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못 뜨는데 항공株는 ‘반등’…한진칼 급등세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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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못 뜨는데 항공株는 ‘반등’…한진칼 급등세도 눈길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4.0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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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항공업 지원 가능성 부각
한진칼, 경영권 분쟁 장기화 국면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세계 확산으로 항공업황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항공주(株)가 동반 상승했다. 정부가 항공업을 본격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 모기업인 한진칼의 경우 경영권 분쟁이 계속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450원(2.41%) 오른 1만9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한항공우 또한 전날보다 400원(2.52%) 상승한 1만6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나항공(1.88%)을 비롯해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홀딩스(5.6%), 제주항공(5.07%), 진에어(4.50%), 에어부산(3.65%), 티웨이항공(2.73%) 등이 강세를 보였다.

◆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황 타격…정부 지원 필요성 높아져

이날 정부가 항공업에 2조원 규모 긴급 자금 투입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항공주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즉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항공업이 국가기간산업인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시각이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6일 공개서한에서 “정부가 전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업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고 관계부처, 정책금융기관 등과 함께 다각적·종합적 대안을 심도 있게 논의 중”이라며 “결론이 정해지는 대로 구체적 방안을 알려 드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정부는 항공업의 부채비율이 높은 만큼 금융지원과 함께 자본확충, 경영개선 등 종합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항공업은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 영업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고정비 규모가 크고 부채비율이 높은 항공업 특성상 경영 악화가 불가피하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오는 6월까지 국내 항공사 매출 피해 규모가 최소 6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항공업 불황이 장기화할 경우 항공사가 도산하고 항공 운송망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경우 항공기를 이용해 수출하는 기업들까지 타격을 입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안팎에서 항공업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 6일 “항공기 운항 급감으로 인한 운임 인상과 운송 지연 증가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며 “대만‧독일 사례처럼 한국 정부도 항공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항공사가 실질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정부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항공업계는 정부에 무담보 저리 대출 확대와 채권의 정부 지급보증 등 정책 자금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코로나19 사태의 완화와 국제 여객 수요 회복 시점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결국 정부의 국내 항공사에 대한 차입 혹은 지급 보증과 같은 추가 지원책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 한진칼, 경영권 분쟁 기대감 여전

한편 항공주 가운데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한진칼은 7일 전 거래일 대비 1만6200원(23.18%) 오른 8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진칼우 또한 이날 전날보다 4950원(11.37%) 상승한 4만3550원에 장을 마쳤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케이시지아이(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의 지분 경쟁이 계속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7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3자 연합은 조 회장 사내이사 연임을 저지하지 못하고 제안 안건이 모두 부결되면서 ‘완패’한 바 있다.

그럼에도 올 들어 지분율을 높이며 조 회장을 위협하고 있다. KCGI는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한진칼 주식 36만5370주(지분율 0.62%)를 매입했다고 이달 1일 공시했다. KCGI의 한진칼 지분율은 19.36%로 높아졌다. 조현아 전 부사장 지분(6.49%)과 반도건설 지분(16.9%)를 더하면 3자 연합 지분율은 총 42.75%에 달한다.

시장은 양측의 지분 확보 경쟁에 ‘베팅’하고 있다. 즉 조 회장 측과 3자 연합이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KCGI의 경우 지난달 25일 한진 주식 59만9816주를 151억7400만원에 블록딜로 매각해 ‘실탄’까지 확보했다. 시장에선 KCGI가 한진칼 주식을 사들이는 데 이 자금을 동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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