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소비 온다' 소비주 관심↑...CJ제일제당·하이트진로 '톱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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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소비 온다' 소비주 관심↑...CJ제일제당·하이트진로 '톱픽'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4.27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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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료‧화장품업종 실적 선방할 듯
중국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도 작용
코스닥시장 내 언택트 소비주 주목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비 위축 우려에도 내수 소비주(株)가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 덕분이다. 중국의 경제활동이 정상화하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른바 내수 소비주 가운데 ‘언택트(untact)주’도 새로운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비대면 거래가 확산하면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유가증권시장에서 음식료업종은 전 거래일 대비 1.24% 오른 377.24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종가(326.08)와 비교하면 15.7%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상승률(9.6%)에 비해서도 눈에 띄는 상승률이다. 업종 내 주요 종목을 살펴보면 지난 24일 종가 기준 이 기간 CJ제일제당(19.9%), 하이트진로(16.0%), 오리온(5.7%) 등도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 음식료업종 ‘실적 방어주’로 주목 받아 

음식료업종 강세를 보이는 건 무엇보다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낮아 방어주 성격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냉동식품‧가정간편식(HMR)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외식업과 단체급식, 식자재유통업 등 기업간거래(B2B)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CJ제일제당이다. 이달 들어 DB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이 CJ제일제당을 실적 개선 기대감을 바탕으로 업종 내 ‘톱 픽(top pick)’으로 선정했다. 기업‧소비자거래(B2C)와 온라인으로의 전환이 이뤄진 데다 가공식품 부문에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가공식품의 경우 내수뿐 아니라 수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곡물가격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CJ제일제당 외에도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하이트진로와 오리온에 대해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나온다. 하이트진로는 DB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이 ‘테라’ 등 주력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판단, 톱 픽으로 평가했다. 오리온의 경우 이베스트투자증권와 삼성증권이 중국 온라인시장에서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바탕으로 톱 픽에 올렸다.

더불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열풍이 불면서 친숙한 음식료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주가 수준과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을 고려하면 음식료업종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음식료업종은 대형주 중심 실적 가시성 매우 높아 올해 불안한 시장의 대안이 될 것”이라며 “음식료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로 2013년 ‘랠리’ 전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 LG생활건강, 면세점 부진에도 중국법인 실적 양호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중국 소비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LG생활건강이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올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다 한국‧중국의 ‘보복 소비’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 주가는 현재 139만5000원으로 종가 기준 이달 들어 24.6%나 올랐다. 

LG생활건강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337억원으로 시장예상치(컨센서스)였던 2330억원을 대폭 웃돌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시장과 면세점 실적의 불확실성이 높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의 수익성이 개선됐고 생활용품‧음식료 부문의 실적이 양호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올 2분기에는 면세점에서 발생하는 매출 감소 효과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의 경우 1월엔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적었지만 2분기엔 그마저도 어려운 탓이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가 소비 활성화에 힘을 실으면서 중국법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면세점 매출 감소분을 중국법인 매출이 메워줄 가능성이 높다”며 “LG생활건강은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조치 등 중국 관련 위기 상황 당시 유연한 영업‧마케팅 전략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히려 사업 규모를 한단계 키운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이어 한국의 경제활동이 빠른 속도로 정상화하면서 내수주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성공적인 방역 조치로 락다운(lock-down) 해제가 지연되는 국가들보다 빠르게 내수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다”며 “정부 정책 대응 또한 고용과 수요 개선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어 내수주가 상대적으로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경제활동 재개는 ‘내수→아시아권 교역 재개→역외 무역 확대’ 경로를 따라갈 것”이라며 “증시도 이와 비슷한 흐름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온라인쇼핑 고성장…언택트주에 긍정적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거래가 확대되면서 온라인에서 음식료 유통업을 전개하는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정보기술(IT) 서비스기업 지어소프트는 유기농 신선식품 유통기업 ‘오아시스’ 지분(79.4%)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2018년 8월부터는 새벽배송을 시작한 오아시스는 생산자직거래 방식으로 유기농 제품을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곳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온라인쇼핑 시장이 커지면서 오아시스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간편건강식 온라인쇼핑몰 ‘랭킹닭컴’을 운영하는 푸드나무 또한 성장성이 부각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랭킹닭컴은 국내 회원수 100만명을 보유, 관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온라인쇼핑 시장 확대와 별도로 간편건강식 시장도 확장 가능성이 큰 만큼 푸드나무의 고성장 기대감이 높다.

NHN한국사이버결제‧KG이니시스 등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을 영위하는 기업들도 코로나19 수혜주로 꾸준히 거론된다. 이미 PG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소비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 향후 소비 확대 국면에서도 온라인쇼핑의 성장세가 부각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오프라인 소비 또한 비대면 방식의O2O(Online to Offline)를 추구하면서 PG기업들의 성장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에서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PG기업들의 수혜도 곧 그칠 것이라는 우려감이 있지만 소비자들의 온라인쇼핑 선호 현상은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해 말까지 온라인쇼핑 시장이 성장하면서 PG기업들의 실적도 중장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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