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중 30% 초과 '코스피200', 美 야간 선물거래 중단…시장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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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비중 30% 초과 '코스피200', 美 야간 선물거래 중단…시장 영향은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4.07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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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삼성전자 시가총액 제한 완화
장 초반 주가 변동성 확대 예상
시카고상품거래소. 사진=연합뉴스
시카고상품거래소.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야간 선물 시장에서 코스피200지수 거래가 불가능해지면서 주식시장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받고 있다. 전체 선물 거래에서 야간 선물 거래 규모가 많진 않아 수급상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야간 선물 시장을 이용해왔던 외국인투자자들이 정규 시장으로 옮겨올 경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장 시작 전 시황 예측 주요 지표가 사라지는 등 적지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부터 CME 선물거래시스템을 통한 코스피200 야간 선물 거래가 중단된다. 코스피200이 ‘소수집중형지수(Narrow-based Index)’로 전환되면서 규제 관할 기관이 상품거래위원회(CFTC) 단독에서 CFTC‧증권거래위원회(SEC) 공동으로 변경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한국거래소가 SEC에 등록돼 있지 않아 SEC 관할 아래서 코스피200은 야간 선물 거래가 불가능하다.

◆ 삼성전자 ‘30% 캡’ 미적용…야간 선물 거래 중단

미국 상품거래법상 지수 내 특정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30%를 웃도는 상태가 3개월간 45영업일을 초과하면 소수집중형지수로 분류된다. 코스피200의 경우 ‘대장주’ 삼성전자 비중이 약 33%에 달해 소수집중형지수가 됐다.

코스피200이 다시 소수집중형지수에서 해제되려면,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이 30% 이하인 상태가 일정 기간 지속돼야 한다. 당분간 야간 선물 거래 재개는 어려운 셈이다.

또 개인투자자의 삼성전자 매수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에 시가총액 비중 30% 상한제(캡·CAP)을 적용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단기간 내 코스피200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낮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9년부터 운영된 코스피200 야간 선물 거래는 한국거래소가 임차한 CME 선물거래시스템인 글로벡스(Globex)를 통해 정규 시장(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45분) 이후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이뤄졌다. 투자자 입장에선 정규 시장이 끝나고도 연속적으로 코스피200 선물 거래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예컨대 정규시장에서 보유한 미결제 약정을 야간 선물 시장에서 청산하거나 신규 미결제 약정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청산‧결제는 한국거래소 시스템에서 이뤄진다. 야간 선물 시장에서 발생한 미결제약정은 이튿날 정규 시장분과 합산, 정규 시장 장 종료 후에 정산하거나 청산‧결제된다. CME에서 거래가 중단되더라도 고객들의 보유 상황은 변하지 않아 정규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코스피200 선물 거래에서 야간 선물 거래가 비중이 낮아 야간 선물 거래가 멈춘 후에도 수급 상황 변화도 미미할 전망이다. 현재 코스피200 야간 선물 시장 거래 규모는 일평균 3조6000억원으로 정규 시장 거래 규모(28조7000억원)의 12% 수준이다.

◆ 외국인 비중 높아…시장 변동성 확대될 수도

다만 코스피200 야간 선물 시장 투자자 중 외국인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거래 중단의 여파가 없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기준 야간 선물 거래에서 외국인이 비중이 52%로 가장 많고 개인투자자(45%), 기관투자자(2%), 기타(1%) 등이 뒤를 이었다. 즉 외국인이 코스피200 야간 선물 시장의 가격 결정권자였던 셈이다.

자료=한국거래소·삼성증권
자료=한국거래소·삼성증권

코스피200 야간 선물 시장은 해외 정규 시장 시간에 운영돼 외국인에게 유용한 투자 수단이었다. 이들은 코스피200 선물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Asia), 신흥시장(EM) 포트폴리오의 프록시(proxy) 헤지로 활용해왔다. 특히 신흥시장에 대한 스왑(swap) 거래나 롱‧숏거래를 위해 야간 선물을 활용했다. 올 들어 외국인은 지난 2월 이후 야간 선물 시장에서 순매도를 지속한 반면 정규 시장에선 순매수하는 경향을 보였다.

먼저 코스피200 야간 선물 거래 중단으로 외국인이 정규 시장 참여가 확대될 경우 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거시경제 변수에 민감한 대형 투자자가 정규 시장에서 추세 추종형 매매를 유발하면 한국 또는 아시아시장 변수에 집중하는 정규 시장 투자자와 충돌을 빚을 수 있어서다.

또 정규 시장 시초가‧종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은 야간 선물 시장에서 미국‧유럽 시장 변수에 따라 정규 시장의 포지션을 정리하거나 미결제약정을 신규 취득해 이튿날 정규 시장을 대비한다. 야간 선물 시장이 일종의 ‘완충제’ 역할을 하는 셈이다. 특히 해외 변수를 접한 외국인의 한국과 아시아, 신흥시장(EM)에 대한 시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간 야간 선물 시장의 장중 가격 등락은 정규 시장 시초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야간 선물 시장이 중단되면 정규 시장의 시초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또 정규 시장의 종가‧시가 포지션 변동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종가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

더불어 정규 시장 투자자 입장에선 야간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정보를 더 이상 획득하기 어려워졌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정규 시장 이후에 특별한 사안이 발행하면 야간 선물 시장을 통해 이튿날 시장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어려워질 것”이라며 “코스피200뿐 아니라 코스피 시초가의 예측 지표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 상황이 급변하는 시기엔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유럽파생상품거래소(유렉스‧Eurex)에서 미니 코스피200 야간 선물과 코스피200 야간 옵션을 거래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CME 야간 선물 시장을 대체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외국인이 선물 시장 참여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문제는 코스피200 야간 선물 거래 중단 원인이 특정 종목 편중이라는 점이다. 미국 금융당국의 관할에 있는 기관투자자들이 정규 시장의 코스피200 선물 거래까지 제약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적격 기관투자자가 아닌 경우 코스피200 선물 정규 시장의 거래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국내 코스피200의 구조적 결점으로 외국인들이 코스피200 선물 거래에 제약을 받으면 고도의 전문투자자 이탈로 인한 시장 균형 기제가 상실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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