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관광업계 전방위 강타..."여행객 99% 감소 어떻게 버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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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관광업계 전방위 강타..."여행객 99% 감소 어떻게 버티나"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4.14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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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사태로 관광업 전반에 위기가 찾아왔다. 국가간 이동제한으로 인천공항이 텅빈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사태로 관광업 전반에 위기가 찾아왔다. 국가간 이동제한으로 인천공항이 텅빈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파장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여행업·숙박업 등 관광업계의 업황악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이동제한이 지속되면서 실적 회복 시기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관광업의 경우 사태가 종료되더라도 로컬 관광업자의 폐업 등 인프라 재구축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선제적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행사·호텔·숙박업 등 사상 초유의 위기상황 호소

서울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A씨는 "2009년 신종플루나 2015년 메르스 사태와는 비교가 안되는게 당시엔 한국으로 여행오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해외로 나갈 생각을 안한다"며 "예약률은 90%이상 줄었고 전화 상담은 대부분 환불 관련 문의가 오는데 언제 회복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직원 인건비도 걱정이라 휴업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확산으로 국가 이동 제한이 심화되면서 항공권 환불조치가 늘어났고 여행사의 여행상품 판매는 급감했다. 

3월 주요 여행사의 패키지 송출객수 전년 동월대비 증감율을 보면  하나투어 -99%, 모두투어 -99.2%로 여행객이 거의 없었으며, 하나투어 기준 2분기 월별 예약률 또한 4월 -99.6%, 5월 -97.6%, 6월 -91.3%로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행객이 줄면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여행사 카운터가 텅 비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다 베트남항공, 에어프랑스, KLM네덜란드항공 등 외국 항공사들이 잇달아 항공권 환불 요청 접수를 중단하는 일까지 벌어지며 여행사의 부담이 가중됐다. 

외국 항공업체가 갑자기 환불을 중단하게 되면 항공권 구매 고객 뿐만아니라 항공사 예약을 대행한 국내 여행업계에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온다. 

항공권 예약을 진행할때 여행사 등의 개별 창구를 거치더라도 항공 요금 결제는 항공사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항공사가 환불을 중단하게 되면 환불금은 받을수 없게 된다. 

여행 수요 급감으로 경영악화가 심각한 상태에서 여행사가 최악의 경우 항공사의 환불 몫까지 떠안아 피해규모가 더 증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숙박업계의 상황도 마찬가지. 지난달 부터 일부 호텔은 객실 점유율이 10%까지 떨어졌으며 휴업을 넘어 폐업을 검토하는 곳도 수두룩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호텔은 이번달 1일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순환 무급휴직에 들어갔고 서울 소공동 이그제큐티브 타워(신관)의 휴업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다. 객실 예약률이 급감한데 따른 대책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2015년 메르스 확산때도 호텔 객실 점유율이 40%정도로 급감하긴 했지만 현재는 20% 밖에 미치지 못한다"며 "호텔 예약은 보통 수개월 전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 여름 성수기 예약이 들어와야 하는데 예약 문의조차 없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돼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로나사태로 인한 예약률 급감으로 그랜드 워커힐 호텔이 한달 간 영업을 중지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 그랜드 워커힐 서울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번달 22일까지 한달 간 영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명동에서 숙박업체를 운영하는 B씨는 "그래도 유명 호텔들은 인지도도 있고 자금도 다른 숙박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라 버틸 수 있지만, 우린 폐업을 생각할 정도로 절박하다"며 "얼마전 까지만 해도 로비가 중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는데 오늘만 해도 취소 문의만 세통이 왔고 예약 문의는 한 건도 없어 운영을 이어갈 수가 없는 상황"이고 한탄했다.  

◆ADB, 한국 관광업 피해규모 3조7000억, 관광업계 구직급여 신청도 급증

지난달 1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사태를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유행)으로 선언하면서 코로나사태로 인한 전세계적인 위기감이 한층 더 높아졌다. 

이러한 전염병 확산의 직격탄을 맞은건 관광산업이다. 항공·여행사·호텔·숙박업 등 전 분야에서 수요가 급감했고, 이미 예약됐던 사항들에 대한 취소 및 환불 문의도 끝없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나서서 코로나 사태에 따른 한국 관광산업 피해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ADB는 지난달 6일  '코로나19로 인한 신흥 아시아국가들의 경제적 충격'보고서에서 한국내 코로나사태가 6개월간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결과 한국 관광업계의 최대 피해규모가 3조7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의 피해는 최근 수치로도 드러났다.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3월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5만6000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3만1000명 증가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 증가폭이 2009년 3월 금융위기 때 3만6000명을 기록한 이래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인데 관광업 분야의 구직급여 신청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지난달 3월 구직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지난달 3월 구직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

인력공급·여행업 등이 포함된 서비스업은 지난해 동월 대비 4100명 증가한 1만3000명이 구직급여를 신청했다.

호텔 등이 포함된 숙박·음식점업에서는 1만3000명이 구직급여를 신청했다. 이는 전년 동기 5400명보다 7600명 늘어난 규모로, 신청자가 두배 이상 늘어났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의 둔화도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숙박업의 경우 가입자 수 자체가 지난해 동월 대비 15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구직급여 신청이 늘어난 셈이다.

◆정부, 업계 건의 사항 적극 반영...아직 갈길은 멀다

이에따라 정부의 관광산업 지원정책도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풀어나갈 숙제는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14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업계를 지원하기위해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4번에 걸쳐 총 21건의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책의 주요내용은 ▲무담보 특별융자 1000억원 시행 ▲관광기금상환유예 2000억원 ▲일반융자 4800억원 → 5250억원 규모로 확대 ▲여행업, 관광숙박업 등 특별고용유지업종 지정 ▲호텔등급제도 유예 ▲유원시설 안전성검사 수수료 감면 ▲방역물품 지원 등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 2월19일부터 4월10일까지 관광기금 신용보증부 특별융자 지급건수는 702건, 378억5000만원 규모로 파악됐다"며 "이번 특별 융자는 주로 여행업계가 혜택을 받았는데 5월 중순 까지 책정된 1000억원 모두 집행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관광기금 상환유예는 지난 2월 17일부터 4월 10일까지 총 682건, 1539억원 규모가 집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호텔업계가 전체 상환유예의 87.2%를 차지해 주로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장에선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여행업·관광숙박업 등 5000여개의 여행업체가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신청하고 지급받기까지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상황"이라며 "한시가 급한 영세한 사업체들의 입장에선 당장 오늘을 버티기 힘든데 시간이 흘러가는걸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숙박업계 관계자는 "정부차원의 지원대책들이 나왔지만 역대 최악의 상황인 관광업을 살리기엔 역부족"이라며 "호텔업 재산세 감면, 유원시설업 재산세 감면, 국제회의시설 임대료 감면, 숙박업·산업용 전기요율 적용 등 직접적인 추가대책을 주문하고 있지만 이조차도 미봉책이고,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여전히 산더미"라고 설명했다.

최보근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아직까지 현장 애로를 호소하는 부분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8차례 관광현장 방문과 4차례의 관련업계 영상회의, 시도관광과장 영상회의 등을 진행해 지금까지의 대책을 마련했다"며 "관련 업계의 건의사항 총 78건중 59건을 반영했으며 추후에도 관계부처들과 협의해 업계의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게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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