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총재, 특수목적법인 통한 회사채 매입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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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총재, 특수목적법인 통한 회사채 매입 가능성 시사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4.0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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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사례 효과적일 것”
증권사 대출, 정부와 논의 중
기준금리, 연 0.75%로 동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제공=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제공=한국은행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시장 안정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한 회사채 매입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정부 보증을 전제로 회사채를 시장에서 사실상 직접 사들이는 방식이다. 한국은행은 회사채 매입에 수반되는 신용 위험을 정부 보증으로 피할 수 있다.

이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결정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처럼 정부 보증 아래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면 상당히 효과가 크다”며 “비은행 금융기관 대상 특별 대출은 한계가 있어 정부와 협의해 시장 안정에 대처하는 게 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와의 구체적인 논의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방안에 대해선 “회사채 시장의 주요 참가자인 증권사에 대해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대출하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채 매입도 늘릴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 정책을 위해 국채 발행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시장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행 연 0.75%로 동결했다. 지난달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75%로 인하한 데다 무제한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하는 ‘한국판 양적 완화’를 실시한 만큼 당분간 그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음달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총재는 “상황에 맞춰 정책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효하한’과 관련해선 “지난달 금리를 큰 폭으로 내려 정책 여력이 줄어든 건 사실”이라면서도 “실효하한이 가변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금리 여력은 남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선진국의 금리 결정에 따라 실효하한은 함께 내려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관련, “2분기 중 전세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하반기 경제 활동이 개선된다는 전제 아래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며 “1%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2.1%)를 큰 폭으로 밑돌 것”이라며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내린 바 있다.

이 총재 역시 “코로나19 사태 전개 상황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달라질 수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 한국 경제도 그 영향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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