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아파트 거래량 줄었지만..."하락추세 판단은 시기상조" 우세
상태바
강남3구 아파트 거래량 줄었지만..."하락추세 판단은 시기상조" 우세
  • 손희문 기자
  • 승인 2020.04.13 17: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투자자 매수심리 위축됐지만 관망 중
'집값 향방 판단'은 신중모드 전환
"아직까지 본격 하락세 진입 아니다" 의견도
서울 시내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손희문 기자] "부동산은 심리적인 영향도 커요. 여태 계속 올랐어서 사실 부동산을 오른다고만 생각하고 덤비는 경우가 많은데, 투자자산이라고 보면 가격이 내려갈 수도 있는 면도 있죠. 또 강남과 마용성 보유자중 코로나로 영향받는 군을 정확히 셈할 수는 없지만 이 (코로나) 시국이 아주 길어지면 조금의 조정은 불가피할 거라고 보긴 봅니다."(서울 마포구 대흥동에서 공인중개업을 운영하는 A씨)

"서울 집값이 2011년에서 2012년에 이르는 큰 폭락이 오지않는 이상 떨어지기는 힘들다고 봐요. 과거부터 이어져 온 흐름에서 보면 아직까지 주택을 가지고 있는 계층이 내 재산, 내 집에 대한 욕구가 굉장히 강합니다.“ (강서구 방화동에서 재건축조합장을 맡고 있는 B씨)

정부의 2·20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택소비 심리 위축과 매매거래량 감소가 고착화하는 분위기인 가운데 서울 집값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13일 직방이 국토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데이터를 활용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3월부터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서울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월별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월 287건을 기록하며 최근 1년 내 가장 적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이후 월별 매매동향에서 거래량이 가장 적었던 달은 지난 1월 469건이었다. 계절적 요인으로 1월이 전통적 비수기라면 3월은 아파트 매매가 살아나기 시작하는 시기다. 아파트 매매가 1월보다 3월에 절반가까이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근 1년 서울 강남3구 월별 아파트 매매거래량 추이. 자료제공=직방
최근 1년 서울 강남3구 월별 아파트 매매거래량 추이. 자료제공=직방

같은기간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월별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강남3구와 유사한 추이를 보였고 2020년 1월과 3월에 큰 폭으로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저가 아파트 위주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앞서 살펴본 강남3구, 마·용·성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조정없이 2월까지 높은 거래량을 유지했지만 3월 들어 코로나19 등 매수심리 위축으로 인한 거래감소가 뚜렷했다.

직방 관계자는 "이는 올해 초 2·20 부동산 대책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보인다"며 "공격적인 투자목적의 주택구입이 한동안 감소하고, 실수요 위주의 중저가 주택거래로 재편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4월 매매거래량은 당분간 이 같은 움직임이 계속될 전망이고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심리가 조금 더 매입 관망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서울의 아파트 매매 시장은 고가 매물의 평균 거래량이 감소되며 급매물이 종종 출현하고, 중저가 매물 거래 위주로 흘러가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29%였던 9억원 초과 주택의 거래비중이 3월 기준 16%로 내려갔다. 6억원 이하 주택 거래비중은 38%에서 58%로 증가했다. 정부의 타깃인 고가주택 거래는 줄어든 대신 대출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주택으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4월들어 부동산 시장의 시세 향방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토부는 강남3구 등 고가·다주택 매물이 정체되면서 6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가격을 낮춘 주택매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 강화로 강남 뿐만 아니라 연쇄작용으로 강북 쪽 집값도 약세장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대출규제와 공시지가 인상, 자금출처 증빙 강화 등 매수 수요가 위축됐고, 상반기로 예정된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 종료가 임박하면서 다주택자의 매물량은 속속 출현한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강화된 모니터링 대책 등 향후 2개월 간 수도권 주택시장의 양상이 크게 바뀔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감정원 관계자는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부담 증가와 자금출처 증빙 강화로 고가 아파트 중심의 하락세가 나타나는 것은 분명하다”며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도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 몇 년간 서울 아파트값은 단기간에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며 “최근 10년간 서울 집값은 연평균 4%~5%씩 상승 흐름을 보여온 것을 감안하면 아직 본격 하락세라고 판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달부터 각종 경제지표가 발표되기 시작하면 집값 하락이 더욱 큰 폭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실물경제 위축으로 인한 하방압력 때문에 연말까진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월에 계약일 서울 주요지역인 강남3구, 마·용·성, 노·도·강, 수·용·성 월별 아파트 거래량과 평균 매매가를 분석한 결과, 가격적으로 뚜렷하게 떨어지는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다"며 "매수세는 확연히 둔화했고, 추세를 보자면 과거에 비해 공격적 투자목적은 수그러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거래위축이 본격화되고 풍선효과가 상쇄되면서 일부 가격이 하향 흐름으로 가는 것이 보이는 것이지 크게 가격대가 조정되는 추세전환시기라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이 빨리 봉합되지 않으면 주택시장은 거래량이 떨어지며 하방압력이 생길 수 있다"며 "다만 다행인 것은 주택시장은 이자율과 연체율이 낮고, 미분양이 폭증하는 상황도 아니라 최악의 상황까진 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