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1Q 실적 호조에도 주가 힘 못 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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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1Q 실적 호조에도 주가 힘 못 받는 이유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4.0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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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파장 우려…향후 실적 불확실성 높아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냈으나 두 기업 주가를 바라보는 시장의 눈높이는 낮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향후 실적 전망이 불투명해진 탓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시화할 경우 반도체업황 역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전 9시 30분 전 거래일 대비 750원(1.54%) 오른 4만9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 또한 전날보다 1200원(1.42%) 상승한 8만5700원에 거래 중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7일 주가가 1.85% 오르기도 했으나 하루 만에 2.02% 하락,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시장 예상치(6조1000억원)를 5% 가량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무엇보다 반도체 부문이 실적 ‘선방’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 온라인교육,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이 확산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까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 삼성전자, 코로나19 사태로 스마트폰 부문 실적 악화될 듯

그럼에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는 건 시장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올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업황뿐 아니라 스마트폰 사업을 영위하는 IM 부문 실적을 둘러싼 불안감이 크다. 전세계 수요 위축으로 판매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의 주요 스마트폰 시장인 미국‧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로 2분기 스마트폰 사업 전망이 어렵다”며 “반도체 부문의 경우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긍정적이긴 하지만 하반기 수요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악영향을 반영,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는 줄줄이 하향세다. IBK투자증권은 기존 목표주가를 6만8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NH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기존 7만4000원에서 6만6000원으로 낮췄다. 하이투자증권 또한 목표주가를 기존 7만원에서 6만7000원으로 내렸다.

◆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양호…2분기부터 부진 예상

삼성전자 호실적에 SK하이닉스 실적 또한 시장 예상치를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는 4590억원이다. 키움증권의 경우 영업이익 전망치를 5653억원으로 제시, 시장 예상치를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H투자증권 역시 5000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 역시 코로나19 사태의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될 경우 반도체업황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 들어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이끌었던 서버용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OTT 업체 등의 광고 수입이 줄어들 경우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릴 수 없을 것”이라며 “올 3분기 이후 서버용 반도체 수요의 결정적인 변수는 실물 경제 회복 여부”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낸드 부문의 흑자 전환도 어려워졌다. 낸드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 올 들어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하는 데다 낸드 수요를 이끌었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모듈 업체들의 재고도 증가세다. 당장 2분기부터 낸드 수요가 부진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목표주가도 낮아지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한국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1만3000원으로, KTB투자증권이 기존 11만원에서 10만5000원으로 내려 잡았다.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또한 목표주가를 각각 12만5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2만원에서 10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초 기대했던 낸드 부문의 흑자 전환 가능성이 낮아졌고 서버용 수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며 “중장기적 측면에서 밸류에이션 이점이 있지만 주가의 단기 급등 이후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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