴(医療崩壊)’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감염자가 연일 100명 이상 발생하고 있는 일본은 ‘의료 붕괴’라고 일컬어도 절대 과언이 아닐 만큼 심각한 혼란 상태이다. 

도쿄뿐만 아니라 지방 각 현마다 마스크와 의료용 방역복 등 의료 현장에서 부족한 보호 장비를 신속하게 제공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각종 기이한 사건들도 잇따라 터지고 있다. 최근 도쿄 도심 내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50대 남성이 시체로 발견돼 사후 검사로 코로나 양성이었던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28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와카야마(和歌) 현의 한 주택에서 고독사 한 60대 남성이 이날 사후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나타냈다.  

앞서 사이타마(埼玉) 현에서도 50대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할 곳을 찾지 못해 자택에서 숨지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자연스레 도쿄뿐만 아니라 일본 전국 각지에서 ‘의료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日 지자체 “한국에 구호 요청”...정부는 묵살  

불과 한 달 여 전 일본의 석간 후지신문은 ‘한국, 이탈리아, 독일 의료 붕괴 지옥’이라는 헤드라인을 내걸고 코로나19에 무방비 상태라는 논조로 한국, 이탈리아, 독일을 동시에 비난했다.

당시 일본 언론들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책을 얕잡아 보며 연일 안전한 일본과 한국을 비교하며 비웃는 듯한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었다. 

지난 3월6일자 한국의 중앙일보 일본판 헤드라인. 한국, 이탈리아, 도이츠 의료붕괴 지옥이라는 제목이 선면하다. 이날 중앙일보 일본판은 논설을 통해 '지금 한국의 지금 코로나 대책은 안된다'면서 일본의 유명 방송인이자 의사인 무라나카 리코씨의 말을 인용, 한국의 드라이브 쓰루 검사가 코로나 사태를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후  이 기사에 대한 논란이 일자, 이 기사는 현재 인터넷에서 삭제된 상태다. 사진=중앙일본 일본판 캡쳐. 김명윤통신원.
지난 3월 12일자 일본 석간 후지 신문의 헤드라인. 한국, 이탈리아, 독일 '의료붕괴 지옥'이라는 제목이 선명하다. 이날 후지 신문은 논설을 통해 '지금 한국의 코로나 대책은 안된다'면서 일본의 유명 방송인이자 의사인 무라나카 리코씨의 말을 인용,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검사가 코로나 사태를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이 기사는 논란이 일자, 현재 인터넷에서 삭제된 상태다. 사진=중앙일보 일본판 2020년 3월6일자 캡쳐. 김명윤통신원.

그러나 이달 들어 상황은 뒤바뀌었다. 현재 일본은 다음달 6일까지 긴급 사태를 선언했지만 실제로는 끝을 알 수 없는 자택격리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민낯이 드러난 일본내에선 마스크와 의료용품을 해외에 요청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해외에서 코로나19 방역 성공사례로 꼽히는 한국에 마스크 등 의료용품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는 지자체와 시민단체의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이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일본 지자체에서 먼저 한국 마스크 전달 및, 진단키트 구입 및 승차 검사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도 일본 중앙 정부 차원의 한국정부에 공식적인 지원 요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일본 전국 곳곳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의료 붕괴’을 겪고 있는 지금 실질적인 피해는 일반 시민들이 겪고 있다. 일본 중앙 정부의 반한(反韓)정책이 오히려 일본내 코로나 확산으로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방역실패 아베, 검증안된 독감치료제 세일 중 
 
이렇게 코로나19 확산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일본의사회 회장이 약효가 검증되지 않은 독감치료제 ‘아비간’ 처방을 권유하고나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의학 전문가들조차 검증 문제로 아비간 처방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최근 아베 총리는 G7정상들과 화상회의에서 일본의 아비간 처방을 권유하며, 의사회장의 주장을 거들고 나섰다.   

