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월간 흑자낸 티몬...'적자 줄이기' 성과에 턴라운드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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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월간 흑자낸 티몬...'적자 줄이기' 성과에 턴라운드 진입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4.17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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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 '밑 빠진 독 물붓기' 그만…수익 위주 사업 구조 개편중
창립후 첫 월간 흑자 달성…쿠팡·위메프 등 이커머스 3사중 처음
흑자 기조 유지해 내년 IPO 목표
이진원 티몬 대표이사. 사진제공=티몬
이진원 티몬 대표이사. 사진제공=티몬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지난 3월 티몬은 창업 10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뜻깊은 시간을 맞았다. 특히 지난해 연간 실적기준으로 영업손실을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져 경쟁자인 쿠팡과 비슷한 궤도를 보이고 있다. 기업공개(IPO), 회사 매각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17일 티몬 관계자는 “내주쯤 지난해 실적을 공개할 계획”이라며 “회계 기준 변경으로 실적을 보수적으로 잡았음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했고, 영업손실 또한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액은 따로 공개하지 않지만,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에 거래액도 늘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티몬은 지난 3월 월간으로 1억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 2010년 설립 후 처음이다. 이번 성적표는 그간 티몬의 실적을 보면 상당히 유의미한 결과물이라는 게 내부 평가다.

그동안 티몬은 조단위 거래액에도 불구하고 매년 대규모 적자를 지속했다. 예를 들어 2018년 거래액은 약 4조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1278억원에 달했다. 2017년도 거래액 3조원 초반에 영업손실 1189억원을 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티몬과 같은 해 출범한 이커머스(쿠팡, 위메프) 업체 중 처음으로 월 단위 흑자를 냈다는 사실이다. 위메프의 경우 지난해 75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의 390억원에 비해 두배나 늘었다. 쿠팡은 2018년 영업적자가 1조1279억원, 지난해에는 영업적자 7205억원으로 줄였지만, 월간 흑자를 기록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이 이처럼 적자 규모 축소와 흑자전환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은 ‘밑지는 장사를 하지 않겠다’는 경영의지가 자리하고 있다.

실제 쿠팡과 위메프, 티몬 등 3사는 과거 ‘적자를 감수하고 성장에 집중한다’는 전략으로 꾸준히 외형 확대에만 집중했다. 쿠폰을 비롯한 다양한 할인 마케팅은 물론 물류 인프라 및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3사간 경쟁은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졌고, 이로 인해 매년 영업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하지만 티몬은 지난해 식료품 직매입 사업 ‘슈퍼마트’를 지난해 과감하게 정리, 수익구조를 개선했다. 이 사업은 과도한 물류비용 때문에 적자 원인으로 지목됐었다. 

또한 2018년 10월 위메프에서 영업 마케팅 총괄 부사장을 맡던 이진원 대표를 영입(당시 부사장)해 ‘타임커머스’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사업 체질에 변화를 줬다.

‘타임커머스’란 타임어택과 티몬데이, 1212타임 등 특정 시간대에만 특가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할인쿠폰이나 다른 마케팅에 비해 비용 부담이 적어 수익성이 높다. 

이진원 티몬 대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타임커머스를 본격화하며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 좋은 상품을 보유한 파트너가 많아지고 찾아오는 고객도 증가했다”며 “이번 흑자전환이 일회성에서 끝나지 않고 분기 또는 연간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영준 티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 이커머스 이용 고객은 여러 유통 채널 중 니즈를 가장 잘 채워줄 수 있는 곳을 이용한다”며 “가령 에어팟은 어디서 사나 똑같으니 네이버에서 최저가 검색해 구매하고, 된장찌개에 넣을 두부는 쿠팡이나 이마트에서, 자기 전에 허한 마음을 달래려 쇼핑할 때는 티몬이나 위메프를 찾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장에서 할인쿠폰을 사용해 성장하겠다는 전략은 업의 본질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CFO는 “타임커머스를 본격화한 후 틈틈이 티몬 앱에 접속해 특가 할인상품을 찾는 ‘바겐 헌터(bargain hunter)’와 ‘윈도쇼핑(window shopping·구체적인 구매 계획 없이 둘러보기)’이 늘며 재구매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에는 2회 이상 구매 고객이 전체의 7%, 3회 이상 고객은 10%에 달했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포인트, 1.2%포인트 증가한 수치”라며 “티몬 고객층이 초저가를 노리는 이들에서 ‘충성 고객’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티몬은 올해 실적 개선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고, IPO를 포함한 추가 투자유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내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중소형 증권사들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적자 이슈는 성장성평가 특례상장 제도(테슬라 요건 상장)로 해결할 계획이다.

티몬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가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대형 증권사도 주관사 참여를 희망한다는 소식이 들리는 만큼 기업공개 또한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각에서 제기됐던 티몬 매각과 관련해 “정말 좋은 조건의 제안이 오더라도 적자보다 흑자일 때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당장 고려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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