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10 minute' 퀴비 출시…'숏폼 OTT' 판 벌어진다
상태바
'Just 10 minute' 퀴비 출시…'숏폼 OTT' 판 벌어진다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4.08 18: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할리우드와 실리콘밸리의 만남으로 탄생
10분짜리 짧은 영상, 모바일로만 시청 가능
OTT지만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과 달라
진짜 경쟁자는 틱톡, 숏폼 플랫폼 경쟁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지금 글로벌 OTT(온라인 스트리밍 동영상서비스) 시장은 포화상태다.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디즈니 플러스', '애플 티비 플러스', '훌루' 등 쟁쟁한 업체들이 즐비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미국에서 새로운 OTT '퀴비(Quibi)'가 등장했다. 그런데 퀴비는 기존 OTT와는 확연한 차별점을 내세우며 '숏폼 플랫폼'이라는 바람을 본격적으로 불러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 할리우드와 실리콘밸리의 만남으로 탄생한 퀴비

퀴비는 일찌감치 할리우드와 실리콘밸리의 주목을 받은 OTT다. 전 월트 디즈니 회장이자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공동창업자인 제프리 카젠버그와 이베이를 가장 성공한 e커머스 기업으로 키워내고 HP(휴랫 패커드) CEO를 지낸 메그 휘트먼이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만나 탄생한 것이 화제였지만 퀴비가 주목 받는 이유는 기존의 OTT들과 다른 노선을 취해서다.

기본적으로 퀴비는 영화, 드라마, 예능, 뉴스, 스포츠 콘텐츠를 10분 가량의 동영상 클립으로 나눠 매일 공개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2시간짜리 영화도 챕터별로 날짜별로 따로 제공한다. 애초에 '퀴비'라는 이름도 '퀵 바이츠(Quick Bites, 한 입 거리)'에서 따왔다.

그리고 오직 모바일 기기로만 시청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가로 모드로 보다가 세로 모드로, 혹은 그 반대로 전환해도 프레임에 불편이 없도록 하는 '턴스타일' 기술을 적용했다. 또 1인 1계정만 지원한다. 왼손을 주로 쓰는 사람들을 위한 '왼손모드'도 소소한 차이점이다.

이런 방식은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다른 OTT와의 차별점이다. 넷플릭스는 '킹덤'처럼 1시간짜리 6편으로 구성된 시리즈물이라도 하루에 전부 공개한다. 스마트폰은 물론 PC, TV에서도 볼 수 있으며 요금제에 따라 최대 4명이 동시에 볼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에 흥미를 느낀 유명인들이 퀴비에 참여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기예르모 델 토로, J.J 에이브럼스 등 세계적 영화감독은 물론 윌 스미스, 드웨인 존슨, 소피 터너 등 할리우드 배우들, 가수 제니퍼 로페즈, NBA스타 르브론 제임드 등이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상용화를 앞두고 거물 투자자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디즈니·소니·알리바바·JP모건 등이 18억 달러(약 2조2000억원)를 투자했다.

◆ 본격적인 '숏폼 플랫폼' 전쟁

하지만 퀴비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경쟁자가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고 주로 가벼운 영상들을 제공하는 유튜브도 라이벌이 아니다.

국내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퀴비는 '이동 중 볼거리'를 내세운 플랫폼"이라며 "최근 숏폼 콘텐츠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런 측면에서 퀴비의 진짜 경쟁자는 '틱톡(TikTok)'"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스타트업 바이트댄스사가 2012년 출시한 SNS 틱톡은 15초 이내의 토막 영상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숏폼 플랫폼이다. 일반인들도 영상을 찍어 올릴 수 있으며 최근에는 많은 스타들도 애용한다.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2018년 우버를 넘어 84조원 이상으로 평가 받았다.

틱톡이 8년 만에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이 된 이유는 사람들의 짧은 시청 시간에 힘입은 바가 크다. 비디오 마케팅 업체인 위스티아에 따르면 시청자 중 1~2분 길이의 영상을 보는 사람은 75%지만 4분~5분으로 길어질 경우 60%로 떨어진다.

다만 틱톡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퀴비는 4.99달러(광고 포함), 7.99달러(광고 제거)의 두 가지 요금제를 가지고 있다. 일단 3개월은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향후 가입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퀴비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또 1인 1계정이기 때문에 '공유'라는 부분에서는 아쉬운 편이다. BBC는 "유튜브나 틱톡에서는 재미있는 것을 본다면 친구에게 보내 공유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퀴비는 그러지 못해 단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짧은 영상을 서비스할 계획을 발표한 다른 OTT들의 행보도 가입자 확보에 시급한 퀴비에겐 위협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5분짜리 콘텐츠 '잇츠브루노'로 실험에 나섰고, 유튜브는 틱톡과 비슷한 '쇼트'라는 프로그램을 출시할 계획이다.

퀴비에 대한 전망은 갈린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초대형 홈런을 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영상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싶지 않아한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