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 인수전'...KB금융 독주, MBK가 막아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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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 인수전'...KB금융 독주, MBK가 막아설까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4.06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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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경업금지조항 걸림돌 안돼"
골드만삭스, 이르면 이번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KB금융이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위해 적극 추진했던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사진제공=푸르덴셜생명
KB금융이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위해 적극 추진했던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구도를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푸르덴셜생명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푸르덴셜생명 매각을 놓고 금융투자업계에선 KB금융지주가 새 주인이 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적극 나서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오렌지라이프 매각시 신한금융그룹과 계약사항으로 명시해놓은 2년간 경업금지조항이 있다. 경업금지는 오는 9월까지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측은 "만약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더라도 본계약 체결을 9월 이후에 한다면 경업금지 조항이 문제되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는 최종 인수 후보를 상대로 프로그레시브딜(경매호가식 입찰)을 진행 중이다. 프로그레시브딜은 경매입찰과 마찬가지로 높은 호가를 부른 인수후보자가 나오면 다른 인수후보자에게 입찰가격을 더 높일 것인지 묻는 방식이다. 따라서 인수자가 비싼 가격에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입찰방식이다.  

이번 푸르덴셜생명 본입찰에는 KB금융지주를 비롯해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PE), 대만계 푸본생명 등이 참여했다.

당초 본입찰에서 KB금융지주가 써낸 2조원대 초반 금액이 최고가로 알려지며 푸르덴셜생명의 유력한 인수자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MBK)가 19일 본입찰 마감일이 지난 후 입찰제안서를 낸 것으로 파악되면서 상황은 복잡해졌다.

매각 주관사가 푸르덴셜의 몸값을 더 올려보겠다는 의도로 추가 입찰 방식을 도입하면서 매수자들이 최종적으로 써낸 가격이 제일 중요해졌기 때문.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8년 9월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신한금융지주에 2조2989억원에 매각하면서 투자금 1조8000억원 대비 약5000억원의 차익을 남긴 전례가 있다. 

현재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도 MBK파트너스가 2조원 안팎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KB금융 측에 있어선 가격 경쟁에 대해 우려할 수 밖에 없게됐다. 

다만, 문제로 제기된 건 MBK파트너스가 오렌지라이프를 신한금융에 매각하면서 2년간 동종 업종의 기업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적시한 경업금지조항이다. 이에따라 사실상 MBK파트너스는 올해 9월이전 생명보험사 인수를 할 수 없다.

MBK파트너스측은 아직까지 인수가 완료된 상황이 아니고 인수절차가 진행 중이기에 시기상 관련부분에 대한 언급을 할 때가 아니라는 의견을 밝혔다.

MBK파트너스,측 관계자는 "경업금지조항은 유사사업(생명보험사)을 진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며 현재 MBK파트너스는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입찰 참여 자체엔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우리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것도 아니고 인수절차가 진행 중이지 않냐"며 "가정을 전제로 어떤 걸(경업금지조항)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인수작업에 시간이 소요되는 점까지 계산해 본계약 시점을 늦추게 되면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불가능한 부분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MBK파트너스가 9월 전 인수계약 체결 움직임을 보이면 신한금융 측에서 가처분 소송 등으로 대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던 KB금융은 입찰이 가까워지면서 한걸음 물러선 모습이다. 이미 인수의사를 표시한 KB금융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선 "KB금융지주가 생보사를 인수해 얻는 시너지 효과도 있겠지만, 내년 보험사에 적용되는 새회계기준 IFRS 도입을 앞두고 무리한 가격경쟁을 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또 최근 보험사 실적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한걸음 물러나 상황을 주시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리딩금융그룹을 목표로 푸르덴셜생명의 인수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무조건적으로 인수한다기 보다는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사모펀드들이 입찰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코로나사태 등으로 인한 환경적인 요인이 생명보험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련업계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인수 의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변경된 바는 없고 인수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푸르덴셜생명의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는 이르면 이번주내 인수가격을 적어낸 후보자들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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