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오픈서비스 백지화...왜 참담하다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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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오픈서비스 백지화...왜 참담하다했나?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4.10 19: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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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압박에 백기" vs "소비자가 외면한 것 "
김봉진 의장·김범준 대표, 공동명의 사과 "이전 체제로 돌아갈 것"
배달의민족 배달원. 사진=연합뉴스
배달의민족 배달원.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배달의민족이 매출의 5.8%를 수수료로 받는 새 요금 체계를 철회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소상공인들과 정치권 압박에 어쩔 수 없이 백기를 들었다고 분석한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회사 측이 물러난 근본적인 이유는 소비자가 자영업자들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10일 김봉진 의장과 김범준 대표 공동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통해 새로운 요금체계인 ‘오픈서비스’를 전면 백지화하고, 이전 체제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이달 1일 성사된 주문 1건당 5.8%의 수수료를 업체로부터 받는 ‘오픈서비스(정률제)’를 도입했다.

기존 수수료 체계인 ‘울트라콜’의 광고 1건당 월 8만8000원을 받는 정액제였다. 그러나 해당 서비스는 1개의 업체가 돈을 지불하고 여러개의 울트라콜을 사용하면 배달의민족 모바일 앱 화면 독식하고, 심지어 주문까지 쏠리는 구조라 영세소상공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우아한형제 측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픈서비스’를 도입, 울트라콜 사용을 3개 이내로 제한하고 앱 화면 노출도 하단으로 옮겼다.

소상공인단체에 정치권까지 반대…결국 사과

하지만 새 정률제 서비스는 매출 규모가 클수록 수수료도 늘어나는 구조여서 소상공인들에게 더 큰 부담을 지운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월매출 3000만원을 올리는 업체의 경우 기존 26만원(울트라콜 3건 사용 기준)보다 670% 인상된 174만원을 수수료로 내야 한다”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여권에서는 오픈서비스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이라고 지적하며, 공공 배달앱 개발과 각종 규제법안 발의,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예고하며 우아한형제들을 압박했다.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의 점유율을 보면 배달의민족(56%)과 요기요(34%)와 배달통(10%) 등 3사가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는 지난해 배달의민족 지분 87%(4조8000억원)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 국내 시장을 독점하게 됐다.

이재명 경기 지사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달의민족 독점을 막기 위해 공공 배달앱을 개발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고, 이어 9일 강임준 군산시장과 군산시 공공 배달앱인 ‘배달의명수’ 기술자문 및 상표 무상사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겸 민생연석회의 민생정책교육홍보위원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정위 제소 검토와 중소유통상인 보호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결국 김 의장과 김 대표는 이날 “외식업주의 고충을 세심히 배려하지 못하고 새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많은 분들께 혼란과 부담을 끼쳤다”며 “상심하고 실망하신 분들께 참담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각계의 충고와 질타를 깊이 반성하는 심정으로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오픈서비스 체계를 전면 백지화하고, 기술적 역량을 총 동원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이전 방식으로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오픈서비스 백지화, 힘센 자영업자 손 들어주기?

다만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자금력 있는 자영업자들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오픈서비스 도입 후인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수수료 비용을 비교한 결과 비용부담이 늘어난 업주와 줄어든 업주의 비율은 거의 같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우아한형제들 측이 새 서비스 도입 당시 “전체 입점업주 중 52.8%는 비용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스타트업단체 관계자는 “해외의 배달앱의 경우 수수료가 30% 수준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6~10%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는 이번 우아한형제들 수수료 개편 아무런 문제도 안 느끼고 있다”며 “독점 문제는 공정위가 판단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이 오픈서비스를 백지화한 것은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서 내린 결정 아니냐”며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 저소비, 여기에 코로나19로 위기에 직면한 상황인데 수수료 비용까지 인상되면 소상공인들인 정말 버틸 재간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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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 2020-04-11 10:35:53
5~10 % 가 낮은 수준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