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적자 뻔한데"...면세점 사업 손놓은 유통 '빅3'
상태바
"1분기 영업적자 뻔한데"...면세점 사업 손놓은 유통 '빅3'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4.09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신라, 인천공항 T1 사업권 포기…임대료 부담 커
업계 "임대료를 낮추거나 산정 방식 개선해야"
텅 빈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진=연합뉴스
텅 빈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국내 면세점 업계 1·2위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사업권을 포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공항 면세점 매출이 90% 이상 줄어들자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롯데·신라, 임대료 부담에 인천공항 T1 사업권 포기

9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 TR부문(신라면세점)과 신세계DF(신세계면세점)는 인천공항공사와 임대차 계약을 맺지 않기로 결정했다. 임대료 부담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두 업체는 지난 1월 인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에 참여해 각각 DF3(호텔신라)와 DF4(호텔롯데) 구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계약 완료 시점은 지난 8일이었다.

입찰 당시 인천공항공사가 제시한 계약 첫 해 최소 보장금은 DF4 638억원, DF3 697억원이었다. 두 회사는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써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해당 구역에 경쟁 업체가 있었기에 금액을 더 부를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의 면세점 임대료 납부 방식이 이들 업체의 발목을 잡았다. 운영 1년차는 낙찰금액으로 고정돼 있지만, 2년차부터는 1차년 최소보장금에 직전년도 여객증감률의 50%를 증감한 금액으로 납부하도록 돼 있다. 연간 최소보장금 증감한도는 9% 이내다.

코로나 19사태로 올해 공항 이용객수가 바닥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어려운 상황에 2022년부터 이용객수가 급증하게 되면 임대료 상승률은 최대치인 9%까지 오를 수 있다. 이는 롯데·신라면세점뿐 아니라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모든 사업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인천공항공사는 향후 DF3와 DF4는 물론 기존에 유찰됐던 DF2(향수·화장품), DF6(패션기타) 사업자를 재선정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같은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계약 기간이 사실상 10년이라 국내 사업자들이 완전히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임대료를 낮추거나 산정 방식을 개선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면세점 마다 1분기 적자 '비상'...버틸 재간이 없다

한편 호텔신라 TR부문(신라면세점)과 신세계DF(신세계면세점)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만큼 면세점 부문의 어려움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유안타증권은 호텔신라 TR부문(신라면세점)의 1분기 매출액이 881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252억원) 대비 약 28%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손실도 3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17억원에서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NH투자증권 역시 신라면세점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줄어든 726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손실 규모도 21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신세계DF(신세계면세점)도 신라면세점과 상황이 비슷하다. 유안타증권은 신세계면세점의 올 1분기 매출을 5075억원으로 전망하며, 전년 동기(7033억원) 대비 28%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영업손실은 22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비상장사라 실적 전망치가 나오진 않았다. 다만 신라·신세계면세점과 마찬가지로 올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코로나19에 인천공항 이용객 급감…"사드 때보다 어렵다"

이처럼 대형 면세점 3사의 실적이 악화된 결정적인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인·아웃바운드 여행객이 자취를 감춘데 있다. 실제 지난달 인천공항 이용객은 60만9489명(도착 33만7001명, 출발 27만2488명)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588만2519명(도착 304만3199명, 출발 283만9320명)과 비교해 89.3%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 6일엔 5000명 아래로 떨어졌고, 출국자는 2000명을 밑돈다. 이는 지난 2001년 인천공항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때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드 사태 당시에는 중국이라는 특정 국가에서 벌어졌기 때문에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 수정이 가능했지만, 코로나19는 팬데믹이기 때문에 대처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 입국하는 사람은 물론 출국하는 이도 거의 없다”이라며 “수입이 발생하는 모든 통로가 막혀 공항은 물론 시내 면세점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