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태의 스타트업 칼럼] 코로나19 이후 스타트업의 변화와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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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태의 스타트업 칼럼] 코로나19 이후 스타트업의 변화와 대응
  •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 승인 2020.05.0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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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스타트업 기업에 더 큰 투자기회 올 것
오프라인 바탕 공유경제 스타트업은 고전 예상
슬기롭게 기회 포착해 도전에 나서야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이자 시각장애인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지난달 12일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성당에서 관객 없는 콘서트를 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이탈리아와 전 세계인을 향해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행사였다.

평소 같았으면 수만 명의 관객 앞에서 치러졌을 그의 콘서트가 전염병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관객 없이 진행되고 유튜브로 중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텅 빈 대성당에서 홀로 노래 부르는 보첼리의 모습은 무척 감동적이지만 처연한 슬픔마저 느끼게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전무후무한 세계적인 전염병 확산 사태는 세계 경제를 대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 언제 끝날지 아직 단정 짓기 어려운 상황은 대공황의 도래를 암시하는 두려움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러한 와중에서 다행히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대응을 잘해 세계적인 모범국가로 위상이 높아졌지만,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전 세계가 코로나19 대응에 난항을 겪으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다.

직격탄 맞은 스타트업과 그 신화들

정작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건 공유경제 서비스다. 이미 언론에 많이 보도되었지만, 에어비앤비, 위워크, 우버 등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3대 기업은 사면초가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이용자 수가 미국 내에서만 20%대로 급감했고 세계 전체적으로도 40~96%가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에만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위워크는 미국 뉴욕에서 확진자 발생으로 해당 브랜치를 폐쇄했다. 최대 주주인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예정된 30억 달러(약 3조600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다. 워워크는 부동산 신규 임차를 중단하고, 해외 사업도 대폭 줄인다. 우버도 수요가 대폭 줄어들면서 미국 시애틀의 경우 60~70% 정도 감소했다. 우버는 지난 해 상장 떄 확보한 현금 100억 달러(약 12조원)를 보유하고 있어서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다.

이들 뿐만이 아니라 스타트 업계 전체가 힘들어지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분석기관인 스타트업 게놈(Startup Genome)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 세계 스타트업 가운데 41%가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으며, 향후 3개월 안에 사라질 수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현금유동성에 문제가 있고 투자 진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력도 감축 중이다. 코로나19 초반 이후 전 세계 스타트업 가운데 74%는 정규직 근로자들과의 계약을 파기했으며, 39%는 인력의 20% 이상을 줄였다. 26%의 스타트업은 직원 60% 이상을 축소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동향과 결이 다르지 않다.

미국의 명문 뉴욕공대에서 개최됐던 해커톤 행사. 코로나 위기로 오프라인 해커톤 행사가 대부분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사진=뉴욕공대 홈페이지.
미국의 명문 뉴욕공대에서 개최됐던 해커톤 행사. 코로나 위기로 오프라인 해커톤 행사가 대부분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사진=뉴욕공대 홈페이지.

활발한 '코로나 극복' 솔루션 찾기

이렇게 상황이 급박해지자 WHO와 IT 그룹들이 나서 코로나19에 대해 대응하는 차원에서 글로벌 온라인 해커톤을 열었다. 이 해커톤을 통해서 코로나19와 연관된 많은 문제들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지난 3월 #빌드포코비드19(#BuildforCOVID19)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번 해커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업체들과 협력해서 개최됐다. 건강, 취약계층, 비즈니스, 커뮤니티,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서 많은 아이디어와 솔루션이 출시되었고 이 중 80여개가 선정되어 온라인에 공개되었다.

뿐만 아니라 스위스에서는 #코드대코비드19(#CodeVsCOVID19) 온라인 해커톤이, 독일에서도 #우리대바이러스(#WirVsVirus)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해커톤이 진행됐다. 참가팀들 중 우수 프로젝트를 선발해 개발자금을 지원한다. 제작된 시제품 영상은 유튜브와 비메오에 공개됐다.

이런 시도들이 당장 코로나19 사태 해결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는 없겠지만, 향후 드러난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출구를 찾을 수도 있다. 우리도 이런 시도들을 계속 해나가야 한다.

온라인 스타트업 더 큰 기회 온다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머지않아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듯이 이전의 사회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 확실하다. 코로나19가 세계질서 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 대한 많은 생각과 태도를 바꿔 버릴 것이다. 상상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처럼.

이미 언택트 경제라는 말이 일상화된 현재 시점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차치하더라도 그 변화의 폭이 매우 클 것임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WTO체제가 바뀔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전문가들은 세계화에서 지역블록화가 진행될 것이고, 제조업도 강화될 것이라고 본다. 중국과 베트남이 전염병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의 대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터넷 트렌드’로 유명한 미국 벤처투자가 메리 미커(Mary Meeker)는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트렌드 리포트’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에서 일과 삶의 균형 재정립,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가속화, 온 디맨드 서비스의 성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 역할의 강화,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 성장, 스포츠의 온라인화, 온라인 게임의 성장 등의 변화를 예측했다.

이런 변화는 투자환경에 바로 반영되고 있다. 온라인 기반 금융, 바이오· 헬스케어, 쇼핑, 게임, 사이버보안 관련 스타트업은 투자 유치 등 사업 진행이 원활한 반면, 여행, 공유경제, 제조업 등 오프라인 관련 스타트업은 투자받기가 힘들어졌다.

정부는 이런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비즈니스, 언텍트 소비·문화, 원격기반 산업 등 디지털 경제 구축을 위한 미래기술 수요 적극 발굴, 비대면 산업  육성 R&D 투자를 강조하고 나섰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1920년대 미국 대공황 이전 50여개가 넘었던 자동차회사들이 대공황 이후 3개로 정리된 뒤 수십 년간 고성장을 구가했고,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일본이 혁신 전략으로 20여 년간 세계시장을 지배했다.

지금은 이전의 비교대상을 찾기 힘든 새로운 위기 상황이다. 그만큼 코로나19 이후 세상의 변화 또한 새로울 것이다. 아모르 파티(amor fati). 운명적 상황을 긍정하는 것은 스타트업의 숙명이다. 그 속에서 슬기롭게 기회를 포착하고 하나씩 도전해야 한다.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는 스타트업 멘토그룹 (협)피플스노우의 이사로 재직중이다. 싸이월드 창업멤버로 활동했으며 K-ICT 창업멘토링센터 CEO멘토를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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