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술 끝낸 LG스마트폰 새 이름은 'LG벨벳'…실적 반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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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술 끝낸 LG스마트폰 새 이름은 'LG벨벳'…실적 반전 가능할까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4.13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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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스마트폰 LG벨벳, 완전히 달라진 디자인·작명
매스 프리미엄 전략, 미드레인지 가격대 공략 전망
'G시리즈' 'V시리즈' 포기한 LG전자
권봉석 사장의 리더십, 이연모 부사장의 경험
19분기 연속적자 MC사업부, 실적개선 여부 촉각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LG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 이름이 'LG벨벳'으로 정해졌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기존의 플래그십 라인 'G시리즈', 'V시리즈'를 완전히 폐기하고, '매스 프리미엄'이라는 노선을 천명하는 등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이번에는 구호성 사업전략 수정에 그치지 않는다. 인적쇄신은 물론 브랜드까지 갈아치웠다. 이같은 LG전자의 변화에 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이유다. 

LG전자의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부는 최근 1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었다. LG전자는 올해 초 권봉석 CEO와 MC사업부를 책임지는 이연모 본부장(부사장)으로 새 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시리즈물로 출시됐던 스마트폰 이름도 과감하게 바꿨다. 새 이름은 'LG벨벳'이다. 

LG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 'LG벨벳' 렌더링 디자인. 후면 카메라가 '물방울 디자인'으로 다른 스마트폰과 차별화를 뒀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 'LG벨벳' 렌더링 디자인. 후면 카메라가 '물방울 디자인'으로 다른 스마트폰과 차별화를 뒀다. 사진제공=LG전자

◆ 완전히 달라진 디자인, 'LG벨벳'

13일 LG전자에 따르면 내달 출시하는 새로운 스마트폰은 'LG벨벳'으로 결정됐다. 지난 8년 동안 플래그십 라인을 담당해 온 'G시리즈'를 포기하고 나오는 첫 제품이다.

'벨벳'이란 이름은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을 때 느낄 수 있는 편안함과 개성 등 제품 특징을 담았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대다수 스마트폰 업체들이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알파벳+숫자' 이름을 벗어나, 직관적인 표현으로 고객들이 쉽게 이해고 친숙하게 느끼게끔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디자인도 확 달라졌다. 우선 전면 디스플레이 좌우 끝을 완만하게 구부린 '3D 아크 디자인'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후면 커버도 동일한 각도로 구부려 하단에서 보면 가로로 긴 타원형 모양이다. 타원형은 손과 밀착되는 접촉면이 넓어져 안전한 그립감을 제공한다.

앞서 렌더링 이미지가 공개됐을때 생겼던 별명인 '물방울 카메라'도 눈을 끈다. 최근 후면 카메라는 '인덕션 디자인'이 대세였지만 LG벨벳은 카메라 3개와 플래시가 마치 물방울이 떨어지는 듯한 모양으로 배치됐다. 다른 스마트폰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이다.

마창민 LG전자 MC상품전략그룹장(전무)은 "최근 스마트폰 트렌드가 '개인의 취향과 감성, 디자인 강조'와 같은 추세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을 중심으로 한 관점에서 브랜드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IT매체가 예상한 'LG벨벳' 전체 렌더링 이미지. 사진제공=스패로우뉴스
해외 IT매체가 예상한 'LG벨벳' 전체 렌더링 이미지. 사진제공=스패로우뉴스

◆ LG벨벳을 통해 본격화 되는 '매스 프리미엄' 전략

올해 초 LG전자는 스마트폰 전략을 '매스 프리미엄(Mass Premium)'으로 수정했다. 이미지나 가격은 대중적이면서도 성능도 놓치지 않는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LG벨벳이 매스 프리미엄에 대한 첫 번째 답이 될 전망이다.

아직 구체적인 스펙이 공개된 것은 아니나 해외 IT매체들은 LG벨벳에 AP 퀄컴 스냅드래곤 765, 풀HD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4000mAh 배터리 탑재 등을 예상하고 있다. 해당 사양은 초고성능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준 프리미엄' 정도로는 손색 없는 스펙이다.

가격도 미정이나 업계에선 가격대를 80만원 정도로 추측하고 있다. 이는 플래그십과 보급형의 중간쯤으로 '미드레인지' 영역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의 중저가형 5G 스마트폰 라인업 확장이 예정되어 있는데,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인 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연합뉴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연합뉴스

◆ 19분기 연속 적자 행진 MC사업부, LG벨벳이 턴어라운드 이끌까

LG전자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부는 최근 1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1년 누적 적자 1조원을 넘기도 했다.

결국 LG전자는 2012년 고 구본무 회장의 특별 지시로 탄생해 '회장님폰'으로 불렸던 '옵티머스G' 이후 고수해 왔던 플래그십 라인업 'G시리즈'와 'V시리즈'를 포기하기로 했다.

이 같은 LG전자의 대변혁을 이끄는 것은 지난해 11월 취임한 권봉석 대표이사 사장과 이연모 MC사업본무장(부사장)이다.

애플 '아이폰3GS', '아이폰4', 삼성전자 '갤럭시II', '갤럭시S7' 등 스마트폰 전문가들이나 소비자들이 '명작'으로 생각하는 제품들이 여럿 있다. LG전자에서는 'G2'와 'G3'가 꼽힌다. 이 두 제품은 지난 2012년~2013년 당시 MC사업본부 상품기획그룹장이었던 권봉석 사장의 주도로 탄생한 스마트폰이다.

또 권 사장은 2014년~2018년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를 이끌면서 TV사업 영업 이익률을 5%에서 10%로 두 배 가량 끌어올렸다. LG전자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 TV에 올인하기 시작한 시기다.

이와 함께 기존 플래그십 라인을 포기한 과감한 결단은 이 부사장의 영향이 컸다. MC북미영업담당, MC해외영업그룹장을 지냈던 이 부사장은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현장통'이라는 평가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LG벨벳'이 MC사업부의 턴어라운드를 실현시켜줄 수 있을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서 "2021년까지 전장사업과 함께 스마트폰 사업 실적 턴어라운드를 실현하겠다"라며 "제품 경쟁력과 라인업을 바꿔 프리미엄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2월 MC사업본부장 시절에도 "5G 활성화 속도가 더디면 4G 프리미엄폰과 보급형 모델 등에 무게중심을 둬야 할 것"이라며 "최고 스펙 경쟁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세분화되는 고객의 니즈에 맞춰 특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특기생 같은 폰"으로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생활가전을 리드하는 글로벌 업체인데, IoT(사물인터넷) 분야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성립하기 어렵다"며 "두 영역의 시너지를 살릴 수 있다면 LG전자는 과거 '초콜릿폰'이나 'G2'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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