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찬반논쟁 뜨거운 '미국 다시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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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찬반논쟁 뜨거운 '미국 다시열기'
  •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미국)
  • 승인 2020.04.26 2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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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재개 두고 찬성, 반대 입장차 커
'오프닝업, 아메리카 어게인' 구호 꺼내든 트럼프
제안한 트럼프는 주지사에게 책임 떠넘기는 중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오피니언뉴스=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미국)] “터널의 끝에서 빛이 보인다.” 그리고 아직은 아니다. “검사, 검사, 그리고 또 검사.”

조지아를 비롯한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오하이오 등 4개 주에서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경제활동을 재개하자, 온 미국에서 찬반논쟁이 뜨겁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경제 정상화를 위한 3단계 대응 지침을 발표한 후 미국에서는 봉쇄조치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반론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개방 결정권을 각 주지사들에게 넘기자, 공화당 출신 주지사들은 대체로 제재완화를 선호하는 반면, 민주당 출신 주지사들은 신중론을 펴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5월1일을 전후해 전국적 경제활동 재개를 추진했으나, 헌법상 주정부에 주어진 권한을 침해한다는 비판으로 한발 물러섰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을 대표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총대를 맺다. 이번 주말부터 일부 업종에 대한 경제제제를 완화한 것이다. 

조지아에서는 이에따라 이번 주말부터 미용실, 이발소, 체육관, 피트니스센터, 볼링장,  바디 아트 스튜디오 등은 문을 열 수 있다. 식당과 영화관은 오는 27일부터 재개장이 허용될 예정이다. 술집, 나이트클럽, 놀이공원 등은 추후 공지된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도 재개를 선언했다. 헨리 맥마스터 주지사는 21일 그동안 영업이 중단됐던 각종 소매점을 다시 오픈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바이러스 감염률이 크게 낮아져 규제를 해제할 만한 시기가 됐다는 것. 주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17일 선착장 등 보트 이용시설에 대한 규제를 해제했다. 퍼블릭 비치도 다시 공개했다.

지금 미국에선 코로나19가 정점에 이르러 경제활동 정상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금 미국에선 코로나19가 정점에 이르러 경제활동 정상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주지사들 “시기상조”

이에 반해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많은 주들은 부정적이다. 

앤드류 마크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경우 뉴욕주의 비필수 사업장 폐쇄 지침을 오는 5월15일까지 연장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자택대기 및 비필수업종 폐쇄 명령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2주 더 연장한 것이다.

민주당 측에서는 경제활동 재개와 관련, 6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의식한 정치적 제스처라고 비난했다. 정점을 지났다고 해도 아직 확진자와 사망자수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조지아의 경우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살펴보면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고, 진단 숫자도 전국 하위 10개주에 속한다. 아무리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켐프 주지사는 이번 제재 완화 조치가 연방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따랐다고 설명했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 

'미국을 다시 열기'라는 이름의 연방정부의 경제 정상화 지침은 크게 3단계로 나눠져 있다. 코로나19의 발병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경제 재개 조건과 단계별 조치가 명시됐다. 각 단계는 최소 14일간 유지되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와 관련, 최근 백악관 브리핑 도중 “조지아내 일부 사업장 문을 여는 것은 경제 재개 1단계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켐프 주지사에게 강한 반대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반응도 비판적이다. 오히려 검사를 더욱 확대해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될 경우 최악의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고 극언까지 한다.  

그럼에도 조지아주 정부가 기존의 정책 방향을 선회한 이유는 코로나19의 확진 사례가 정점을 지났고, 더 이상 방치하면 지역경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자칫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가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코로나19 사태가 미국에서 진정국면에 들어갔다고 발표하고 있는데,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코로나19 사태가 미국에서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으니, 각 주지사들이 자율권을 행사해달라"고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사태 책임을 피하기 위한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경제위기 트럼프 재선 가능성 좌우

아닌 게 아니라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이 경제 위기를 맞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데니스 다노이 미시간주 공화당 전략가는 이와 관련, “바이러스로 인해 일자리 감소 문제가 심각하다”며,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던 미시간주에서 역풍이 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시간주 외에도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에 근소한 표 차이로 승리했던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플로리다·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주 등지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NBC방송과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와 대결하면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직접 대결하는 시나리오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49% 대 42%로 지지율에서 앞선 것이다.

아직은 트럼프 재선의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46%를 기록,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더 힐(The Hill)이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국정지지도는 50%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에서는 높은 실업률이 올 가을까지 이어질 경우 재선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사망률이 낮아지고 경제활동이 재개되면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 권영일 객원기자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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