요코쿠라 요시타케 (横倉義武) 일본의사회 회장은 28일 일본 주재 외국 특파원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지 못하면 내년으로 늦춘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기 힘들다며 현재 일본은 ‘의료 붕괴’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요코쿠라 회장은 또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고 위험(하이리스크)환자에게 ‘아비간’ 등의 백신 조기 투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요코쿠라 요시타케 일본의사회장은 28일 일본주재 외신기자들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014년 도야마화학이 개발했던 독감치료제 '아비간'을 코로나19 고위험군 확진자에게 처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NHK화면 캡쳐.
요코쿠라 요시타케 일본의사회장은 28일 일본주재 외신기자들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014년 도야마화학이 개발했던 독감치료제 '아비간'을 코로나19 고위험군 확진자에게 처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NHK화면 캡쳐.

아비간은 지난 2014년에 신종플루 치료제로 승인된 약물로 바이러스가 세포 내에서 필수적인 유전자 복제를 방해하는기전으로 작용,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는 효과를 가진다. 

이에 따라 일본 내 일부 의료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마찬가지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확실한 검증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한 처방은 위험을 가중시킨다는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심지어 ‘아비간’을 처방받았던 확진자들 사이에서도 불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일부 확진자들 사이에선 아비간을 처방받은 후, 증상 악화로 사망자가 발생했고 효과또한 확인되지 않았거나 미미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실제 아비간은 신종플루 치료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다른 항바이러스 제제에 비해 효과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한 전력을 갖고 있다. 

또 임산부가 복용할 경우 태아에게 치명적일뿐만 아니라 신종플루 치료 시에도 타미플루 등 기존 치료제의 효과가 없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쓸 정도로 부작용이 심한 약제여서 오남용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었다. 임상을 통해 보다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임상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렇게 아비간에 대한 전문가들과 확진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아베 총리는 해외 정상들에게 아비간을 추천해 아비간 반대자들로부터 외교 망신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7일 G7 화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에게 일본 업체가 만든 아비간을 써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요시타케 (横倉義武) 일본의사회 회장은 자민당의 키시 정조 회장과 타무라 정무 조사 회장 대리 앞에서 요청서를 제출, 타무라 정무 조사 회장 대리는 ‘당내에서 하루라도 빠르게 수출 가능여부를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아비간’ 제약사에 증산 요청도  

‘아비간’ 효능에 대해 뚜렷한 임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아비간 정부비축량을 늘리기로 하고 제조사인 도야마화학 측에 생산량 확대를 요청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 백신 개발이 진행되는 가운데 아비간을 조기 투여해 증상의 개선이 보이는 사례가 보고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요청에 따라 아비간을 개발한 후지필름 도야마 화학 제약회사는 코로나 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독감 치료제 아비간의 생산시스템을 확장하고 아비간 정제 생산량 확대한다고 공표했다. 

도야마 화학은 아비간 생산량을 오는 7월까지 현재 생산량의 2.5배인 10만 명분, 9월에는 7배 수준인 30만 명분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증산을 통해 도야마화학은 앞으로 아비간 비축량을 최대 2백만 명분까지 늘릴 예정이고, 추가 공급을 위해 외국 정부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지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아비간 이외에도 자국 제약사가 제조한 ‘레모데 시비로’, ‘아쿠 테무 라’, ‘오루 베스코’등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의료계와 긴급 처방 여부를 논의하면서 신약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 김명윤 통신원은 일본 영화 대학교에서 다큐멘터리 전공, 다수의 한일 영화 현장에서 통역 및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내에서 리니아 신칸센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바람이 부는 마을, 오시카무라(가제)>를 제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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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한 2020-04-30 22:05:48
코로나문제가 심하군요...일본정부도 하루빨리정신차리고 노력과 발전을 해야되는데...너무 걱정이되네요 기자님 오늘도 역시 좋은 기사였습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항상좋은 글 감사합니다 타지네서도 파이팅입니다

종학이친구태환 2020-04-29 13:33:16
검증되지않은 신약이 변종 바이러스를 야기시킬까 걱정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