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리포트] 코로나 대응 '우왕좌왕'...확진자수도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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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리포트] 코로나 대응 '우왕좌왕'...확진자수도 '오락가락'
  • 김명윤 일본 통신원
  • 승인 2020.04.12 14:34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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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성·NHK, 확진자·사망자수 큰 차이
컨트롤타워 부재, 허술한 초기대응·불투명한 통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사상 초유의 혼란 사태
"억지로 올림픽 개최에 목맨 결과" 비판도
김명윤 일본통신원.
김명윤 일본통신원.

[오피니언뉴스=김명윤 일본통신원] 일본은 지금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상초유의 혼란 상태를 겪고 있다. 일본 코로나19 확진자 파악조차 한국의 보건복지부에 해당하는 후생노동성과 국영방송인 NHK 숫자가 다른 상황이다.  

12일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가 후생성 자료를 참고로 게시한 코로나19 현황을 보면,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이날 10시(현지시간)현재 전일대비 743명 늘어난 6748명이다. 사망자는 4명 증가한 98명, 회복자 수는 762명(11일기준)이었다.  이날 NHK 방송이 11시30분 기준 현황발표에 따르면 확진자는 6938명, 사망자수는 132명이다. 

후생성과 NHK 발표 기준이 1시간 30분  차이는 있지만 확진자수는 190명, 사망자는 34명이나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양측의 집계가 다른 상황에서 일본 국민들은 어느쪽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이는 한국과 달리 일본에는 후생성내 질병관리본부가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에 책임주체가 불분명해 혼란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후생성 Vs. NHK 코로나19 확진 사망자 현황표. (위 사진)일본 야후 포털에 게시된 후생성 집계 12일 오전 10시기준 코로나19 현황표. 표 상단 왼쪽에 국내(일본) 확진자수 6748명, 사망자수 98명으로 표시돼있다. (아래 사진)NHK집계자료에는 이날 11시30분현재 확진자수 6938명, 사망자수 132명으로 표시돼 있다. 위, 아래 사진 모두 하단에 있는 감염자 712, 사망자 12 표시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일본인 탑승객 중 확진자와 사망자수를 나타낸다. 일본은 이날현재 프린세스호 탑승객은 일본국내 발생자 수치와 별도로 관리, 발표하고 있다. 사진=야후, NHK홈페이지 캡쳐.
·▲일본 후생성 Vs. NHK 코로나19 확진·사망자 현황표. (위 사진)일본 야후 포털에 게시된 후생성 집계 12일 오전 10시기준 코로나19 현황표. 표 상단 왼쪽에 국내(일본) 확진자수 6748명, 사망자수 98명으로 표시돼있다. (아래 사진)NHK집계자료에는 이날 11시30분현재 확진자수 6938명, 사망자수 132명으로 표시돼 있다. 위, 아래 사진 모두 하단에 있는 감염자 712, 사망자 12 표시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일본인 탑승객 중 확진자와 사망자수를 나타낸다. 일본은 이날현재 프린세스호 탑승객은 일본국내 발생자 수치와 별도로 관리, 발표하고 있다. 사진=야후, NHK홈페이지 캡쳐.

불투명한 통계...코로나 '확진자· 사망자수'마저 오락가락 

게다가 일본은 지난달 26일까지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이던‘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발생한 확진자수와 사망자수는 제외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두달여 동안 요코하마항에 머물다 지난달 25일 확진자를 포함한 일본인 승객들을 하선하고 떠났다.

프린세스호에 탑승했다가 내린 승객 중 일본인 코로나19 확진자는 현재 일본내 코로나19 확진자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별도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코로나19 확진자로 분류된다. 

NHK집계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자 중 일본인 확진자는 712명이고, 사망자는 12명이다. 이들을 NHK가 이날 11시30분기준으로 발표한 확진자와 합치면 일본인 확진자수는 7650명으로 늘어나고, 사망자는 144명으로 증가한다. 이처럼 일본은 현재 코로나19 관련 정확한 확진자수와 사망자 수조차 오락가락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올림픽개최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방역과 일본내 코로나19 확진자 검사에 소극적이었던 정부 방침이 야기한 것으로 시민들의 비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지난 7일 아베 총리는 '신종 인플루엔자 등 특별조치법에 근거해 도쿄도와 오사카부, 사이타마현, 지바현, 가나가와현, 효고현, 후쿠오카현 등 7곳에 긴급사태를 선언했지만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모든 혼란스런 상황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예상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지난 2월 3일 대형 크루즈 여객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요코하마항에 입항하는 과정에서 선박 내부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견됐고, 이후 크루즈에 탑승한 다수의 승객이 집단으로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  

정박초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자(승무원포함) 총 3711명 가운데 확진자는 705명(추후 늘어남)으로 집계됐고,‘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지난달 25일 요코하마항을 완전히 떠나기 전까지 약 두 달 동안 이 영화보다 영화 같은 사건은 한동안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일본 도쿄 한인밀집 상업지역인 신오쿠보역 입구(왼쪽). 평소같으면 한류를 좋아하는 일본인들과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지만 최근 일본내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산한 모습이다(오른쪽). 이 지역 한인 상점들도 매출감소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김명윤 통신원.
일본 도쿄 한인밀집 상업지역인 신오쿠보역 입구(왼쪽). 평소같으면 한류를 좋아하는 일본인들과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지만 최근 일본내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산한 모습이다(오른쪽). 이 지역 한인 상점들도 매출감소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김명윤 통신원.

초기대응 미흡, 예견된 인재 비판도  

무엇보다 일본 정부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조치와 대응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감염자가 이토록 확산된 이유에는 선박에서 감염자가 발생한 2월 3일 즉시 격리조치를 진행하지 않고 크루즈선 내 사람들을 객실 외부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방치했기 때문이다.  

이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견된 상황이었던 정박 이틀째인 2월 4일까지도 별다른 통제와 대책 없이 선내 뷔페식당에서 집단으로 모여 시간을 보냈고 사흘째였던 2월 5일부터 인원을 배치해 본격적으로 통제를 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자 발생이후 선내 공간에서 약 48시간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선진국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수준이하였던 미흡한 조치는 검사뿐만 아니라 승객들이 하선 할 때 역시 큰 문제를 나타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모인 승객들을 추가 격리 없이 곧장 귀가를 시켰고 이는 결국 미국, 영국, 이스라엘, 호주에 돌아온 크루즈 승객들이 코로나19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코로나 확진자를 전 세계에 퍼트리는 결과를 야기했다. 

비슷한 시기, 홍콩에선 1800명 승객을 태운 ‘월드 드림호’가 5일 만에 승객 1800명 전원을 검사했고,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아 모든 승객들을 하선시켰기 때문에, 이와 대비되는 아베 정부의 대응은 일본 내에서 크게 비판을 받고 있다. 

700명 이상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부 상황은 어땠을까. 그 동안 방역 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는데, 일본 내부에서 이를 뒷받침할 만한 폭로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의 저명한 감염증 전문가인 이와타 켄타로 고베대 의대 교수는 지난달 18일 유튜브에서 이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정박당

이와타켄타로 일본 고베대학 의대 교수. 사진=BBC화면 캡쳐.
이와타켄타로 일본 고베대학 의대 교수. 사진=BBC화면 캡쳐.

 

시 크루즈 내부를 둘러본 후기를 공개했다. 이와타 교수가 폭로한 내부 상황은 ‘처참’ 그 자체였다. 

이와타 교수에 따르면 그가 크루즈 안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는 “요코하마로 가던 중에 후생성 직원 중 한 분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누군가 원치 않아서 제가 내부에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며 “누구인지, 왜인지는 말할 수 없다던데, 내부 권력자가 그의 결정을 거부했고 내가 크루즈에 들어가는 걸 막았다”고 주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승선한 켄타로 교수는 “현장이 처참했다”는 한마디 표현으로 당시 상황을 외부에 알렸다. 그는 “내부 환경은 감염을 통제하기에 완전히 부적절한 환경이었다”며 “감염에서 자유로운 그린존과 잠재적으로 바이러스가 포함돼있을지 모르는 레드존의 구분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마스크 등 개인 방호장비를 착용하고, 누구는 하지 않았다”며 “승무원도 후생성 관계자도 그냥 돌아다니고 사람들이 같은 장소에서 밥을 먹기도 하고 장갑을 낀 채 핸드폰도 하는 등 완전히 혼돈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3일 일본에 도착한 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 3월25일 출항할 때까지 약 50일간 요코하마항에 정박했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사진=김명윤 통신원.
지난 2월3일 일본에 도착한 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 3월25일 출항할 때까지 약 50일간 요코하마항에 정박했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사진=김명윤 통신원.

올림픽 개최위해 3월중순까지도 '일본=청정지역' 선동 

그러나 일본 정부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해상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이유와 승객들의 절반 이상이 일본 국외자라는 이유로 자국 내 확진자 수 집계에서 크루즈 선의 확진자들을 제외했다. 그리고 일본 언론에서는 3월 중순까지도 연일 크루즈선을 제외한 일본 내 확진자 수가 다른 나라의 비해 현저히 적다며 일본은 안전한 국가라고 거짓 선동을 하였다. 

일본 아베 정부는 코로나19가 팬데믹(대유행)으로 확인된 후에도 올림픽 개최 문제에 대해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적 문제와도 연결된다. 일본의 유력 경제지인 닛케이신문은 올림픽을 취소를 할 경우 약 90조원, 연기를 해도 약 8조 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있다고 밝혔다. 결국 급증하는 코로나 확진자 수에 못 이긴 일본과 IOC(올림픽위원회)는 지난 3월 24일 도쿄 올림픽 1년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는 집약적으로 코로나를 대처하는 일본 정부의 ▲허술한 초기 대응 ▲미흡한 검사 ▲불투명한 통계 등 세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언론까지 통제된 상황에서 유튜브 등을 통해 아베 정부의 코로나19관련 실정을 폭로하고 비판하는 인사들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를 통해 일본 정부가 ‘반면교사’를 삼았다면 과연 정부의‘긴급사태’선포까지 이어졌을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정부의 무능한 대처를 비판하고 있다. 

김명윤 통신원은 일본 영화 대학교에서 다큐멘터리 전공, 다수의 한일 영화 현장에서 통역 및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내에서 리니아 신칸센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바람이 부는 마을, 오시카무라(가제)>를 제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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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크 2020-04-13 23:43:53
기존 언론을 통해 알지 못했던 유용한 내용들이네요 :) 앞으로 상황이 더 심각해질텐데, 이와 관련된 기사도 부탁드려요!

최종학 2020-04-13 01:39:52
일본에 실상을 알 수 있고 정확한 정보로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타지에서 고생하심에 감사하다 전하고 싶네요 다음 기사도 챙겨볼게요 화이팅!

bear 2020-04-12 23:10:04
이제부터라도 투명하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무사히 위기를 넘기길 바랄 뿐입니다.

Bapp 2020-04-12 16:32:06
일본에 거주하는 교민들도 걱정많겠네요ㅜ

김수현 2020-04-12 15:55:34
타지에가서도 열심히 활동하고있는 한국인 으로써 너무 자랑스럽고 힘내라고 전하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